'홍상수'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2.10 중극장 시대, 연극 재교육 절실
  2. 2009.01.19 박찬욱과 하정우의 친구들
  3. 2009.01.15 "한국영화 10년 흥망성쇠 담았다"
2009. 2. 10. 09:40

중극장 시대, 연극 재교육 절실

  - <한국연극> 2월호, ‘연극인 재교육’ 특집
                                                                                                                                       김나라 기자
지난해 12월, 498석 규모의 중극장을 포함한 복합공연장 '아르코시티'가 개관했다
▲ 지난해 12월, 498석 규모의 중극장을 포함한 복합공연장 '아르코시티'가 개관했다

최근 명동예술극장, 아르코시티, 이해랑예술극장, 유치진극장 등 500석 내외의 중극장이 개관 혹은 재개관하면서 기존에 소극장 중심이던 연극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중극장 개관으로 연극 환경의 외관이 변화함에 따라 그에 걸맞는 내적 변화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실 지금까지 한국 연극은 소극장 중심의 구조였고 대학의 공연예술 관련 학과의 경우에도 소극장 중심의 교육이 이루어져 왔다. 그러므로 이에 익숙한 배우, 극작가, 연출가 등이 중형 무대를 접했을 때 문제점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무대 크기가 달라지므로 공간에 대한 미학적 접근이 달라져야 할 것이고, 중형 연극에 맞는 희곡이 있어야 할 것이고, 배우들의 발성도 소극장에서와는 분명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극계 내부에서 연극 재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고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논의도 활성화 되고 있다. 월간 <한국연극> 2월호는 ‘연극인 재교육이 절실하다’를 특집으로 다뤘다. 홍상수(극작가, 고려대 교수)는 연극 재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고 재교육 현황에 대해 짚어 보며 연극인 수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재교육 전문 교육기관 신설’을 제안을 하고 있다. 기성 연극인들을 대상으로 중대형 공연에 알맞은 체계적이고 심화된 재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이윤택(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 동국대 교수)은 배우들의 재교육은 근본적으로 배우들의 종합적인 책 읽기 습관을 회복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극문학은 제한된 시공간 속에서 함축된 삶의 의미를 다루므로 해석의 과정이 중요하고 배우는 이를 연출이나 드라마트루기에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된다. 체화된 해석을 위해서는 대본뿐만 아니라 대본 해석의 근거가 되는 인문학 서적을 고루 섭렵해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국립극단 배우 우상전은 전반적으로 발성에 대해 무관심한 한국배우들에 일침을 가하며 발성능력과 전달력을 강화하기 위한 체계적인 훈련이 배우들의 재교육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편 한국연극연출가협회 김성노 부회장은 “중극장을 대비한 연극인의 재교육이라는 과제는 소극장을 위한 교육은 물론 공연 입문을 위한 교육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라고 비판하며 “우리 실정에 맞는 체계적인 기본 교육 프로그램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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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 19. 14:45

박찬욱과 하정우의 친구들

2009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1월 29일부터

‘2009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오는 1월 29일(목)부터 3월 1일(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 ‘2009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오는 1월 29일(목)부터 3월 1일(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김나라 기자

‘2009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오는 1월 29일(목)부터 3월 1일(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올해 네 번째로 열리는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국내 유일의 민간 비영리 시네마테크 전용관인 서울아트시네마를 후원하고, 영화 다양성을 지지하는 영화인들의 모임인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을 주축으로 열리는 영화제다.

올해는 ‘공간의 발견, 행복의 시네마테크’란 슬로건으로 ‘시네마테크 친구들’의 대표인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김지운, 류승완, 변영주, 전계수, 홍상수 등 영화감독과 안성기, 권해효, 하정우 등 배우, 그리고 영화평론가 김영진 씨가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영화제에는 ‘시네마테크 친구들’이 직접 고르고 프로그래밍한 국내외 영화 총 26편이 소개된다. 

