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에 해당되는 글 37건

  1. 2009.04.15 합창단 해체?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2. 2009.04.10 국공립예술기관 공공성, 근본부터 검토하자
  3. 2009.04.06 지금 강한섭에게 필요한 것은
  4. 2009.03.25 ‘정명훈’인가 ‘정명박’인가? (1)
  5. 2009.03.24 영진위가 강한섭과 측근들의 놀이터인가?
  6. 2009.03.19 조회수 조작이 죄인가 정부 비판이 죄인가
  7. 2009.03.04 “제발이 씨발되지 않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8. 2009.02.27 미술관 인턴, “편의점 알바가 부럽다” (78)
  9. 2009.02.18 EBS가 문화 전문 방송이 아닌 건 알았지만
  10. 2009.02.13 예술위 내홍, 위원장이 책임져야
2009.04.15 12:14

합창단 해체?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반대 싸움 계속
                                                                                                                                      안태호 기자

국립오페라합창단 단원들이 문화부 앞에서 합창단 해체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거리공연을 펼치고 있다.
▲ 국립오페라합창단 단원들이 문화부 앞에서 합창단 해체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거리공연을 펼치고 있다.

두 달여가 넘게 해체반대를 걸고 활동했지만, 결국 3월 31일부로 공식 해체된 국립오페라합창단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국립오페라단지부는 앞으로 매주 수요일 오후 3시, 문화부 청사 앞에서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반대! 부당해고 철회! 총력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17일(금) 오후 7시에는 기륭전자분회를 비롯한 비정규직 투쟁사업장들과 함께 보신각 앞 촛불문화제에도 공동개최로 참여한다.

진중권(중앙대 교수), 이상만(음악평론가) 등의 패널이 참여하는 토론회도 열린다. 21일(화)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리는 토론회의 주제는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로 본 국공립예술단체 발전방향’. 토론회는 공공노조 문화예술분과와 최문순 의원실의 공동주최로 열릴 예정이다.

22일(수) 오후 7시에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립오페라합창단 희망 음악회>가 열린다. 오페라합창단 지부는 “음악회를 통해 문화예술인들과 제 정당, 사회단체, 시민들과 함께 연대의 마음을 모아가고자 한다”는 것이 행사의 취지다.

국립오페라합창단지부는 문화부와 교섭을 진행하고 있으나 서로 의견차가 커 교섭에는 큰 진전이 없는 상태다. 국립오페라합창단 지부의 이정상 대외협력부장은 “문화부에서는 국립합창단 밑에 연수단으로 들어가는 걸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고용승계가 되는 것도 아니고 오디션을 통해 선택적으로 선발하겠다는 이야기여서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이다. 국립합창단 측에서도 반대의견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Trackback 0 Comment 0
2009.04.10 12:45

국공립예술기관 공공성, 근본부터 검토하자

사회공공연구소에서 국공립예술기관의 공공성 제고를 위한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세종문화회관 사회공헌프로그램 '천원의 행복' 공연장면.
▲ 사회공공연구소에서 국공립예술기관의 공공성 제고를 위한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세종문화회관 사회공헌프로그램 '천원의 행복' 공연장면.

2009년 3월 31일 결국 국립오페라합창단은 공식적으로 해체되었다. 물론, 합창단 단원들은 이에 굴복하지 않고 부당해고 철회와 합창단 해체에 반대하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국립오페라합창단 단원들의 일방적 해고와 합창단 해체는 문화예술계 뿐 아니라 사회 일반에도 파장을 일으켰다. 사회적으로 예술가가 차지하고 있는 위상은 물론, 예술의 공공성이라는 측면에서 이번 사건은 이명박 정부의 문화예술정책의 입지와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공공연구소(소장 강수돌)는 4월 초, 연구보고서 <국ㆍ공립예술기관 운영 평가 및 공공성 강화 방향>(연구자 박정훈, 황윤정)을 발간했다. 보고서는 이전 정부의 국공립예술기관 공공성 확보 정책에 대한 평가와 현재 국공립예술기관의 공공성 현황, 향후 공공성 확보를 위한 정책 방향 등을 제시하고 있다.

