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테크'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2.25 서울아트시네마를 지켜라!
  2. 2009.02.04 반칙왕에게 드롭킥을 날린다!
2009. 2. 25. 12:26

서울아트시네마를 지켜라!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긴급토론회 개최

2월 28일(토) 오후 2시부터 '시네마테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긴급토론회가 열린다

▲ 2월 28일(토) 오후 2시부터 '시네마테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긴급토론회가 열린다



                                                               김나라 기자

2009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폐막 약 1주일을 앞두고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당초 예정되었던 두 번째 포럼이 긴급토론회 ‘시네마테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로 대체되어 2월 28일(토) 오후 2시부터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2월 초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시네마테크 전용관 위탁사업을 공모제로 변경한다는 통보를 해 왔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이하 한시협)는 이를 위기국면으로 인식, 대응 방향을 모색코자 긴급토론회 개최를 결정한 것이다.

시네마테크 전용관인 ‘서울아트시네마’는 순수하게 민간이 주도하여 설립되고 운영되어 온 민간 기관이다. 다만 영진위는 위탁사업의 형식을 빌려 운영비의 30%를 지원해 왔을 뿐이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위탁이 아닌 공모제로 전환하여 사업운영주체를 자신들이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계약 갱신을 한 달 앞 둔 시점에서 말이다.

서울아트시네마와 한시협은 영진위의 이 같은 결정을 받아 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7년째  운영되어 온 국내 유일의 시네마테크 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는 그 동안 고전 및 예술 영화 상영을 통해 한국 영화문화 성숙에 이바지 해 왔다. 그런데 사업에 대한 정당한 평가나 절차 없이 공모제로 변경한다는 일방적인 통보는 부당하다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다.

공모제 전환에 반대하는 일부 관객들은 자발적으로 공모제 반대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서울아트시네마의 로비 한쪽에 지난 21일(토) 부스를 차리고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에 들른 관객들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고 있으며 홍보물도 자체 제작하여 배포하고 있다.

토론회에는 김영진(영화평론가), 오승욱(영화감독), 정윤철(영화감독),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 김홍록(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사무국장) 등이 참여할 예정이며 참석을 원하는 이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문의: 02-741-9782

 

Trackback 0 Comment 0
2009. 2. 4. 17:00

반칙왕에게 드롭킥을 날린다!

[영화소개]류승완 감독의 선택, <캘리포니아 돌스>
<캘리포니아 돌스>는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진행되고 있는 제4회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친구들의 선택 섹션으로 류승완 감독이 선택한 영화다
▲ <캘리포니아 돌스>는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진행되고 있는 제4회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친구들의 선택 섹션으로 류승완 감독이 선택한 영화다

                                                        김나라 기자

액션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살기와 광기와 분노가 범벅이 되어 내는 살과 살, 혹은 살과 물체(?)의 부딪히는 소리가 너무도 생생하게 느껴져 몸서리쳐지고 가슴이 오그라들었다. ‘이건 영화일 뿐이야, 음향 효과일 뿐이야’ 하고 마음속으로 몇 번이고 되뇌며 영화를 보곤 했다. 내가 너무 소심한 아이였을까. 지는 것이 싫었다. 어쩌다 축구 경기에서 한일전이 열리면, 올림픽 시즌이 되면, 하다못해 학교 운동회에서 우리 팀이 질라 치면 손발에 힘이 꽉 들어가고 전신이 긴장 되었다. 탄식과 환호로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고 나면 내가 경기에 뛴 것처럼 지치곤 했다. 어른이 된 것인지, 무감각해 진 것인지 이제는 배우가 맞아도 아프지 않고 축구에 져도 눈물이 날 만큼 분하지가 않다. 액션과 스포츠의 세계를 이해 못하는 여자라고 해도 할 말은 없다.

