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통신기본법'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1.16 진중권, "미네르바 맘껏 놀게 냅둬라" (2)
  2. 2009.01.10 경제 예측을 거부하라
2009.01.16 10:18

진중권, "미네르바 맘껏 놀게 냅둬라"

미네르바 구속 관련 긴급토론회 「인터넷 막걸리 보안법 철폐하라」
                                                                                                                                       박휘진 기자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미네르바 구속 관련 긴급토론회「인터넷 막걸리 보안법 철폐하라」가 열렸다
▲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미네르바 구속 관련 긴급토론회「인터넷 막걸리 보안법 철폐하라」가 열렸다

“냅둬라. 제발 좀. 마음껏 놀게 내버려 둬라”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네르바 구속 관련 긴급토론회「인터넷 막걸리 보안법 철폐하라」에 토론자로 참여한 진중권 교수의 발언이다. 진중권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미네르바의 글로 외환시장이 영향을 받고, 국가신인도가 떨어졌다니 신춘문예에 내도 떨어질 법한 소설을 쓴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기통신기본법은 83년에 만들어지고 25년 간 사용된 적이 없다가 촛불 정국 때 처음 쓴 것이다. 25년 전 미이라 법인데 미이라가 살아나 파라오의 저주를 퍼붓고 있다” 등 특유의 비유로 미네르바 사건을 비판했다.
 
또한 보수언론들의 ‘미네르바의 글이 다른 글들을 짜깁기 한 것에 불과하다’, ‘31살의 무능력한 백수에게 우리 모두 속았다’는 기사들에 대해 “현 정부와 보수언론은 디지털 마인드 자체가 없다”면서 "웹의 글은 수정, 편집이 가능한 반제품이다. 이 글들을 다운받아 완성시키고 업로드 하는 것이 온라인 글쓰기의 핵심이다. 그 부분에서 미네르바는 탁월했다"고 언급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은 가상과 현실의 중립 공간으로, 또 다른 자아를 구축하는 것이 인터넷의 맛이다. 그것을 가능하도록 해 주는 것이 온라인 아이디의 자율성이고 독립성이다.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혹자는 ‘무한정 자유를 줄 수는 없다. 누리꾼들에게 어느 정도로 자유를 허용해야 하느냐’고 묻는데 사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인터넷 상의 자유는 아주 제한적이다. 중복의 아이디를 가질 자유, 실명을 쓰지 않고 글을 쓸 자유 등 아주 최소한의 자유만을 누리고 있다.”면서 사이버 모욕제, 인터넷 실명제 등 통제의 수단을 계속 만들어내려는 한나라당과 정부의 시도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서 송호창 변호사는 “미네르바 사건을 통해 정부가 얼마나 두려움이 많은지를 확인하게 됐다”며 “정부가 두려워하는 것은 국민이 똑똑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미네르바는 그 상징이었다”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미네르바 체포의 부당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긴급체포한 미네르바를 데리고 검찰에서 조사한 것은 그가 실제로 미네르바인가 아닌가를 밝히는 일이었다. 이미 미네르바를 구속할 증거들은 손 안에 있는 상황이었던 거다. 이는 긴급체포의 사유가 안된다. 게다가 12월 29일 올린 글로 미네르바를 체포해놓고, 정작 ‘공익에 해를 입혔다는’ 법의 적용은 이 전에 올린 글들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일단 말이 안되는 행동이며 정말 비겁한 조치다”고 지적했다.

