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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3. 27. 09:35

“합창단 해체는 예술적 자폭행위”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에 반대하는 일만인 선언
안태호 기자
국립오페라합창단 단원들이 합창단 해체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세종로 문화부 청사 앞에서 합창을 하고 있다.
▲ 국립오페라합창단 단원들이 합창단 해체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세종로 문화부 청사 앞에서 합창을 하고 있다.

“소리높여 외쳐라 하늘이 떠나가게, 손에 손을 맞잡고서 다 함께 노래 부르세~”

세종로 일대가 갑자기 합창공연 무대로 바뀌었다. 길을 지나던 시민들도 잠시나마 발걸음을 멈추고 이 드문 광경과 우렁찬 노래에 눈과 귀를 기울인다. 도니제티의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의 ‘끝없는 환희를 그대에게’, 베르디의 오페라 <일트 로바토레>의 ‘대장간의 합창’, ‘러시안 피크닉’과 ‘사랑합니다’가 연이어 울려퍼졌다. 객석이 아닌 거리에서 앙콜이 터져나왔다. 20여명의 합창단은 ‘우정의 노래’로 화답했다. 많지 않은 관객들이지만 귀에 익은 레파토리와 박력있는 공연에 박수와 함성이 이어진다.

얼핏 최근 많이 시행되고 있는 ‘찾아가는 문화활동’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지만, 이들은 예술단 해체와 일방적 단원 해고에 맞서 싸우고 있는 국립오페라합창단 단원들이다. 이들이 오페라합창단 해체에 반대하며 싸움을 시작한지도 어언 4달 째가 됐다.

이제 국립오페라합창단은 단지 하나의 예술단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문화정책의 수준과 한국 공연예술인들의 처우를 가늠하는 잣대가 되어가는 중이다. 민예총과 문화연대를 비롯한 18개 문화예술단체들은 ‘이명박 정부 문화정책 10대 실정’의 한 항목으로 국립오페라합창단의 해체를 꼽았다. 프랑스 예술계는 합창단의 투쟁 소식을 전해 듣고 성명서를 발표하고 연대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합창단 측은 일본과 이탈리아의 예술인들도 동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국립오페라합창단 단원들은 25일(수) 문화부 앞에서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에 반대하는 문화예술인ㆍ노동자ㆍ시민 일만인 선언 기자회견’을 가졌다. 애초에 서명 목표를 일만명으로 잡았지만 실제로 서명에 응한 사람들의 숫자는 만 삼천명을 넘겼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국립오페라단 단장을 지낸 성악가 박수길 한양대 명예교수와 현재 국립합창단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나영수 지휘자를 포함해 음악대학교수 및 연출가, 지휘자들이 150명 이상 서명에 참여한 것이다. 뿐만 아니다 국립합창단 단원 31명을 포함 국공립 합창단의 322명이 서명했으며 음악대학 학생들 928명도 서명에 동참했다. 이는 실제로 음악계 내부에서 국립오페라합창단의 가치를 뚜렷하게 인정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서명에는 프랑스 바스티유 국립오페라단노조 프랑스와 소바죠 위원장, 프랑스 노동조합총연맹 공연예술분과 클로드 미셸 위원장 등 해외 문화예술인들 58명도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일만인 선언’을 통해 “직제규정상에 없다는 이유만으로 오페라합창단을 해체통보하고, 합창단원 전원을 해고”한 것은 “다년간 호흡을 맞춰온 오페라 전문합창단의 기간 성과를 포기하는 예술적 자폭행위”라며 “국립오페라합창단의 해산을 철회하고 국립오페라 발전에 더욱 더 기여할 수 있도록 규정 등 법적, 제도적 장치를 조속히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방관하는 문광부, 제멋대로 오페라단, 눈물짓는 합창단원, 문광부는 각성하라!"

국립오페라합창단 계선경 조합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합창단원들은 기자회견 이후 상자에 담은 일만인 서명용지를 문화부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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