연구에서 대상으로 삼은 기관들은 국립극장전속단체(국립극단, 창극단, 무용단, 국악관현악단), 예술의전당 상주단체(국립합창단,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및 입주기관(서울예술단), 세종문화회관 전속단체 등이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는 국공립예술기관의 재단법인화와 책임운영기관화 등 민영화 정책 드라이브를 펼친 바 있다. 이에 대해 연구보고서는 “국·공립예술기관 개혁안으로 채택된 민영화 정책은 문화적 보편권 확대에 기여하지 못한데다가 자율성 확보에도 실패”하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국ㆍ공립예술기관의 공공성현황에 대해서는 취지는 공공성을 명확히 밝히고 있지만 현실적인 제한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각 기관의 취지는 “주요 국·공립예술기관의 설립취지는 기본적으로 예술적 목표와 사회적 목표를 제시하고 있으며 시민의 문화향수권 증진이라는 목표를 명확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국ㆍ공립예술기관은 ▲아웃리치활동의 증가 추세 ▲다양한 예술교육활동의 전개 ▲입장권 정책을 통한 관객 유인 ▲예술노동자들의 단체협상을 통한 사회적 활동 강화 요구 등으로 공공성 강화를 위한 사회적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민영화 기조에서 비롯된 수익성 우선 운영 원리로 인해 제약이 존재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국ㆍ공립예술기관의 공공성 강화방향으로 ▲공공문화기관을 예술발전의 진원지로 ▲유관기관 및 지방문화기관과의 수평적 협력 모델 구축 ▲시민 접근성 강화를 위한 전략 구사 ▲지역 사회에서의 역할 강화 및 민간 활동에 대한 적극적 지원 등을 꼽았다. 또,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향으로는 ▲자율적 운영권 보장ㆍ공적 책임 준수 등 민주적 지배구조 구축 ▲공적 재정 지원 및 다양한 재원의 확보 ▲공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조직운영원리 쇄신 등을 들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정훈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은 “MB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공립예술기관 개혁방향은 관료지배모델과 시장지배모델을 결합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국ㆍ공립예술기관의 진보적 개혁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공공예술기관의 위상과 역할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Trackback 0 Comment 0
2009.04.06 08:59

지금 강한섭에게 필요한 것은

영진위 노조의 강한섭 위원장 퇴진 요구에 대해 영화 단체들 입장 표명

영진위 강한섭 위원장.

▲ 영진위 강한섭 위원장.




                                        이주호 기자

(사)영화인회의, (사)한국독립영화협회, (사)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영화감독조합, (사)여성영화인모임, 한국예술영화관협회, (사)한국영화제작가협회 이상 7개 단체는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최근 영화진흥위원회 노조에서 강한섭 위원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사태에 대한 영화인들의 입장을 표명했다. 영화단체들은 <지금 강한섭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에게 필요한 것은>이란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이번 사태를 “지금껏 쌓여왔던 강한섭 위원장의 잘못된 소통방식으로 인한 수많은 문제들을 가로지르는 근원”으로 규정하고 “강한섭 위원장과 4기 영진위의 행보와 그 정책들에 대해 더 이상 관조자적 입장으로 침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008년 예산집행률이 66%, 여러 소위원회의 폐지, 폭언과 말실수로 2008년도 국정감사에서 공개 사과한 사건 등 강한섭 위원장을 둘러싼 논란은 취임 직후부터 지금까지 끊이지 않아 왔다. 급기야 최근에는 재계약 대상자인 영진위 산하 영상산업정책연구소의 정책개발팀과 조사연구팀 연구원 5명을 인사위원회 절차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해고하면서 노조 측의 퇴진 요구에 직면하기도 했다.