박경신 교수는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 허위사실 자체를 법으로 처벌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뿐이다. 마지막으로 그 제도를 가지고 있었던 곳이 캐나다인데, 캐나다도 2000년 허위보도를 형사 처벌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어디에도 없다면서 허위사실 유포죄에 위헌판정을 내렸다”며 현 정권의 발상이 얼마나 구시대적인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번 미네르바 사건의 결말은 ‘허위사실유포죄의 폐지’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위사실을 처벌하는 법들이 물론 있다. ‘명예훼손, 사기죄, 상표권 침해, 선거법 위반’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런 법들은 실질적인 개인 권리의 침해가 있을 때만 처벌이 가능하다. 그와는 달리 ‘공익을 해했다’는 것은 진위여부가 국가의 자의로 판단될 수 있다. 공익은 국가에서 정의를 할 것이고, 허위와 사실 역시 국가에서 정하게 될 것이다.”며 허위사실유포죄 폐지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보라미 변호사 역시 “전기통신 기본법 중에서 허위사실이 무엇인가를 판단하기도 어렵고, 누가 판단할 것인지도 분명치 않다.”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허위사실 유포죄를 권력의 도구로 이용하는 첫 번째 수단이 명예훼손임을 강조하면서 명예훼손을 법으로 적용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여경 진보네트워크 정책국장은 ‘미네르바 사건은 전 국민의 불행’이라고 했다. “인터넷이라는 미디어는 일반 국민이 사용하는 미디어이다. 인터넷시대 이후에서야 일반 국민도 직설적 언어로,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표현할 수 있게 되었기에 미네르바의 처벌은 곧 우리 모두에게 닥칠 수도 있는 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광우병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사실을 유포할 경우 각오하라’고 말하고, 조중동 광고지면 반대운동도 인터넷으로 불법행위를 조장했다는 혐의를 입혔다. 이런 것들이 ‘위축적 효과’이다.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는 것 체포, 출국금지, 구속 이런 것들에 주목해야 한다.”며 최근의 사건들이 일반 국민의 표현의 자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염려했다. 또한 수사기관이 인터넷과 관련된 사건들을 수사하는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수사기관이 범죄사실을 입증하지 않아도 포털이나 통신사업자로부터 개인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면서 “1년에 제공되는 아이디, 아이피가 400만 건 이상이다. 이게 남용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것도 모자라 지금 한나라당에서는 범죄수사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모든 이용자의 통신확인자료를 1년에 걸쳐 보관하라는 법을 추진 중이다. 지금보다 심각한 남용이 불보듯 훤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토론에 참여한 정연우 민언련 대표는 “검찰과 한나라당이 쓰고 있는 불량소설은 언론도 함께 쓰고 있다”며 미네르바 사건을 대하는 언론의 행태를 비판했다. “검찰이 신상정보를 제공하자, 그것으로 사건에 의미를 부여한 것이 언론이다. 미네르바는 학력이나 직업이 아니라 내용과 예측능력 때문에 미네르바가 인정받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학벌을 가지고 그를 조롱하는 모습들은 우리 사회의 학력지상주의의 현주소다.”고 언급했다.

이 토론회「인터넷 막걸리 보안법 철폐하라」는 민주당 최문순 의원의 주최로 이루어졌으며, 미네르바에 대한 구속적부심이 열린 15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최문순 의원은 토론회를 마치면서 “오늘 안으로 미네르바의 구속적부심의 결과가 나올 것이다. 미네르바가 석방되기를 기대해보자. 가능하면 오늘 오후에. 그리고 이 자리에 오신, 그리고 이 토론회를 접하신 많은 분들이 허위사실 유포죄가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잔여물임을 알아주시고, 여러 방법을 통해 법안이 폐지될 수 있도록 힘써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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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0 11:17

경제 예측을 거부하라

[기자의 눈] 미네르바 체포에 대한 단상

앙드레 고르는 '공식적인 경제 예측과 그로부터 출발하는 필요들을 거부하라'고 주장했다.

▲ 앙드레 고르는 '공식적인 경제 예측과 그로부터 출발하는 필요들을 거부하라'고 주장했다.


                                       박휘진 기자

'경제 대통령' 미네르바가 체포됐다. 50대 나이에 증권가 출신일 것이라는 누리꾼들 사이의 정설을 뒤집고 미네르바는 30대 무직자로 밝혀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그가 진짜 미네르바가 맞느냐, 누군가에게 글을 받아서 올려주기만 한 것이 아니냐 등 많은 추측들을 제기고 있다. 하지만 미네르바가 누군가는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인터넷 상에 자신의 의견을 올렸던 한 개인이 국가 권력에 의해 긴급체포 되었다는 사실이다.

검찰은 왜 미네르바를 체포했는가? 미네르바에게 적용된 법은 ‘전기통신기본법 47조’로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자’를 처벌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주가 3000선 돌파’, ‘747정책’등을 모든 통신수단을 통해 전국민에게 유포한 대통령도 잡아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조소어린 반감을 표하고 있다.