영화인들이 고른 작품을 소개하는 '친구들의 선택' 섹션에서 <선셋대로>(1950), <소년, 소녀를 만나다>(1984), <캘리포니아 돌스>(1981), <미드나잇 카우보이>(1969), <히스 걸 프라이데이>(1940) 등이 상영되며 ‘할리우드 고전 컬렉션’ 섹션에서는 <선라이즈>(1927), <분노의 포도>(1940) 등 1920~1960년대 할리우드 거장들의 작품 4편을 소개한다.

또 박찬욱, 오승욱 감독이 직접 프로그래머로 참여한 ‘최선의 악인들’ 섹션에서는 <밤 그리고 도시>(1950), <그랜드 뷔페>(1973), <구멍>(1960), <들판을 달리는 토끼>(1972) 등 6편이 상영될 계획이다.

배우들이 구매하여 기증한 영화를 상영하는 ‘천사들의 선택’ 섹션에서는 <무셰트>(1967)가 상영된다. 올해는 이나영, 김강우, 김주혁, 박해일, 신하균, 정재영, 하정우 씨가 참여했다.

더불어 관객들의 참여로 꾸며진 ‘관객들의 선택-우리 시대의 영화’ 섹션도 마련되어 있다. 이 섹션에서는 지난 11월 26일부터 12월 21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 홈페이지와 온라인 카페, 상영관 내 게시판 투표를 통해 1위로 선정된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의 <열대병>이 상영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총 30여 명의 영화감독, 배우들이 촬영한 사진들을 전시하는 ‘서울아트시네마 후원 사진전’이 상영관 로비에서 열리며, 시네마테크의 현안들에 대해 토론하는 두 번의 포럼도 마련되어있다.

한편 영화제측은 지난 1월 14일(수) 오후 3시 인사동에서 박찬욱 감독, 전계수 감독,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 김홍록 서울아트시네마 사무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날 기자회견에서는 영화제의 취지와 시네마테크에 대한 후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프로그램 소개 및 2009년 시네마테크의 새로운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문의: 02-741-9782(서울아트시네마)

영화제측은 지난 1월 14일(수) 오후 3시 인사동에서 박찬욱 감독, 전계수 감독,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 김홍록 서울아트시네마 사무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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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 15. 11:24

"한국영화 10년 흥망성쇠 담았다"

《한국영화, 중독과 해독》낸 강성률 영화평론가 
                                                                                                                                         김나라 기자
강성률 영화평론가를 만나기 위해 현재 교수로 재직 중인 광운대를 찾았다.
▲ 강성률 영화평론가를 만나기 위해 현재 교수로 재직 중인 광운대를 찾았다.

한국영화는 위기다. 그 중에서도 영화비평의 위상은 어느 때보다 낮아져 있다. 개인 홈페이지와 블로그에는 영화에 대한 나름의 비평과 평론이 넘쳐나고 그 중에는 심도 있는 시각을 갖고 영화를 해석한 글도 꽤 찾아 볼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주간지를 비롯한 인터넷 매체의 평론가의 짧은 글도 읽지 않는 상황에서, 영화비평 책을 낸 강성률 영화평론가를 만나보았다.

영화 관련 서적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시기에《한국영화, 중독과 해독》이라는 책을 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책에도 썼지만 비평가로 활동을 시작한 게 1999년부터니까 2008년까지 10년 됐다. 지난 10년 동안을 뒤돌아보면 99년 <쉬리>가 크게 흥행한 것을 시작으로 조폭코미디 붐이 일고 제작 편수도 늘고 시장 점유율도 올라가고 더 나아가 해외수출도 하게 됐다. 또 국제 유수 영화제 수상 소식도 많았다. 이러면서 한국영화가 유래 없던 엄청난 활황을 누리다 위기를 겪고 2008년에는 거의 몰락에 다가가고 있다. 이런 하나의 큰 10년의 순환이 보여서 그 10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또 비평가의 역할과 한국영화 경향, 영화 산업 이런 것들을 정리하는 글이 필요할 듯해서, 그간 발표했던 글 중 주제에 맞는 것들만 골라서 책을 엮게 됐다.

