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23 21:17

‘어느 카바레 여가수의 죽음’

[공연소개]카바레연극 <몬스터>,2월 16일까지

극단 하얀코끼리는 <몬스터>를 통해 우리 머릿속의 카바레를 좀 더 현대적인 영역으로 옮기려는 시도를 한다

▲ 극단 하얀코끼리는 <몬스터>를 통해 우리 머릿속의 카바레를 좀 더 현대적인 영역으로 옮기려는 시도를 한다


                                                               김나라 기자

카바레. 한국 사회에서 대부분의 이에게 ‘카바레’는 퇴폐적이며 중년의 불륜을 연상시키는 문란하고 외설적인 공간으로 인식된다. 그렇기 때문에 ‘카바레 연극’을 표방하는 <몬스터>는 자극적이며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대체 카바레 연극이란 무엇인가. ‘카바레’란 원래 19세기 프랑스 살롱문화에서 기원해 성행했던 공연예술 장르의 하나다. 물론 한국에선 존재하지 않는 장르이며 우리에게 카바레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것일 뿐이다. 그러나 극단 하얀코끼리는 <몬스터>를 통해 우리 머릿속의 카바레를 좀 더 현대적인 영역으로 옮기려는 시도를 한다.

극은 어느 30대 카바레 여가수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녀는 살아 있는 동안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으며 또 그만큼 다양하게 기억된다. 카바레 창고에 48시간 동안 시체로 방치된 그녀 앞에 한때 그녀를 알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모여 자신이 알고 있는 그녀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한 작가에게 그녀는 ‘추수’이며 카바레에선 일본의 영화배우 미야자와 리에를 줄여 ‘미에’, 고등학교 친구 유진에겐 ‘주연’, 포장마차 주인에겐 ‘에레나’ 그리고 농아였던 그녀의 부모에겐 ‘똑똑이’다.

수많은 이름과 기억의 주인공인 여자. 그 이름과 기억의 조각을 맞춰보면 이 여인의 정체를 알 수 있을 것 같지만 카바레 여가수의 실체는 기억 속에 왜곡 되고 일그러져 ‘괴물’이 되어 버린다. 이렇게 <몬스터>는 ‘자신조차 모르는 불안한 자아가 지배하는 현대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극단 하얀코끼리 단원들은 ‘과연 우리는 누군가를 또는 나 자신을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라는 스스로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공동창작의 형식으로 카바레 연극 <몬스터>를 탄생시켰다. <몬스터>를 완성해 가는 동안 배우들은 다양한 즉흥연기와 끊임없는 회의, 그리고 실연을 통하여 각자의 문제의식에 대한 질문과 답을 찾아가며 작품을 완성했다. 

또한 <몬스터>는 2008 NArT(서울문화재단 젊은예술가지원사업)에 최종 선정된 작품으로 “자유로운 무대표현의 시도에 기대감을 갖게 하였다”, “공동창작을 통해 극성이 잘 조화되어 재미있는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공연은 극장 알과핵에서 2월 16일(일)까지 계속된다. 2만 5천원. 문의: 02-741-4485

수많은 이름과 기억의 주인공인 여자. 그 이름과 기억의 조각을 맞춰보면 이 여인의 정체
를 알 수 있을 것 같지만 카바레 여가수의 실체는 기억 속에 왜곡 되고 일그러져 ‘괴물’이
되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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