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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17 인간의 아주 오래된 꿈, 오토마타(Automata)
  2. 2009.02.03 “보고는 근사한데 피부에 와 닿지가 않네. 하,하,하”
  3. 2008.12.08 연필로 그린 ‘마법’같은 애니
2009.03.17 09:17

인간의 아주 오래된 꿈, 오토마타(Automata)

[전승일의 I Love Automata]①오토마타의 탄생과 자동물시계
[Against the idea of the War]展 (2003_이태리 로마)
▲ [Against the idea of the War]展 (2003_이태리 로마)

폭력에 반대하는 오토마타 예술가들

9.11사건의 배후자 색출을 명분으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이 시작되고, 작전명 ‘항구적 자유’라는 대테러전쟁이 진행되는 동안 로마의 한 미술관에서는 캐나다ㆍ영국ㆍ일본ㆍ이태리ㆍ독일 등의 ‘오토마타(Automata)’ 예술가 16명이 참여한 전시회가 개최되었다. <Against the idea of the War>展이라는 제목의 이 전시회는 이태리 현대오토마타박물관의 제안으로 조직되었으며, 폴 스푸너ㆍ피터 마키ㆍ아키오 니시다ㆍ키스 뉴스테드 등 오토마타와 키네틱아트 분야에서 활발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 선보였다.

이 전시회에 모인 현대의 오토마타 예술가들은 위장군복으로 몸이 뒤덮인 채 날갯짓하는 비둘기, 자본주의의 병폐와 현대사회의 암울한 단면을 노래했던 오든(W. H. Auden)의 시와 함께 오토마타로 표현한 권력자, 폭탄 속에 갇힌 상처받은 붉은 심장, 여러 개의 캠으로 작동되는 똑같은 모양의 ‘빈 라덴’들, 폭탄 위에 앉아 로데오 경기를 하는 아이 등 오토마타 특유의 풍자와 해학으로 미국의 대테러전쟁을 비판하며 평화를 소망하는 예술적 메시지를 전했다.

<Against the idea of the War>展의 오토마타 작품들은 아래 주소에서 동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www.youtube.com/watch?v=dI_7KtOOLxo
www.youtube.com/watch?v=9MiSLfR8SBw


자동물시계와 오토마타

‘오토마타’는 자동기계장치를 뜻하는 ‘오토마톤(Automaton)’의 복수형으로, 예술 영역에서는 보통 ‘여러 가지 기계장치에 의해 다양한 방식으로 움직이는 자동인형이나 조형물’을 지칭한다. 오늘날 로봇 메커니즘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는 오토마타가 과학의 원리와 예술적 상상력이 결합된 예술의 한 장르로 자리 잡게 된 것은 현대에 들어서지만 기계장치 자동인형의 역사는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고대 그리스, 중국 북송시대, 아랍제국시대의 오토마타 자동물시계 (왼쪽부터)

특히 오토마타의 형성과 발전은 물시계의 역사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데, 기계장치 자동인형이 부착된 최초의 물시계는 BC 250년경 고대 그리스의 과학자 크테시비우스에 의해 만들어진 자동물시계 ‘클렙시드라’로 알려져 있다. ‘클렙시드라’는 크테시비우스 자신이 고안한 톱니바퀴와 펌프장치 등을 활용하여 기존 물시계의 단점을 보완한 획기적인 발명품으로 기계장치에 부착된 인형이 시간을 가리키는 오토마타 자동물시계였던 것이다.

11~12세기 중국 북송시대와 아랍제국에서도 자동기계장치에 의한 오토마타 물시계가 만들어졌다. 북송시대 천문학자 소송(蘇頌)이 제작한 자동물시계 ‘수운의상대(水運儀象臺)’는 높이가 약 12m에 달하는 대규모의 시계탑으로 내부의 복잡한 기계장치와 연결되어 꼭대기의 위치한 인형들이 종과 북을 쳐서 시간을 알리는 구조였다. 또한 오늘날 기계공학의 초석을 닦은 아랍제국시대 과학자 알 자자리(Al Jazari)가 고안한 ‘코끼리 시계’를 포함한 다수의 자동시계들도 예외없이 오토마타였다.  