책에 언급된 영화들을 보면 가족주의를 경계하면서도 ‘마초’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람이 살아오면서 자라온 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나는 가장 보수적이라는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장남으로서 주입되어 온 게 있어 그런 요소가 없을 수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어릴 적부터 가지고 있던 생각은 장남의 특권도 있지만 막대한 책임감도 따른다는 것이다. 그것은 엄청난 부담이었다. 나이를 먹으면서 장남이라는 콤플렉스나 짐이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한국 가부장적 가족주의가 가진 문제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또 그것을 깨는 대안적인 가족을 생각하게 되었다. 올해 출판을 목표로 그런 내용의 책을 준비 중이다.

영화를 좋아한다는 것은 코드가 맞는다는 말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마초적인 영화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내가 마초적인 성향이 있어서 좋아하는 것이라기보다 그 영화 안에 있는 여러 요소가 맞물려서이다. 조폭코미디의 경우 마초적인 면이 강한데, 그 안에서 왜 가부장적인 면을 다루나, 가부장적인 것들을 희화화하나 하는 것들을 주목하다 보니 옹호하게 되었다. 한국의 가족이나 학교, 종교 등은 가부장적인 구도가 핵심이고 그 틀을 깬다는 면에서 조폭코미디를 좋아하는 것이다. <실미도>나 강우석 영화 같은 마초 영화는 노골적으로 비판도 했다. 아내한테 물어보면 정확히 얘기하는데 ‘노력하는 마초’라고 말한다.(웃음) 집안일도 열심히 하고 양육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하니까. 우리 윗세대의 마초는 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은 한다.

대안적 가족주의에 관한 새 책을 준비한다고 했는데 짧게 소개해 달라.

올 해 안으로 나올 거다. 가칭이긴 한데 <가족으로 영화 읽기, 영화로 사회 읽기>라고 지었다. 가부장제에 저항하는 여성들의 반란은 어떻게 일어났나, 로드무비의 동성애 구조, 가부장제의 폭력, 자본주의 병폐, 유교적 시각, 한국적 남녀의 문제 이런 것들이 맞물려 있는데 그것이 왜 깨지고, 어떻게 깨지는가, 영화가 어떻게 보여주고 있는지에 관한 책이다. 영화를 통해서 가족주의의 문제점을 밝히고 대안을 찾으려 했다. 

책을 보면 김기덕 감독에 대한 애정을 확인 할 수 있다. 이 외에 좋아하는 감독이나 작품에 대해 더 이야기 해 달라.

좋아하는 감독은 많다. 허진호나 임권택, 김기덕, 홍상수, 아주 좋아하는 임순례, 이준익, 젊은 감독 중에서는 김태용, 나홍진을 좋아한다. 이창동 감독은 반반. 작품적으로 그 영화 세계관에 동조할 수 없는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라면 일단 강우석 감독, 여성을 다루는 시각에서의 김기덕 감독, 강제규 감독의 영화도 옹호하기에는 문제가 있고. 지금 활동하는 감독 중에서는 그렇다. 홍상수 감독은 너무 반복해서 신선함을 잃은 듯한 느낌이 있다. 류승완 감독도 너무 과대평가된 면이 있는 것 같고.

김기덕 감독은 좋아하면서도, 싫어하는 감독인 건가.

좋아한다고 해도 그 사람을 100% 좋아할 수는 없다. 장점을 충분히 인정하더라도, 여성에 관한 시각에는 좀 문제가 있다. <시간>, <빈집> 등에서는 바뀐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지만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이전의 초기 작품은 누가 봐도 문제가 있다. 사회 저층민 시각에서 한국사회의 착취와 폭력의 먹이사슬을 보여주는 것, 상징적 코드로 풍부한 해석거리를 주는 것, 저예산으로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가는 것, 여러 면에서 김기덕 영화는 높이 평가한다. 지금 같은 시기에서도 계속해서 영화를 만들 수 있고, 해외에서도 꾸준히 반향이 있고.

<집으로>, <나쁜 남자>를 비교해서 페미니즘 비평의 불공정성에 대해 썼다. <집으로>의 할머니와 손자의 관계, <나쁜 남자>에서의 남녀 관계를 비교하는 것은 비약인 것도 같다.

