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훈'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3.04 그 많던 미술인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2. 2009.03.02 유인촌 장관, 정체를 밝히시지요
  3. 2009.02.27 기업 경영인 미술관장 임명은 어불성설
2009.03.04 08:32

그 많던 미술인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편집자가 독자에게]배순훈 현대미술관장 취임, 미술계 왜 침묵하나
                                                                                                                                      안태호 편집장
기무사 미술관을 얻는 대가로 미술계가 관장에 대해 침묵을 지키기로 했을 리 없지 않겠습니까. 궁금증은 커져만 갑니다. 그 많던 미술인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국군 기무사터 구 본관 건물.(사진 문화관광부)
▲ 기무사 미술관을 얻는 대가로 미술계가 관장에 대해 침묵을 지키기로 했을 리 없지 않겠습니까. 궁금증은 커져만 갑니다. 그 많던 미술인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국군 기무사터 구 본관 건물.(사진 문화관광부)

“한자로 쓰면 못 알아볼 거 아냐?”
“그럴까?”
“에이, 그래도 한자로 써야지”

인사동의 한 전시장 앞에서 머리가 하얗게 센 어르신들이 방명록을 적으며 나누시던 말씀입니다. 전시는 보는 둥 마는 둥 하셨지만, 잠시 전시장 앞에 있던 저를 전시장 지킴이로 혼동하셨는지 “배정완이는 없나?”라고 묻기도 하시더군요.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배정완 작가는 신임 국립현대미술관장으로 취임한 배순훈 씨의 아들입니다. 아, 이제 찾아가시려 해도 늦었습니다. 전시는 3월 2일에 끝났거든요.

생각보다는 전시장이 붐비거나 하지 않아 나름 안심(?)을 했습니만, 흔히 말하는 ‘얼굴도장’이 아닌 ‘방명도장’을 찍으려는 분들의 인생까지 제가 탓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저 좀 안쓰러울 따름이지요.(행여 개인적 관계에서 오신 분들이라면 사과를 드려야겠지만, 저도 그 정도 판단은 할 줄 압니다.) 자의든 타의든 능력 있는 아버님을 둔 죄로 배정완 씨도 권력의 톱니바퀴 사이에 엮이게 됐네요. 배순훈 신임관장이 미술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부인과 아들이 동원되는 와중에, 배정완 씨의 이번 전시는 아버님의 ‘알리바이’로 작용한 셈입니다.

배순훈 관장은 현대미술관장직에 응모하게 된 계기를 묻자 "서울대 경영대 교수분들의 모임이 있는데 미술관 발전을 위해 한번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권유했다"고 밝히셨지요. 도대체 언제부터였을까요. 언제부터 경영대 교수분들이 한국 미술계를 그렇게 걱정해주시며 사령탑 노릇을 하셨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배순훈 관장님, 참 주옥같은 발언을 많이 남겨주셨습니다. 다른 인터뷰에서는 "어차피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임하는 것인데 보수나 그런 것은 별로 신경쓰지 않습니다"라고 하셨더군요. 졸지에 미술계는 자선사업의 대상자가 되어버렸습니다.

아, 다음 말씀도 중요합니다. “미술관이 기업들의 상품디자인 경쟁력의 원천기술을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하셨거든요. 삼성미술관이나 성곡, 아트선재 등 기업미술관 관계자가 한 말이 아닙니다. 제가 잘 못 들은 것이 아니라면, 국립현대미술관의 신임 관장님이 하신 말씀이 맞습니다.