2007년 국립고궁박물관에 복원된 조선시대 자격루

우리나라의 오토마타 자동물시계는 바로 조선 세종 16년(1434년) 장영실에 의해 제작된 자동물시계 자격루(自擊漏)이다. 자격루는 자동시보장치가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오토마타 물시계로 기계장치와 연결된 12지신상 인형이 낮과 밤의 구별없이 시간을 알리도록 고안된 조선 전기의 과학기술이 집약된 첨단 발명품이었다. 


예술로서의 오토마타를 꿈꾸며

움직이지 않고 고정되어 있는 그림이나 인형에 생명을 불어넣어 움직이고자 하는 인간의 꿈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쉼없이 지속되어 왔다. 그것은 제례나 상례의 일부분이었으며, 때로는 놀이나 축제와 결합된 것이었다. 필자가 오랫동안 몸담고 있는 애니메이션도 그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본 연재 <I Love Automata>는 앞으로 오토마타의 역사와 함께 키네틱아트․인형극을 포함하여 현대 오토마타 예술의 다양한 작품세계를 살펴볼 예정이며, 필자 자신의 창작 오토마타도 선보일 계획이다. 그리고 본 연재가 아직 오토마타 작업이 제대로 시도되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예술적 상상력을 불어 넣는 작은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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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일 _ 독립애니메이션 감독
스튜디오 미메시스(
www.mimesistv.co.kr) 대표감독으로 90년대 초반부터 꾸준한 창작활동을 해오고 있고, 최근 오토마타 블로그(www.iloveautomata.com)를 개설하고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주요작품: <내일인간>(1994), <미메시스TV>(2000), <하늘나무>(2003), <Cold Blood>(2004), <오월상생>(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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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3 14:18

“보고는 근사한데 피부에 와 닿지가 않네. 하,하,하”

유인촌 문화부장관 만,애,캐 업계 좌담회 후기
                                                                                                  이동수 _ 만화가, (사)우리만화연대 회장
1월 29일 좌담회를 위해 남산애니메이션센터를 찾은 유인촌 장관이 김동화 한국만화가협회 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 문화체육관광부)
▲ 1월 29일 좌담회를 위해 남산애니메이션센터를 찾은 유인촌 장관이 김동화 한국만화가협회 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 문화체육관광부)

[만화산업 육성 및 콘텐츠 OSMU 활성화를 위한 업계 좌담회]가 지난 1월 29일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에서 있었다.  문화관광부의 수장인 유인촌 장관이 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산업 관련 주요사업을 설명하고 각 단체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그 자리에 대한 간단한 느낌을 정리 삼아 적어본다.
 
1. 만화 백주년에 열린 관계부처 장관과의 면담

올해는 우리 만화가 백주년이 되는 해이다. 논란의 여지가 없지 않지만 우리나라 근대만화의 역사는 이도영 화백이 1909년 6월 2일 창간한 대한민보에 그린 만평을 그 시초로 친다.

만화창작단체들은 이 행사가 무엇보다 만화창작단체들이 주축이 되어 ‘만화가들이 객체화되지 않고 주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 되게 하고자 했다. 이 같은 지향을 이전 행사들과 차별화 할 수 있는 가장 큰 지점으로 삼고자 했으나, 예산이 부족하고 사람이 부족하다 보니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이후 만화관련 단체들도 참여하고 지원기관들도 함께하고 있으나 사람과 예산 문제는 특히 아쉽기만 하다.

그런 현실에서 문화관광부의 수장인 유인촌 장관이 업계 및 단체장들과 간담회를 갖는 자리는 목마른 상황에 단비같은 일이다. 물론 그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어떤 내용들을 가지고 진행할 것인지 충분히 전달받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걸 따질 계제가 아니었다. 한편으론 정치적인 입장의 문제야 별개로 하더라도, 사실 이 좌담회가 관료적인 ‘요식행위’로 끝나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 또한 없지 않았다. 그렇기에 부족한 정보와 우려 속에서 만남의 자리를 어떻게 실질적이고 핵심적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할지 궁리를 거듭했다.