영화단체들은 “여러 구설수에도 불구하고 영진위의 공적 역할을 기대하며 비판을 자제해” 왔으나 “최근 일련의 사태는 과연 강한섭 위원장과 4기 영진위에 대한 영화인들의 신뢰”를 다시 묻게 한다며, 이 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사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길 촉구했다. 또한 “나와 생각이 같은 사람을 데려다 쓰는 것은 위원장의 권한”이라는 강 위원장의 발언을 예로 들며 “생각이 다르더라도 우리 영화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누구와도 대화를 해야 하는 것이 위원장이 해야 할 일”이라 지적하고 “현실에 걸맞은 중장기 영화발전계획 등의 정책을 제안하고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덧붙였다.

Trackback 0 Comment 0
2009.03.25 12:40

‘정명훈’인가 ‘정명박’인가?

예술가의 연대요청에 대한 정명훈식 대응법
목수정 _ 진보신당 당원
합창단원이나 오케스트라단원 정도는 그저 자신의 위대한 예술을 위한 사소한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듯한 정명훈의 발언은 연대나 인권, 노동자의 권리 따위의 개념을 송두리째 결핍하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 합창단원이나 오케스트라단원 정도는 그저 자신의 위대한 예술을 위한 사소한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듯한 정명훈의 발언은 연대나 인권, 노동자의 권리 따위의 개념을 송두리째 결핍하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파리에 있는 진보신당 당원들은 하루아침에 유례없는 방식으로 전원 해고된 국립오페라단 합창단 소식을 접하고,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통해 그들의 복직을 위한 연대활동을 벌이고 있다. 우리가 이곳에서 만난 거의 모든 사람들 - 공연예술노조 위원장, 파리 오페라 합창단 단원들, 라디오 프랑스 오케스트라 단원들 등 - 은 우리의 설명을 들은 지 3분 만에 정황을 파악하고, 이 놀라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연대와 지지의 뜻을 즉각 표했다. 공연예술노조에선 하루 만에 지지 성명서를 발표해 주었고, 바스티유오페라의 합창단원은 거의 대부분 주저 없이 서명해 주었으며 한국 오페라 합창단 단원의 복직을 지지하는 거리콘서트 에 대한 논의도 자체적으로 진행 중이다. 그리고 그 모든 프랑스 예술가들은 한결같이 정명훈을 만나서 지원을 호소할 것을 조언했다. 그들이 보기에도 정명훈은 한국에서 가장 강력한 예술권력자의 한사람이었기에.
 
그가 2004년 국립오페라합창단과 까르멘 공연을 한 후, 자기가 만난 최고의 합창단이라고 극찬했던 바로 그 합창단의 해체 소식에 예술가의 양심을 발휘해주기를 우린 바랬다. 정명훈은 또한, 1994년 그를 부당 해고한 오페라 바스티유극장 측과 힘겨운 소송을 했던 경험을 갖고 있기도 하다. 당시 오페라 바스티유 극장의 노조로부터 상당한 지원을 받으며 뼈아픈 경험을 이겨낸 그였기에, 비슷한 사안에 대하여 그가 충분히 이해하고 자신의 힘을 보탤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비록 이명박과 막역한 사이이긴 하나, 예술가의 순진함에 기인하는 불행한 사건일 것이라고 애써 짐작하며.

3월 20일, 그를 만나기 위해 그가 지휘하는 라디오 프랑스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보러 샤틀레 극장에 갔다. 두 시간에 걸쳐 진행된 그 콘서트는 완벽하게 우리를 고무시켰다. 나와, 함께 간 성악을 공부하는 학생당원은 이토록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내는 사람의 정신이 맑지 않을 수 없고, 정의와 진리를 담지 않을 수 없다는데 전적으로 동의했다. 

공연이 끝나고, 극장 뒤편으로 가서 그를 기다렸다. 오래지 않아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우린 한국 사람들이고 선생님께 간곡히 부탁을 드리고자 하는 일이 있어서 찾아왔다고
운을 떼자, 그는 대뜸 비서를 불러서 그 사람한테 말하라고 했다.
 