몇 해 전 현대미술관의 책임운영기관화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매우 높았습니다. 미술관 내부에서도 이 문제를 두고 심각한 내홍을 겪었지요. 국립현대미술관이 재정자립도의 압박을 받으면 안 된다는 주장과 함께 책임운영기관이 민영화로 가기 위한 전초단계가 아니냐는 의혹들이 많았습니다. 이번에 미술관 노동조합에서 배순훈 관장 임명에 대해 성명을 발표했더군요. “국립현대미술관 노동조합은 신임 관장의 미술관 발전을 위한 실천방안에 적극 동참할 것을 약속”하면서, “신임 관장의 역할과 능력에 많은 기대와 성원”을 보낸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몇 가지 상황을 나열하다 보니 아무래도 이상합니다. 미술계 내의 모든 분들이 신임관장에 대해 만장일치로 ‘기대와 성원’을 보내고 있지는 않을 텐데요. 그렇지 않은가요? 미술계는 평소에도 말들이 많기로 유명합니다. 악의적으로 말하자면 뒷공론이 무성하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다양한 논의들이 활성화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다른 예술분야에 비해 집단행동도 잘 일궈내는 편입니다. 미술품에 양도세를 부과한다는 발표에 갤러리들은 동맹휴업을 감행했습니다. 온갖 비리와 추문으로 얼룩진 미술장식품 제도에 문제가 많아 공공미술로 전환한다고 했더니 미술인들이 탄원서를 쓰고 성명서를 발표하고 공청회장에서 집단적으로 실력행사를 해 정책의 방향을 틀었습니다. 미술은행과 관련해서도 숱한 논란이 벌어졌던 것은 여러분도 익히 봐오신 대로입니다.

그런데, 왜 이리도 조용한 것인지 잘 납득이 가질 않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이라는 자리가 가진 상징성이 그렇게 사소한 것이었을까요. 딴은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임 김윤수 관장이 얼토당토않은 억지이유로 해임되었을 때도 몇몇 단체를 제외하면 미술계는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이 문제가 코드인사 따위를 넘어선 미술계에 대한 분명한 모독이었음에도 말입니다. 신임관장에게 ‘많은 기대와 성원’을 보내고 있는 현대미술관 노동조합도 그때는 어떤 입장도 표명하지 않았습니다.

미술계는 오랫동안 기무사부지에 현대미술관 분관을 들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 문제에서도 미술계의 ‘단결력’은 힘을 발휘해 인사동 갤러리들이 대거 참여해 전시를 열리고 하고 명망가들을 중심으로 한 캠페인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성사될 듯 성사될 듯 하던 기무사 미술관은 올해 들어 대통령의 말 한 마디로 급물살을 탔습니다. 물론, 저간의 노력과 논의가 일궈낸 성과겠지만 미술계가 권력자의 입만 바라보는 ‘권력 바라기’가 되어가는 것만 같아 맘이 불편한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신임 관장에게 주어진 가장 큰 역할 중 하나가 기무사 미술관입니다. 설마, 기무사 미술관을 얻는 대가로 미술계가 관장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기로 약조했을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더더욱 궁금증은 커져만 갑니다. 그 많던 미술인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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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2 09:00

유인촌 장관, 정체를 밝히시지요

[기자의 눈]당신은 예술지상주의자입니까, 시장만능주의자입니까
                                                                                                                                         안태호 기자
설 연휴, 노숙인들에게 무료급식 봉사를 하고 있는 유인촌 장관.(사진 문화체육관광부)
▲ 설 연휴, 노숙인들에게 무료급식 봉사를 하고 있는 유인촌 장관.(사진 문화체육관광부)

"자립은 말하기도 싫으며 국립극장은 돈을 버는데 신경 쓰지 말고 단지 좋은 작품을 만드는 데만 매진해 달라"(유인촌 장관, 2008년 3월 21일 국립극장 업무보고 중)

문화부는 3개월 간 공석으로 있던 국립현대미술관장에 대우전자 사장 출신인 배순훈 씨를  임명했습니다. 배순훈 관장은 취임하자마자 ‘경제적 시각으로 미술계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서 의문이 생깁니다. 국립극장에 돈벌이 걱정은 하지 말고 예술성과 공공성에 힘써달라던 유인촌 장관과 전문 경영인을 미술관장으로 데려와 미술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유인촌 장관 사이의 간격입니다

