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23 21:20

법을 어겨 얻는 이익이 벌금보다 많다면

스크린쿼터문화연대, 2008년도 방송쿼터제 모니터링 결과 발표
                                                                                                                                        이주호 기자
케이블 방송사인 슈퍼액션에서 자체 제작 방송 중인 <도시괴담 데자뷰>의 한 장면. 이것은 영화일까 드라마일까?
▲ 케이블 방송사인 슈퍼액션에서 자체 제작 방송 중인 <도시괴담 데자뷰>의 한 장면. 이것은 영화일까 드라마일까?

스크린쿼터문화연대(이하 쿼터연대)는 KBS1, KBS2, MBC, SBS, OBS, EBS 등 지상파 방송 전체와 채널CGV, OCN, 캐치온, 캐치온 플러스(케이블), XTM, 슈퍼액션 등 6개 영화 전문 케이블 방송을 대상으로 2008년 한 해 동안 '국내제작 영화 편성비율 및 1개 국가 영화 편성비율' 규정 준수 결과를 공개했다. 이 방송쿼터제는 방송법에 의거 연간 국내 제작 영화를 25%이상 방송해야 하며, 1개 국가 편성 비율은 60%미만으로 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조사 결과, OCN, 캐치온, 캐치온플러스(케이블), 슈퍼액션 등 4개 방송사는 ‘국내제작 영화 편성비율’을, 채널CGV, OCN, 캐치온, 캐치온플러스(케이블), XTM, 슈퍼액션 등 6개 방송사 모두 분기별로 적용되는 ‘1개 국가 영화 편성비율’을 각각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료채널인 캐치온플러스(케이블)의 경우 국내제작 영화 편성비율이 5%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에 쿼터연대는 방송통신위원회에 해당 방송사들을 1월 16일 고발 조치하였다.
 
쿼터연대는 조사 과정에 있어서 현행 방송쿼터제의 운용에 있어서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영화와 영화가 아닌 것의 구별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어디까지 영화로 인정할 것이냐에 대해 방송사마다 의견이 달랐다. 한 케이블 방송사의 경우 자체 제작물인 <KPSI>, <도시괴담 데자뷰>, <천일야화> 등은 영화에 포함시켜 국내 제작물 편성 비율을 높이는 반면 <CSI>, <뉴욕특수수사대> 등 미국 드라마는 영화에서 제외시키는 방식으로 외화의 비중을 낮추는 식이다. 

또한 공동제작 영화의 경우 국적을 판단하는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 각 방송사들이 방통위에 보고하는 방송실시 결과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점, 위반정도에 따른 행정처분의 차등과 법적 구속력이 약하다는 점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프랑스의 경우 지난 92년 규정시간보다 14시간 미달한 TF1사에게 벌금 3,000만 프랑(한화 약 47억원)을 부과한 적이 있으나, 한국의 현행 방송법 하에서는 방송사에서 벌금을 감수하고 법령을 완전히 무시한 편성을 하더라도 이에 대한 제제 조치를 취하긴 힘들다는 것이다. 쿼터연대는 이에 대해 방송쿼터의 법적 실효성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에서 위반 시 법적인 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