그의 비서에게 우리가 가져간 서명운동 용지를 보여주며, 한국에서 일어난 사태를 설명했다. 그녀는 정명훈이 아마도 이 사실들은 모를 것이라고 했다. 한국에서 오페라 합창단원들이 그의 형을 통해 정명훈의 지원을 호소했던 것을 우린 알고 있었지만, 그 비서의 말을 믿고 싶었다. 그가 다음날 아침 비행기를 타고 떠나기 때문에, 이 내용을 전달해 주고 그에게 서명하도록 할테니 아침에 호텔에 와서 찾아가라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불어로 된 문서를 보고, 한국어였으면 더 좋았을 뻔 했다고 언질을 주었다.

한국의 합창단원들은 문화부, 오페라단과 담판을 벌이는 중요한 날인 다음 주 화요일까지 이 모든 서명을 받기를 원하고, 그는 내일 아침 떠나고... 우린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근처 사이버까페에 가서 한국어 본을 출력하여 밤에 호텔에 전달하기로 했다. 서명보다 더 중요한건 그의 생각이고, 지지의 발언이다. 중요한 사람들과 중요한 저녁식사 약속이 있어서 갔다는 정명훈씨가 지금쯤 와 있으리라 생각하고. 뫼리스 호텔에 도착했더니 그는 1층 레스토랑에서 몇몇 사람들과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기왕 온 김에 단 3분이라도 그에게 우리의 육성으로 절박한 현실을 전하고 그의 예술가적 양심에 호소하고 싶었기에. 우린 그에게 전달할 문서를 들고 기다렸다. 그러다가, 호텔의 한 직원이 우리에게 누구와 약속이 있냐고 묻고, 그렇지 않다면 나가달라고 요구했다. 돈 많은 현대의 귀족들의 충실한 심복 같은 그들은 우리를 물리적으로 쫓아낼 판이었다. 실랑이 끝에 겨우 정명훈에게 남길 메시지와 한글로 된 사건의 개요를 설명하는 문서를 남기면 호텔측에서 그 문서를 전달하기로 하고, 글을 거의 다 쓸 무렵, 마침 그 때 그들의 긴 만찬이 끝이 났다. 정명훈은 우릴 발견하자마자 다가왔다. 


합창단 해고해도 다음날 500명 모인다?

조금 전 비서에게 전한 문건을 손에 쥐고 흔들어 대며, “도대체 이게 뭐에요. 이게 뭐하자는 일이에요”. 나는 그의 말을 한국에서 일어난 사태의 경악스러움에 대한 표현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그건 완벽한 오해였다. 그는 도대체 왜 그깟 합창단 하나 없어진 일이 뭐가 대수라고 지금 여기까지 자길 찾아와서 우리가 이러고 있는지를 묻고 있었다. 기자도 아니고, 에이전시도 아니고... 도대체 우리를 어떤 사람들로 분류할지를 모르는 듯 했다. 단 한 번도 누군가가 사회적 연대 따위를 요청해 온 일은 없는 사람처럼. 약간의 설명 끝에 대충 감 잡은 그는,
“이 합창단이 없어졌다고, 그 합창단을 살려야 되겠다고 지금 여기 와 있는 거에요?
그 사람들이 도대체 얼마나 노래를 잘하는 사람들이기에. 그 사람들을 꼭 구해야 되요? ”

“선생님이랑 함께 공연했고, 2004년 까르멘 공연하셨을 때, 프랑스에도 없는 최고의 합창단이라고 극찬하신 바 있는 합창단입니다. 그냥 합창단 하나가 아니라, 국립오페라단에 있는 한국에선 유일한 상설 오페라합창단이 없어진다는 사실이 안타까워서 그 상황을 전하고 선생님의 도움을 청하고자 온 것입니다. 이 합창단을 없애고, 더 좋은 사람들을 뽑겠다는 것도 아니고, 아예 상설합창단을 없애고, 앞으로 모든 공연을 건별로 대학생 단체 같은 곳과 계약해서 공연하기로 한답니다.”