약간의 비약은 있다. 그건 인정한다. 초기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보면 남성이 강제로 여성의 공간에 들어와서 결국 여성을 자기 뜻대로 만들어서 비주체적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주로 페미니즘 비평가들이 했던 이야기다. 즉 여성을 비주체적으로 그렸다고 해서 영화가 좋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기존 페미니즘의 시각인 것이다. 그러나 이정향 감독의 이야기도 같은 구조인데도 이정향 감독의 작품에 대해서는 그렇게 비난하지 않는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미술관 옆 동물원>, <집으로> 모두 크게 보면 김기덕 감독의 영화와 같은 틀이다.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는데도 단지 김기덕 감독이 만들어서 다르다고 말하는 비평은 문제가 있다.
물론 다른 요소도 있다. 김기덕 감독의 작품에는 폭력이 등장하고 이정향 감독의 작품에는 폭력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인데 어떻게 보면 이정향 감독의 작품에는 폭력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강성률, 리토피아, 2008

<집으로>에 대해서 유교적 외할머니 상이라 비판한 면은 없었나.
거의 없었다. 비평도 좋았고 평점도 높았다. 찾아 봐도 한두 줄 정도의 조건이 있었지 그 외에 전면적인 비판은 거의 없었다. 영화를 만들 당시 감독의 진심을 호도하는 것은 아니나 감독의 손을 떠났을 때 잘못 읽힐 위험이 많은데 그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영화 비평의 위기는 세계적 추세인 것 같다. 영화가 산업이기 때문에 경기침체와 맞물려 더욱 큰 위기에 맞닥뜨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 비평은 좀 더 학문적 영역에 중점을 두어야 하지 않나?

영화뿐 아니라 비평 전반의 위기다. 지금은 누구나 비평가이기 때문에 그러다보니 비평가의 글을 잘 안 읽게 되고. 가장 큰 이유는 비평가 내부에 있다. 인터넷 시대가 되고 영화 전공자가 많아지기도 하면서, 단기간에 너무 많은 영화 비평가가 양산 됐다. 영화평론가, 영화 칼럼니스트라는 이름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 많아졌는데 실제로 영화는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분야다. 깊이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이 성급하게 글을 많이 쓰면서 기본적으로 비평에 풍부한 지식과 시각이 얕아졌다.

반대 측면은 영화학과 출신들이 영화 자체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이론을 써먹으려는 글을 쓰려다 보니 대중과 멀어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또 한편으로는 시대가 시대이다 보니 종이 매체의 글을 잘 읽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설, 클래식, 미술의 경우 보고 말하기가 힘들지만 영화라는 매체 특성 자체가 보기 쉽고 말하기 쉽다. 그러다 보니 자연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글을 잘 읽지 않는 경향이 생겼다. 이런 상태에서 이 영화가 무엇을 담고 있는가를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그것이 전반적인 시대적 흐름이라는 것은 명확하고. 특히 학생들과 이야기하다보면 관심이 학점, 취업에만 있다. 상당히 불쌍한 세대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비평의 전문성을 위해서 오히려 학문을 강조해야 하는 게 아닌가.

긴 글을 쓸 수 있는 지면이 없다. 일간지 같은 경우 7-8매 정도의 청탁이 온다. 계간지만 어느 정도의 지면을 주는데, 영화 계간지는 없다. 문학 계간지에 끼어 들어가야 한다. 문학은 출판사의 홍보 효과가 있어서 그나마 계간지가 활발한데, 영화는 영화사가 계간지를 내지 않을뿐더러 낸다고 해도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고, 판매 수익을 생각했을 때도 수익성을 보장할 수 없다. 짧은 글로 흐름을 잡고 그 후 긴 글을 통해 영화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야 하는데, 누가 읽을 수 있을까. 긴 글을 읽을 독자가 과연 있을까. 그러다 보니 지면이 줄고, 그런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지금으로선 가장 확실한 방법론이 페미니즘 비평인데, 영화 전공이 전문화되어 있자 않은 것과 관련 있다는 생각이 든다.