<캘리포니아 돌스(...All the Marbles)>(로버트 알드리치, 1981)는 오랜만에 이것이 영화임을 잊고 바짝 긴장해 좁은 영화관 의자에 앉아 몸을 움찔움찔하게 한 작품이다. 레슬링 경기를 접해 본 경험이라곤 친구 집에서 게임기로 한두 번 해본 것 밖에 없고, 링 위의 쇼는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가증스럽다고 생각하며, 과격한 스포츠를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는 내가 가슴 한 켠 후련함을 느꼈다면 많은 다른 이들도 즐길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몰리(로렌 랜든)와 아이리스(비키 프레드릭)는 ‘캘리포니아 돌스’라는 이름으로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시시한 게임을 하는 레슬러다. 그리고 그녀들 곁에는 언제나 “사치는 돈이 든다”는 말로 햄버거 따위로 끼니를 때우게 하는 매니저 해리(피터 포크)가 있다. 그들은 프로 무대로의 진출을 꿈꾸지만 ‘여성’과 ‘무명’이라는 타이틀은 반나체로 진흙탕에 뒹굴게 하는 굴욕을 주기도 하며, 악덕 프로모터 에디(버트 영)로부터 대전료의 일부를 떼이게도 하는 등 경제적 착취를 당하게 한다. 해리는 대전료를 떼인 분풀이로 에디의 벤츠를 부수고 도망치지만 그 덕에 경기 따내기는 더욱 힘들어 진다. 경기를 따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해리에게 프로모터들은 말한다. “관객들은 재미를 찾아오는 것이지 돌스를 보러 오는 것이 아니다. 1류든 2류든 실력은 상관없다”

그러던 어느 날 돌스는 챔피언인 ‘톨레도 타이거스’와의 비공식 경기를 갖게 되고 심지어 경기에 이기고 만다. 경기에 진 것에 크게 불만을 품은 타이거스는 돌스와 다시 붙게 되길 기다리고 마침내 두 번째 시합을 갖게 된다. 결과는 돌스의 무참한 패배. 돌스와 해리는 알고 있다.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꼭 빼다 박은 레슬링의 세계에선 실력의 우위보다 링 위의 권력자 심판, 그리고 링 밖의 또 다른 권력자 관중들이 어느 편인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현재 스코어는 1 대 1. 영화는 승부를 가리기 위해 막바지로 치닫는다. 클라이막스를 장식하기 위해 에디는 심판을 매수하고 해리는 관중들을 사로잡기 위한 기지를 발휘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다. 돌스와 타이거스의 경기도 절정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보이는 레슬링 기술도 압권이다.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도 그냥 멋지다!)

<캘리포니아 돌스>는 <키스미 데들리>로 프랑스 평단을 발칵 뒤집어놓았고, 누벨바그 감독들에게 직접적 영향을 준 로버트 알드리치의 마지막 작품으로, 사실 미국에서 개봉했을 당시 흥행에는 실패한 영화다. 하지만 레슬링 경기와 선수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탁월한 연출과 빼어난 촬영, 수준 높은 연기 등 여러 모로 매력적인 작품이다. 냉혹한 스포츠 비즈니스의 이면을 날카롭게 파헤치며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보여주는 알드리치 특유의 비판적인 시선이 들어있으면서도 재미와 감동을 놓치지 않고 있다.

<캘리포니아 돌스>는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진행되고 있는 제4회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 초청된 작품이다. 배우, 평론가, 감독 등 영화인들의 선택으로 꾸며지는 '친구들의 선택' 섹션에서 류승완 감독이 선택한 영화로 2월 12일(목) 저녁 7시 영화가 끝난 후에는 류승완 감독과 함께 하는 ‘시네토크’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지난달 29일 시작해 3월 1일 폐막하는 친구들 영화제는 '친구들의 선택'섹션 외에도 '할리우드 고전 컬렉션', '박찬욱, 오승욱의 최선의 악인들' 등 다양한 섹션과 이벤트가 마련되어 있다. 권선징악의 뻔한 해피엔딩이 아니라 악인에게 드롭킥을 날리는 속 시원한 해피엔딩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류승완 감독의 선택을 믿는 사람이라면, 레슬링 팬이라면 적극 추천. 자세한 상영 일정은 서울아트시네마 홈페이지 참조.

그들은 프로 무대로의 진출을 꿈꾸지만 ‘여성’과 ‘무명’이라는 타이틀은 반나체로 진흙탕
에 뒹굴게 하는 굴욕을 주기도 하며, 악덕 프로모터로부터 대전료의 일부를 떼이게도
하는 등 착취를 당하게 한다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