오페라합창단이 간직하고 있는 그의 찬사는 지나가는 립서비스였는지 그는 자신의 그 합창단에 대한 칭찬을 기억초자 하지 못했다.
 
“뭐요? 언제 같이 공연했다구요? ”하고 되물었다.
“한국은 합창단 해체해도 다음날이면 노래 잘하는 사람 500명 금방 모입니다. 한국에서는 합창단 때문에는 아무 문제없어요. 그런데 대체 왜 해체했다는 겁니까, 이유가 뭐래요? ”

“그야 물론 경영효율, 예산절감이 이유죠. 표면적인 이유는 상설합창단을 둘 수 있는 규정이 없다는 거고.”  

“거봐요. 예산이 없다는 거 아니에요. 그 예산 당신들이 어디서 만들 거에요?
다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하는 건데. 당신들이 나서서 지금 뭐하는 거에요?”
“아니요. 오히려 오페라단 예산은 올해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돈이 없는 게 문제가 아니라 예산 집행의 우선순위를 잘못 두고 있는 게 문제죠.”

“이봐요. 내가 서울시향에 있는데 거기서 일 년에 5-6명씩 해고당해요.
여기만 해고당하는 사람들 있는 거 아니에요. 지금 온 나라가 다 그러구 있는데, 
합창단 하나 없어졌다고... 이 사람들이 여기까지 와서...그리고, 도대체 나더러 뭘 하라는 거에요, 그래서. 여기에 서명하라구?”

우린 오페라 바스티유에서 단원들이 서명한 서명지를 보여주며, “거의 모든 합창단원들이
서명했다. 한국에서 국회의원들이나 정부에서 오로지 프랑스에서 진행되는 서명운동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프랑스에서의 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6페이지에 빼곡히 담긴 바스티유오페라단원들의 서명을 보면서도 그의 태도에는 티끌만한 변화도 없었다.

합창단원이나 오케스트라단원 정도는 간단하게 소모품
취급해버리는 그는 연대나 인권, 노동자의 권리 따위의 개념을
송두리째 결핍하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사진 공공노조)

“그거 백날 해봐야. 아무 소용없어요. 내가 한국 가서 이거 알아 볼 꺼에요.
오페라 단장한테 물어보죠. 어떻게 된건지.”

그의 말이 맞다. 그가 마지못해 형식적으로 서명을 (할리도 없겠지만) 한다한들 아무 의미도 없다. 이제 그의 본심을 알았으니, 우린 더 기대하는 것이 없다. 그리고 그가 사건의 정황을 묻게 될, 해고 당사자 오페라 단장한테서 어떤 대답이 나올지는 너무나 뻔했다. 그는 그들의 세계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을 터이다.


미국에 구걸하던 사람들이, 이젠 미국쇠고기를 안 먹겠다고?

늦은 밤이니 빨리 투숙할 것을 종용하는 그의 아내인 듯한 여자 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는 끝까지 자신의 궁금증을 해결하고 싶어했다. 우리가 초반에 자기소개를 했음에도, 그는 다시 한 번 남의 일을 위해 한밤중에 그에게 달려온 우리를 외계인 보듯 하며 왜 남의 일에 나서서 이러고 있는지를 알고 싶어 했다. 

우리는 운동을(militant) 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국 오페라의 발전을 위해, 예술가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함께 일하는 세상을 위해서 연대하고 있다고 말하자, 그제서야, 그는 우리의 정체를 알아차렸다는 듯이,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까, 당신들이 그 100만명이나 촛불 들고 거리에 서서 미국 쇠고기 안 먹는다고 시위하는 그런 사람들이란 말이죠? 40년 전에는 미국에서 뭐 안 갖다주나 하면서 손 벌리고 있더니, 이제 와서는 미국산 쇠고기 안 먹겠다고 촛불 들고 서 있는 그 사람들. 그게 옳다고 생각하는 거에요? 그게 말이나 되는... 알았어요. 알았어.”

