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범'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4.22 살인마는 우리의 이웃사람이었다
  2. 2009.02.18 백악관 '워터게이트' vs 청와대 '홍보지침'
2009.04.22 09:29

살인마는 우리의 이웃사람이었다

[신간소개] 강풀 『이웃사람①~③』

강풀, 『이웃사람』(전 3권), 문학세계사, 2009, 값 각권 12,000 원.

▲ 강풀, 『이웃사람』(전 3권), 문학세계사, 2009, 값 각권 12,000 원.



                                                                 이주호 기자

내 이웃에 연쇄 살인범이 산다. 이웃의 피자 가게에서 패스트푸드를 사 먹고 이웃의 상가에서 가방을 사고 비 오는 날 우산 없이 나간 이웃에게 우산을 씌워주고 때론 주차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기도 하는 내 이웃이 정해진 주기, 정해진 방식으로 게임을 하듯 살인을 한다. 연쇄 살인범의 주변 사람들이 뉴스에 등장해 살인범의 신변에 대한 증언을 하고, 설마 우리 옆집에 그런 사람이 살았을 줄 몰랐다고 끔찍해 하듯, 살인범은 내 주위에 있고 그래서 내 이웃이라 불린다.

국내 인터넷 만화에 관련한 모든 기록을 가지고 있는 강풀이 2008년 미디어 다음에서 연재했던 <이웃사람>(전 3권)이 출간됐다. 보통 사람들의 소박한 정 나눔을 작품 중심 정서로 두어 왔던 강풀이었던 까닭에 연재 당시부터 댓글을 통한 이런 저런 말들이 많았다지만, 완결에 가서는 어김없이 인간적 공감, 마음씀으로 마무리 된다.

비가 내리던 어느 밤, 수줍고 말없던 한 여고생이 실종되고 며칠 후 여행 트렁크 속에서 사채로 발견된다. 그리고 며칠 뒤 피해자와 같은 주택 단지에서 일하는 경비가 실종된다. 범인이 이웃에 있다는 단서는 주택 단지에 사는 사람들을 두렵게 하지만 이 단서를 통해 저마다의 의혹을 품은 이웃들은 각자 단서를 확보해 간다. 문제는 무고한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노파심과 혼자 살인범과 맞서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한 단지 내에 살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들의 삶은 개별적이다. 이들의 연대는 오로지 집값이나 개발에 따른 이익을 논의하는 경우로 한정되어 있다.

연이어 터지는 사건과 깊어가는 의혹, 이들은 자신의 용기와 맞대면하고자 하지만 불안 앞에선 여전히 혼자다. 살인범과 나의 1:1 싸움에서 승산은 없다. 하지만 1:다수의 싸움이라면? 살인범의 범행을 가운데 두고 사건의 중심부로 걸어들어 갈수록 사람들은 조금씩 내 이웃의 존재를 깨닫게 된다.

절대적인 악과 선한 다수의 싸움이라는 대결구도는 잘 짜인 구성 덕에 예상할 수 있는 결말을 일부러 예상하지 않고 시종 긴장을 유지하게 하지만, 악에는 이유가 있을 수 없다는 작가의 인식은 어쩐지 석연치 않다. 이명박 역시 민주화 순행의 연결고리일 수 있다는, 살인범 역시 피해자일 수 있다는 식의 과감한 상대론을 이야기하는 건 아니지만, 악에는 이유가 없다는 직접적인 표현은 아무래도 거슬린다. 이웃에 사는 살인범이라는 ‘무서운 아해와 무서워하는 아해’가 뒤섞인 상황 설정을 절대적 악을 절대적 보복으로 갚는다는 결말로 이끄는 것은 너무 쉬운 선택이 아니었나 하는 아쉬움이다. 하지만 누가 언제 범죄자로 돌변할지 모르는 기막힌 현실을 누구라도 할 것 없는 마음씀씀이를 통해 이해해 가는 방식은 왜 강풀 만화가 매체를 달리하며 거듭 태어나는지 이해할 수 있게 한다.