사실, 이런 의문은 어제 오늘 생긴 것이 아닙니다. 생각해보면 공직에 나선 이후로 스스로도 헷갈릴 만한 질문이지요. 지금의 유인촌 장관은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며 유씨어터를 운영하고, 공연할 때마다 손해가 나도 예술을 위해 마구(馬具)를 걸치고 연기했던 홀쓰또메르의 유인촌과는 다른 사람을 연기하고 있으니까요. 지금의 당신은 독립영화는 ‘될 놈을 지원해야 한다’고 이야기해야 할 입장이고, 미술관에 미술전문인이 아닌 기업 사장 출신이  와서 미술관을 '경영'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주장해야 할 형편이니까요.

아,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 지원할 3천만 원을 행사 일주일 전에 취소해 버린 게 재정자립도의 문제였다는데 사실인가요? 엠넷 등의 케이블 방송을 끼고 하는 음악상에 비해 재정자립도가 낮고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를 들었다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SM 노래방에 가서 한국의 그래미를 호언장담하며 음악산업 진흥에 힘쓰겠다던 순간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시네요.

재정자립도가 평가의 가장 큰 기준이 되어 각종 문제를 야기시켰던 국립중앙극장의 경우, 당신은 예술은 돈 걱정 없이 해야 한다며 기업형 책임운영기관에서 행정형 책임운영기관으로 변경하셨지요. 책임운영기관이 성공한 제도였다고 자화자찬해오던 문화부와 국립극장에서 이리도 쉽게 태도를 바꾸시니 조금 당혹스럽기도 합니다만, 여하튼 예술계에서는 장관의 그 결정을 매우 반기는 분위기였습니다. 아직까지 그 전모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국립발레단ㆍ국립합창단ㆍ국립오페라단ㆍ서울예술단의 기타 공공기관 해제와 순수예술창작법인으로의 지위변경도 아마 재정자립도의 비중을 낮추고 이름 그대로 예술적 성취도를 제고하는 데 노력을 경주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일까요. 그 와중에도 '돈 걱정 없이' 7년간이나 부려먹던 국립오페라합창단은 해체를 해버리니 말입니다. 합창단원들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연습생 신분으로 30만원에서 70만원을 겨우 넘기는 대가를 받으며 일궈낸 성과는 놀라웠습니다. 그럼에도 40여명 단원의 인건비 3억이 아까워 합창단을 해체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장관님 본인도 헷갈려서 이런 결과들이 나오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문화부의 정책을 받아들여야 하는 사람들은 이래저래 갈피를 잡을 수가 없어 당혹스럽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런데 곰곰 생각해보면 조금 가닥이 잡히는 것도 같습니다. 작년에 가수 인순이 씨가 예술의 전당에 대관신청이 불허되어 문제가 되고 대중가수들이 집단적인 반발 움직임을 보이자 대중가요 전용 콘서트홀을 지어주겠다며 달래기에 나서신 적 있지요? 물론, 가수들이 대중가요 전용공간에 대한 압박을 위해 부러 그런 활동들을 벌였을 수도 있지만 제 생각에는 고급예술과 대중예술의 분리에 대한 문제제기였기 때문에 살짝 동문서답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얼마 전 <워낭소리>가 ‘대박’을 터뜨리자 독립영화인들과 간담회를 가지셨죠? 대통령의 워낭소리 관람에는 장관님의 역할이 있었을 거란 얘기도 있더군요. 주무부처 장관이시니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상영관에서 이명박 대통령 옆자리에 앉은 이충렬 감독에게 ‘배고프다고 말씀하세요’라고 부추기는 장면은 좀 코믹했습니다. <워낭소리>의 인기에 대통령과 장관이 ‘묻어가기’전략을 구사하시니 제가 몸둘바를 모르겠더군요. 지난 1년간 독립영화와 관련한 정책은 계속 뒷걸음질만 쳤는데 말입니다. 물론, 장관과 대통령께서 힘써주신 덕분에 후퇴하던 독립영화 정책이 그나마 제자리를 잡을 수 있다면 다행이지요.

