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16. 10:15

문화체육관광도 쓰는 사람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법

[신간소개] 『The cities of ballpark』 외
                                                                                                                                      이주호 기자
MLB 의류 브렌드 F&F에서 발간한 『The cities of ballpark』. 메이저리그 명문구단의 연고지 다섯 지역의 테마 여행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 MLB 의류 브렌드 F&F에서 발간한 『The cities of ballpark』. 메이저리그 명문구단의 연고지 다섯 지역의 테마 여행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저런 고사, 고시와 기생, 공생하는 참고서를 제외하면 아마 요즘 출판 시장의 대세는 여행이 아닌가 싶다. ‘론리플래닛’, ‘100배 즐기기’ 유의 여행정보지가 담을 수 없었던 성향, 테마, 사소한 한담을 풀어내는 것을 업으로 삼은 여행 작가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더니 유명 문학인이란 사람들도 이 대열에 심심치 않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 변경, 오지와 몸 사이의 거리를 좁히며, 모노폴리 게임의 주사위가 던져지듯 여행 감상기가 하나 던져지고, 주사위 나온 숫자 마냥 여행 책을 발판삼아 나아간 자리에서 또 하나의 주사위가 던져진다. 세상은 넓고 나올 책은 끝도 없다.

『The cities of ballpark』는 누구나 하나쯤 갖고 있기 마련인 메이저리그 팀 모자를 만들어 파는 MLB라는 옷가게에서 낸 여행 책이다. 이랜드가 책을 냈다면 순례자용 전망대에서 가자 지구 폭격을 구경하고 널려진 시신 멀리에서 주여 삼창 하고 돌아서는 패키지여행 코스가 소개되었겠지만, 안타깝게도 MLB이다 보니 야구의 도시를 유유자적 거닐며 즐길 수 있는 여행 팁이 소개되어 있다. 스포츠와 패션과 알코올이 색색의 사람들과 멋들어지게 버무려져 있다. 뉴욕, 보스톤, 시카고, 애틀란타, LA를 연고로 둔 구단들의 역사, 구장 소개, 팬 인터뷰가 있고 팀 문화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도시의 모습이 자연스러운 사진과 이야기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야구팬이라면 각 구장의 사진만으로도 흠뻑 설렘에 취하겠지만, 취기가 오를수록 열악한 시설과 팬 서비스, 이해할 수 없는 행정으로 일관하며 팬과 선수에 빌붙어 사는 KBO 사람들을 욕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아메리카가 비자를 허락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신간 소개가 되는 듯해서 그림의 떡으로 제사상을 차리는 기분이 들지만, 미국 여행에 관한 책 한 권 더 추가. 『뮤지컬 앤 더 시티』 는 일차적으로 뮤지컬에 관한 책이라 해야 하겠지만, 뉴욕 여행에 관한 책이라 해도 될 듯하다. 미국이라면 하와이도 버거울 사람들한테는 뉴욕 찬미가, 혹은 친미가로 보일 듯한 표지를 달고 나온 이 책은 ‘뉴요커처럼 뮤지컬을 즐기는 방법’, ‘스타벅스 커피를 들고 뮤지컬 한 편’ 따위의 문구로 한강 남녘 아파트촌에서 되도 않는 뉴욕 흉내를 내는 양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은 상당한 정보를 가지고 브로드웨이와 그곳의 뮤지컬 공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연극을 전공하고 뮤지컬에 미쳐 산다는 저자의 저변 지식을 미루어 볼 때 아마도 저자가 자신의 책 표지 디자인에 흡족해 하진 않았을 듯하다. 극 내용에 관한 이야기도 재미있고 뮤지컬 산업을 이해하는 눈도 작게나마 뜨게 해준다. 이 두 권의 책만 봐도 문화, 체육, 관광이란 말이 본래부터 눈꼴 시린 단어는 아니었던 듯싶은데.

『The cities of ballpark』, F&F, 값 18,000원.
『뮤지컬 앤 더 시티』, 윤경미 지음, 시공사, 값 11,000원.


『위대한 과업』
유럽에서 북미로 건너온 정착민들이 저지른 가장 근본적인 범행은 인간과 대륙, 자연계의 통합적 관계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었던 원주민들을 학살한 것이다. 이로서 인간은 인간에 의해 통제 되지 않는 야성과 양립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자연을 종속의 대상으로 삼으려 듦으로써 자연 대재앙의 위기감에 종속되게 되었다.

생태신학자이며 문화사회학자인 토마스 베라가 펴낸 생태사상서인 이 책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재설정하게 해 줄 대안적 우주론을 피력하고 있다. 인간중심에서 생명중심으로 나아가는 위대한 과업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는 현재의 위기 상황에 대한 보고서이자 생존을 위한 지침서이다.

토마스 베리 저, 이영숙 역, 대화문화아카데미, 값, 12,000원.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