2. 결론은 ‘현장경험’의 중요성

“보고는 근사한데 피부에 와 닿지가 않네. 하,하,하”

이 말은 문화부 담당 국장의 사업현황 보고를 마치자마자 유인촌 장관이 한 말이다. 농반진반으로 던진 이 말에서 문화현장의 경험이 그대로 묻어났다. 사실 ‘문화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것을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늘 구체성에서 드러난다. 어떤 것을 발전이라고 하는지, 어떻게 발전시키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이야기를 면밀하게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만화문화산업정책과 관련해서 이런 측면의 아쉬움이 현장에 늘 있었기에 유 장관의 그 말 한마디는 그런 입장의 현장 목소리를 적절히 대변해주는 것이었다. 이후 각 단체들과 업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유장관은 적절히 동의하고 호응했고 때론 더 목소리를 높여가며 현장의 입장을 옹호했다.

글쓴이를 비롯한 만화단체에서는 문화가 살고 그것이 산업적으로 활용되는 것이라는 생각에 문화마인드가 더욱 강조되어야 할 것과 문화 현장의 자생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하는 지원정책이 미흡함을 지적했다. 특히 계약관계의 왜곡과 그로 인해 창작자의 1차 저작권이 제대로 보호되지 못하는 문제와 현장단체들의 직접적인 사업들에 대해서도 적절한 지원책들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또 최근의 주요현안으로 만화백주년에 대한 지원과 함께 온라인만화의 무료보기 문화가 불러오는 문제에 대한 대안마련이 시급함이 강조됐다. 포털에서 만화를 무료로 보는 시스템이 만화연재 자체만으로는 만화가들이 적절한 수입을 얻지 못하고 결국 만화에 대한 인식을 왜곡하는 매우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캐릭터와 애니메이션의 단체와 업계에서도 또한 문화산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회계기준으로 인해 판권담보제도가 무의미해지고 있는 문제의 개선을 요구하고 무소불위한 미디어업체가 우리 문화산업의 혈맥을 완전차단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강력한 정책집행을 요청했다.

유인촌 장관은 현장의 중요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정책방향도 그러한 쪽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였고 그런 발언을 자주 했다. 펀드와 관련해서도 국고와 민간자본이 결합됨으로써 오히려 이익을 추구하는 시장논리에 국고(공공성)이 묶여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현실을 인지하고 있고 이에 대한 보완작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방송사 문제는 컨텐츠업계의 어려움에 동감하고 그럼에도 길게 보면 컨텐츠의 가치향상에 대해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미래에 문화산업의 핵심은 컨텐츠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와 관련한 정책방향이 어떻게 나타날 지 지켜볼 일이다.

만화의 온라인 문제는 저작권문제와 연결해서 최근의 온라인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부분은 조금 방향이 엇나갔다. 작가와 독자간의 문제라기보다 작가와 포털 혹은 출판사간의 문제가 우선 적절하게 해결될 필요가 있다는 요구였는데 아마도 최근의 관련법개정에 대한 정당성을 무리하게 연결하려는 마음이 앞선 듯 했다.

슬쩍슬쩍 흘린 온라인 관련법과 미디어법에 대한 견해의 차이만 뺀다면 군더더기 없는 좌담회가 되었을 것이다. 물론 이런 논쟁을 할 자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가볍게 넘어갔으나, 신문기사들이 그쪽으로 제목을 만들어 내는 것을 보면 왠지 카메라 앞의 노련함에 밀린 느낌이다.