그런데, 그렇게 건건마다 대중적으로 이슈가 되는 문제에 일일히 반응하며 인기에 영합하는 걸 뭐라고 부르는 지 아시는지요? 그걸 바로 포퓰리즘이라고 부릅니다. 정책의 장기적인 관점이나 전망 없이 그때그때 이벤트식으로 정책을 펴는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그래서 여쭤봅니다. 유인촌 장관님, 당신은 ‘좋은 작품을 만드는 데만 매진’하는 것이 중요한 예술지상주의자입니까, 아니면 ‘문화예술에도 경영효율성을 도입해야 한다’는 시장만능주의자입니까. 혹시 당신은 대중적 인기에 영합하기 위해 단편적인 정책들을 즉흥적으로 내어놓기 바쁜 포퓰리스트는 아니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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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27 09:13

기업 경영인 미술관장 임명은 어불성설

문화연대 현대미술관장 임명 관련 성명, ‘임명 철회, 장관 사퇴 요구’
                                                                                                                                        김나라 기자
국립현대미술관 전경. 배순훈 씨가 신임 국립현대미술관장에 임명되자 문화연대는 지난 2월 25일(수) 성명서를 발표했다
▲ 국립현대미술관 전경. 배순훈 씨가 신임 국립현대미술관장에 임명되자 문화연대는 지난 2월 25일(수) 성명서를 발표했다

2008년 11월 김윤수 전 관장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해임 된 이후 공석으로 있던 국립현대미술관장 자리에 배순훈 씨가 임명된 데 대해 문화예술계에서 비판적인 입장이 제기되었다. 문화연대는 2월 25일(수) “문화예술계는 이명박 정권의 무원칙적인 인사를 위한 장이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성명서를 발표하고 배순훈 관장의 임명 철회와 유인촌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23일(월) 신임 관장에 임명된 배순훈 씨는 대우전자 회장과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바 있다. 이에 미술계와 무관한 비전문인을 한국 미술계의 상징적인 기관인 국립현대미술관 자리에 앉힌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 문화연대의 입장이다.

문화연대는 유인촌 문화부 장관의 문화예술 인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성명서는 “이번 인사에서 드러난 것처럼 가장 큰 문제는 유인촌 문화부 장관의 문화와 예술에 대한 인식이다. 유인촌 문화부 장관은 문화와 예술을 시장 중심적으로 접근하며, ‘선택과 집중’을 원칙으로 ‘경쟁’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문화를 도구화하여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문화부 정책과 사업을 진행시키고 있다”며 문화부 장관의 시장중심적인 예술관을 질타했다.

이어서 배순훈 신임 관장의 임명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국립현대미술관이 한국 미술계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기관으로서 그 역할과 위상을 제대로 정립할 수 있는 인사로 신임 관장을 재임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문화․예술계 관계자들과 논의와 합의를 거치는 것은 재임명의 전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 1년 유인촌 문화부 장관은 문화예술계를 무원칙적인 인사의 대표적인 장으로 만들어버렸다. 임기가 보장된 산하기관 기관장들의 자진 사퇴를 종용하고, 결국 사임 구실을 만들어 김윤수 전 현대국립미술관장, 김정헌 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등을 해임시켜버렸다”며 문화부의 인사정책을 비판했다.

문화연대는 "더 이상 한 국가의 문화전반을 총괄하는 수장으로서 자격이 없음이 자명해진 유인촌 문화부 장관은 이제 사퇴하여야 한다. 지금과 같이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계속적으로 문화예술기관에 무원칙적인 인사를 임명하고, 자본과 수익만을 강조하며 파행으로 몰아간다면, 문화예술의 미래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며 배순훈 신임 관장의 임명 철회와 함께 유인촌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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