페미니즘 비평이 진영도 폭넓고 확실한 이론 틀과 방법론이 있기 때문에 비평가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 하고 있다. 여성평론가 중 페미니즘을 기반에 두지 않은 사람이 없고, 몇몇은 노골적으로 스스로를 페미니스트 평론가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렇게 깊이 있게 한 방면으로 들어가서 전문적인 시각을 확보해야 한다는 면에서 공감한다.

영화 전공은 왜 전문화되지 않았나.

이전에는 영화학과가 중앙대, 동국대, 한양대 정도에 밖에 없었다. 그것도 제작 중심이었다. 90년대 중반부터 유학한 사람들이 와서 영화 담론을 이끄는 역할을 했는데, 그들 역시 전문화된 분야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영화 전반에 대한 모든 것을 다 관여하게 되다 보니 지식이 얕아졌다. 또 얕아진 것에 대한 반성을 하지 않고 안주하게 된 측면이 있다. 그 밑의 세대가 흩어져서 전문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여전히 얕은 것 같다.

전문화 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나.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전문화 한다는 것은 자기가 무엇을 잘 할 수 있는가, 잘 하는 면을 보여줘서 살아남는 것인데, 현재는 한국 영화사에 치중되어 있다. 한국 영화사에서 장르나 근대화나 식민주의 등을 연구하는 사람은 많다. 오히려 비평을 덜 하게 되는 것 같다. 밑에 세대를 보면 비평을 하면 돈도 안 되고 힘만 들기 때문에 비평 하려는 사람이 적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비평분과에 대한 지원은 어떤가?

책 출판, 신진연구인력지원 정도가 전부인데, 막대한 돈을 제작이나 배급에만 지원하고 있다. 문학의 경우에는 막대한 지원이 비평분과에 이루어지고 있다. 영진위가 있기 때문에 문예진흥기금 신청은 아예 할 수가 없고. 영진위는 다 제작에 치우쳐 있고, 학술, 비평에 관해서는 지원이 없다. 비평, 학술 부분이 시장에서 얼마나 외면당하는지 뻔히 아는 사람이 영진위 위원장이 됐는데도 불구하고 이루어지지 않는 것엔 문제가 있지 않나. 우수논문지원 같은 경우도 어리석은 짓이다. 이미 학위를 따기 위해 낸 석사논문을 지원하는 일보다 새로이 논문을 내려는 사람을 위해 지원해야 하는 게 아닌가.

다시 언급할 것도 없이 한국영화계는 위기에 처해있다. 극복 방안이 있다면.

제일 큰 위기는 부가 시장이 함몰되면서 왔다. 전에는 비디오, 케이블, 공중파 시장이 극장시장보다 배로 컸지만 이제 그 시장이 다 죽었다. 케이블 시장도 거의 끝났고 비디오 빌릴 곳도 없다. 대여점에 가도 수량도 그렇고 종류도 그렇고 빌릴 게 없다. 그 돈이 다 어디로 갔겠는가. 수업 시간에도 학생들과 이야기해 보면 다 죄의식 없이 불법 다운로드로 영화를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불법다운로드를 빨리 합법화시켜 거기서 나온 돈이 영화 제작비로 돌게 해야 한다.

최근 희망적인 게 IPTV 시장이다. 깜짝 놀란 게, 2년 전인가 모 IPTV회사의 기획위원이었는데 <미녀는 괴로워>의 경우 2천원, 3천원이었는데도 몇 만 단위로 봤다. 사실 나 역시 별로 안 볼 줄 알았다. 그런데 요즘 집에 홈씨어터를 갖춰 놓은 사람들도 많아 졌고, 특히 바쁜 직장인들이 퇴근 후 편하게 보기 위해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운로드 시장도 합법화 시켜서 대형 배급사가 판권을 사서 5:5로 수익을 나눠 그 돈을 다시 영화 제작으로 돌아오게 하는 구조를 만들면 위기에서 좀 벗어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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