예정 시간을 훨씬 넘긴 후에 화기애애하게 마무리가 된 자리를 일어서며 든 느낌은  몸으로-문화적으로 현장의 경험을 체화한 장관이라 역시 다르다는 것이었다. 최소한 만화문화정책에 대해 이 자리에서 보여준 유장관의 현장감은 현장의 우려를 떨쳐버리기에 충분했다. 얼핏 지난 정부에서부터 이어진 현장출신 장관들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의를 마치고 난 후 만화가 선배들의 웃음소리 속에 내 머리 속을 떠나지 않고 맴도는 것은 좌담회에서 한 선배가 했던 말이었다.

“지원한다고 좋은 만화가 나올 것 같은가? 그건 아니라고 본다. (진짜)문제는 만화가들의 근성, 의식이 부족한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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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8 18:22

연필로 그린 ‘마법’같은 애니

[영화소개]미야자키 하야오 <벼랑 위의 포뇨>

<벼랑 위의 포뇨> 한글 타이틀 로고는 한국 팬들을 위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직접 써 준 것.

▲ <벼랑 위의 포뇨> 한글 타이틀 로고는 한국 팬들을 위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직접 써 준 것.



깨끗하고 반듯한 이메일 보다는 연필로 쓴 삐뚜름하지만 정성이 느껴지는 편지, 맘에 안 들면 찍고 바로 지울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 보다는 현상될 때까지의 기대와 두근거림이 있는 필름 카메라. 가끔은 ‘편리한 것’ 보다 조금 ‘불편한 것’이 더 좋을 때가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도 그런 마음이었을까.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이후 4년 만에 <벼랑 위의 포뇨>(이하 포뇨)로 돌아온 그는 ‘연필로 영화를 만든다’는 초심으로 돌아가 백퍼센트 수작업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무려 17만장의 셀화를 연필로만 그렸다니 <포뇨>는 정말 연필로 만든 ‘마법’같은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감독은 “오늘날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부분은 샤프나 기계로 그려지고 있고 미국에서 또한 3D 애니메이션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내가 가장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것이 수작업 애니메이션이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작업을 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맘씨 좋은 이웃집 할아버지 같은 모습의 하야오 감독이 잘 깎아 놓은 연필 몇 자루를 늘어 놓고 한컷 한컷 그림을 그렸을 걸 상상하니 <포뇨>가 더욱 따뜻한 영화로 느껴진다.   

<포뇨>는 ‘인어공주’를 모티브로 한 영화다. 호기심 많고 사랑스러운 물고기 소녀 ‘포뇨’는 어느 날 아빠 후지모토의 눈을 피해 바다 위로 세상 구경을 나온다. 그물에 휩쓸려 유리병 속에 갇힌 포뇨를 벼랑 위에 살고 있는 5살 꼬마 소스케가 구해주며 둘의 즐거운 육지 생활이 시작된다. 하지만 얼마 안가 후지모토에 의해 포뇨는 다시 바다로 끌려가게 되고, 소스케에게 가기 위해 포뇨는 후지모토의 마법을 훔쳐 가출을 단행한다.

단순한 스토리 라인임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역동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살아 움직이는 바다와 개성 있고 유쾌한 캐릭터의 묘사, 수몰된 마을을 헤엄치는 고대 데본기 생물 등 환상적이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재, 그리고 수채화 같은 배경 덕분이다. 특히 인간이 된 포뇨가 물고기 무리의 모습을 한 거대한 파도를 타고 달리는 장면에서 관객은 압도된다.

또 하나 빼먹을 수 없는 것은 음악.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수많은 영화 작업을 함께 해온 히사이시 조가 이번에도 음악감독을 맡았다. 일본의 유명 소프라노 가수 하야시 마사코의 노래를 사용한 웅장한 스타일의 오프닝 곡과 귀엽고 발랄한 주제곡은 영화를 한층 돋보이게 한다. 특히 이 주제곡은 “아이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로 하고 싶다”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특별 요청으로 영화 개봉 6개월 전에 발매해 오리콘 차트 3위와 일본 빌보드 차트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포뇨>는 일본에서 지난 7월 19일 개봉해 1,200만 명 이상(10월 22일 일본 집계 기준)의 관객을 모았으며 올해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관객과 평단의 사랑을 받았다.

 
                                                                                                            김나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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