Trackback 0 Comment 0
2009.02.18 10:22

백악관 '워터게이트' vs 청와대 '홍보지침'

[영화소개]<프로스트vs닉슨>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미국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사임한 오욕의 대통령 닉슨과 한물간 토크쇼 MC 프로스트의 실제 인터뷰를 담은 영화 <프로스트 vs 닉슨>이 절묘한 타이밍으로 한국에서 언론시사회를 가졌다
▲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미국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사임한 오욕의 대통령 닉슨과 한물간 토크쇼 MC 프로스트의 실제 인터뷰를 담은 영화 <프로스트 vs 닉슨>이 절묘한 타이밍으로 한국에서 언론시사회를 가졌다

                                                          김나라 기자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미국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사임한 오욕의 대통령 닉슨과 한물간 토크쇼 MC 프로스트의 실제 인터뷰를 담은 영화 <프로스트 vs 닉슨>이 절묘한 타이밍으로 한국에서 언론시사회를 가졌다.

홍보지침 파문에 대해 행정관 개인의 실수로 치부하고 입을 닫아 버린 청와대를 보면 많은 이들이 미국 백악관의 여론조작, 사건 축소․은폐의 대표 격인 워터게이트 사건을 떠올릴 것이다. 실제 민주당 이미경 의원이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한승수 국무총리에게 사건을 은폐하려 한다며 워터게이트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니 절묘한 타이밍이라는 거다.

닉슨(프랭크 란젤라)이 워터게이트 사건에 대해 아무런 진실도 밝히지 않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지 3년. 토크쇼 MC 프로스트(마이클 쉰)는 그의 사임 방송이 엄청난 시청률을 올린 것에 착안, 내내 침묵으로 일관하는 닉슨과의 인터뷰를 기획한다. 프로스트는 인터뷰를 통해 모두가 듣고 싶어 하는 진실을 밝히고 뉴욕 방송국으로 복귀를 꾀한다. 또 닉슨은 정치인과의 인터뷰 경험이 거의 없는, 한마디로 만만한 프로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계로의 복귀를 꿈꾼다.

정치 생명이 다한 전직 대통령과 전성기가 지난 예능인의 4주간에 걸친 대결. 말로 사람들을 선동하는 능력이야 토크쇼 MC라고 못할 것이 없지만 어디 노련한 정치인만 하랴. 세 번의 인터뷰에서 프로스트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데. 마지막 남은 인터뷰에서 과연 프로스트는 진실을 밝힐 수 있을까.

<프로스트 vs 닉슨>은 1977년 4월 미국 TV 뉴스 역사상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스트와 닉슨 대통령의 인터뷰를 영화화한 것이다. 이 세기의 인터뷰는 <더 퀸>으로 골든글로브 각본상을 수상한 피터 모건에 의해 2006년 연극으로 만들어져 뜨거운 사랑을 받았으며 <뷰티풀 마인드>의 론 하워드 감독이 연출을 맡아 영화화한 것이다. 연극에서 각각 프로스트와 닉슨 역을 맡았던 마이클 쉰과 프랭크 란젤라는 영화에서 다시 한번 분해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다.

닉슨 대통령은 언론 매체의 위력을 알고 이를 잘 활용했던 인물이다. 스캔들에 휘말렸을 때는 감성적인 TV 연설을 통해 위기를 모면했으며 자신의 공적을 선전하는 도구로 매체를 적극 활용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고 보면 청와대도 닉슨 못지않게 언론 매체의 위력과 생리를 꿰뚫고 있는 모양이다. 매체를 이용해 연쇄살인범을 홍보대사로 만드는 번뜩이다 못해 살벌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라니. 이런 건 제 아무리 닉슨이라도 생각해 내지 못했을 거다. 3월 5일 개봉.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