촛불을 든 시민들을 천민으로 묘사한 한나라당 주성영의원의 망언이 언뜻 생각났다. 그러고 보니 그의 말투와 어휘는 한나라당 의원들에게서 익히 접해오던 그것과 닮아있었다. 

“그렇게 불쌍한 사람들 돕고 싶으면 저기 아프리카나 가서 도와줘요. 여기서 그러지 말고.”
이 대목에선 우린 둘 다 경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저 사람이, 그토록 수많은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아온 위대한 예술가 정명훈인지. 바로 조금 전 우리의 영혼을 황홀하게 감싸주던 음악을 선사하던 그 지휘자가 맞는지. 잠시 멍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과 같은 예술가들을 거리의 불쌍한 걸인 취급하는 저 인간은 과연 누구란 말인가. 내 눈빛에는 어쩔 수 없이 그에 대한 무한한 경멸이 담길 수밖에 없었다.   
그 눈빛을 읽었는지, 정명훈은 제대로 역정이 났다.

“도대체 제 정신을 좀 차리세요. 공부 좀 하란 말이야. 세상이 그런 게 아니야. 이 계집애들이 말야. 한밤중에 찾아와서.”

비속어까지 서슴지 않는 그를 향해, 나는 그에게 제대로 적합한 말인 “정신차리라”는 말을 그대로 돌려주었다. “당신이나 정신 차리세요!” 

그는 거의 우리를 때릴 듯이 씩씩거리며
“불쌍한 사람들 돕고 싶으면 아프리카에나 가라구”. 다시 한 번 아프리카를 들먹이며 코 앞까지 다가와서 소리 질렀고, “기도하라구. 기도” 하는 말을 끝으로 올라갔다.

그의 마지막 말.
“기도하라”.
그에게도 이명박이 서울을 봉헌했던, 그래서 그를 도왔던 하느님이 있었나보다.

나와 성악하는 학생은 분노와 충격으로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간신히 추스르며 걸었다. 그녀는 울었다.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던 그 예술가가 저토록 상상할 수 없는 사상의 오물을 잔뜩 머리에 품고 있다는 그 사실을 우린 소화하기 힘들었다. 예술 전체에 대해, 인생 전체에 대해 거대한 사기를 당한 듯한 기분이었다.

문득 호텔로 오기 전, 샤틀레 극장 주변 까페에서 만난 라디오 프랑스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말이 생각났다. 우린 거기서 만난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한국에서의 사태를 설명했고, 그들은 모두 경악하였으며, 적극적으로 서명운동을 전개해줄 것을 약속했다. 우리가 혹시 정명훈에게 당신들이 동참을 호소할 순 없느냐는 제안에는 단호히 불가를 표명했다. 정명훈은 정치적 사안에는 늘 거리를 둔다는 거였다. 그러면서 곁들이는 말이, “당신들 지금처럼 파업하면 한국에선 감옥에 가”. 라고 정명훈이 라디오 프랑스 단원들에게 말했다는 거다.

그동안 어떻게 저 고매한 예술가가 이명박과 손발이 맞아 수년간 파트너쉽을 이룰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한 방에 해결되었다. 