미네르바든 대통령이든 예측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누구의 예측은 불법이 되고 누구의 예측은 ‘그것이 틀렸다 할지라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인가.

핵심은 ‘예측’이다. 사르트르가 '유럽에서 가장 날카로운 지성'이라고 불렀던 앙드레 고르에 따르면, 경제적 예측에는 몇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사회가 지속되어야 한다. 심층적 사회변혁은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며, 생산방식과 소비방식 그리고 삶의 방식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에콜로지카』, 생각의 나무) 즉, 경제적 예측은 기존의 질서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구조 자체를 성찰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사실 미네르바의 경제 예측도 그렇다. 미디어 오늘의 이정환 기자는 한 심포지엄을 통해 “미네르바의 발언들도 사실은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만 작동하는 이야기들이다. 지금의 경제 위기는 잘 굴러가던 시장 경제의 ‘실수, 오류 같은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경제의 피해갈 수 없는 도착지점이다.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사고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경제 예측의 심층에 있는 이데올로기를 잘 드러내는 발언이다. 따라서 앙드레 고르는 다른 방식의 삶을 원한다면 경제 예측을 거부하라고 했다.

그렇다면 정부는 굳이 미네르바의 입을 단속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내용이야 무엇이든 예측이 현 질서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면 그가 시스템을 공격하려는 의도는 없는 것으로 봐야할테니 말이다. 그러나 지금은 ‘경제 위기’ 상황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자본주의 시장의 경제 위기’ 상황이다.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그래서 국가 경제의 기반이 흔들리는, 이런 상황들이 어쩔 수 없이 도래해야만 하는 것이라면 그 ‘불길한 미래’를 접한 사람들에게는 ‘시스템 전복’에 대한 상상력의 틈새가 열릴 가능성이 커진다. 그 시스템은 현 정권이기도 하고, 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이기도 하다. 미네르바 구속에서 읽을 수 있는 일차적 맥락은 정부의 ‘자신의 권위를 위협하는 행위들을 경찰력으로써 다스리겠다’는 확고한 의지다. 본인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미네르바는 정부를 ‘30대 백수보다 못한’, '전문대졸보다 못한' 무능한 집단으로 만들었다. 정부는 지금 그의 예측에 허위사실 유포라는 죄를 입혀 국가 권력으로 현 시스템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그에 반해 대통령, 혹은 정부기관의 경제 예측은 어떠한가. 그들은 시스템의 전복이 아니라 존속을 위해 예측한다. 대기업 위주의 경제 성장을 유도하면서 ‘공갈빵’같은 사회를 만들어내는 데 주력한다. 파이는 커져도 그 안은 텅 비어버린 사회. 한 시민단체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오는 2월에 졸업하는 대학생이 약 40만 명인데, 그 중 취업이 결정되지 않은 채 졸업하는 사람이 35만 명을 넘는단다. 이 많은 실업자들을 위해 정부에서 추진하는 4대강 정비 사업을 포함한 ‘녹색 뉴딜’을 통해 창출될(아니 될 거라 주장하는) 일자리 96만개 중 90만은 일용직이다. 대규모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사회. ‘주가 3000’ 돌파의 뒤편에는 이런 계산들이 있다. 이게 바로 대통령의 경제 예측이다.

언제고 노동할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는 비정규직을 원치 않는다면, 성장을 위해 자연을 거스르길 원하지 않는다면, 국가 권력이 그려주는 삶이 아니라 다른 삶을 꿈꾼다면 우리는 공식적인 경제 예측을 거부해야 한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이 때 쏟아져 나오는 경제 예측들에 이리저리 휘둘릴 것이 아니라, 우리는 그 예측의 심층을 바라봐야 한다. 그 필요성을 앙드레 고르의 글로써 대신하고자 한다.

“경제 예측은 중립적인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현행 시스템을 지속시키려는 암묵적인 정치적 선택이 반영된다. 이러한 선택은 객관성이나 과학적 엄정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현재 사회만이 유일한 가능성은 아니며 그 운용방식이 객관적 필연성을 담고 있는 것 또한 전혀 아니다. 우리는 공식적인 경제 예측과 그로부터 출발하는 필요들을 거부할 수 있다. 이 거부는 기존 사회질서의 거부이자 정치적 거부이다.” (같은 책 10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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