정명훈 씨, 고맙습니다

 
그는 세상에 태어나서 도대체 어떤 책들을 읽었을까? 그는 연대나 인권, 노동자의 권리 따위의 개념을 송두리째 결핍하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합창단원이나 오케스트라단원 정도는 그저 자신의 위대한 예술을 위한 사소한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듯한 발언. 다 갖다 버려도 다음날 얼마든지 손쉽게 충전할 수 있는 건전지라도 되는 듯. 그 사고의 경박함은 이명박, 유인촌, 이소영과 그가 한 치의 차이도 없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물론 우리가 늦은 시간까지 그를 기다린 결례를 범하긴 했다. 그러나 조용히 옆의 로비에서 기다렸고, 그가 우리를 마주친 시간이 1시였던건, 그들의 긴 만찬이 끝난 시간이 1시였기 때문이었다. 또한 짧은 시간에 자료를 읽어야 할 그가 한국어로 된 자료를 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기도 했다. 그는 초반에 “한국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약속도 안 잡고 무례하게 무조건 사람을 기다리고 끼어든다”면서 우리를 한참 나무랐다. 언짢았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가 잠시 3분 정도 우리의 설명을 듣고, 알겠다고 하면서 읽어보겠다고 하며 서명지를 들고 객실로 올라갔어도, 우린 그의 수면을 단지 3분 정도 지체시킬 뿐이다. 긴 얘기를 한 건 그였고, 우린 그가 쏟아내는, 사상의 오물 종합선물세트 같은 공포극을 어이없이 바라보았다. 천국에서 지옥으로 우린 너무 빨리 넘어갔고, 그것의 연출가가 같은 사람이란 사실에서 정신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은 엄청난 혼란을 느꼈다.

촛불 발언부터 계집애 발언에 이르기까지 낱낱이 자신의
가면을 벗어준 정명훈이 차라리 고맙다.
(사진 공공노조)

1994년 바스티유 오페라에서 부당하게 해고당했을 때, 그는 노조의 지원을 받아 함께 싸웠고 그래서 승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가 현재 지휘하는 서울시립합창단에는 노조가 없다. 그가 취임하면서 “음악하는 사람들이 무슨 노조냐” 면서 노조에 대해 못을 박았기에 단원들은 감히 노조를 만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무노조 경영 삼성과 비슷하다.

그가 현재 지휘하는 라디오 프랑스 오케스트라에도 그가 지휘했던 바스티유 오페라에도 강력한 노조가 있다. 한국에서 가진 제왕적 권력이 거기에선 당연히 없는 탓이다. 2007년, 오페라 바스티유는 열흘이 넘는 강도 높은 파업을 하기도 했다. 무려 4만9천명에 달하는 고객들에 대한 환불사태가 있었다. 이곳의 예술가들이 지금의 안정적인 대우를 받으며 -합창단 연봉은 한화로 약 8천5백만원 내외, 오케스트라 단원은 1억원 내외이며 은퇴까지 맘 편히 일할 수 있는 정규직이다 - 세계 최고 수준의 음악을 안정적으로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예술노동자들에게 자신의 창작기반을 위협하는 경영자의 어떤 요구에도 당당히 맞설 수 있는 강력한 연대와 투쟁의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며 그들의 권리를 인정하고 정당히 대우하는 이 사회의 예술노동자에 대한 존중이 수반되었던 까닭이다.
 
가장 강력한 지원을 기대했던 정명훈을 통해 전원해고 사태를 가능하게 했던 문화 통치자들의 사고의 핵심을 오히려 들을 수 있었다. 문득, 그가 정직하고 양심있는 예술가였더라면, 지금까지 한국에서 일어난 그 수많은 문화예술계에서의 사건에서 그 어떤 입장표명도 하지않고 지내올 순 없었을 것임을 상기시킬 수 있었다

정명훈은 아름다운 소리를 이끌어내지만 그 소리의 구체적인 주체는 연주자들과 합창단들이다.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한 예술가로 대우하지 않고, 소모품 정도로 간주하는 그는 더 이상 존경을 바칠 수 있는 예술가가 아니다. 그는 권력자의 그늘 아래 안거하면서, 그가 나눠주는 달콤한 권력을 마음껏 휘두르며, 세상의 어두운 구석에 대해서는 외면하는 우리시대가 만든 신화의 슬픈 이면이었다. 우리가 쇼크를 받는 수고를 감수했을지언정, 그럴싸하게 포장된 무관심을 드러내기보다, 촛불 발언부터 계집애 발언에 이르기까지 낱낱이 자신의 가면을 벗어준 정명훈이 차라리 고맙다.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줄 막강한 권력자의 마술지팡이 같은 것은 없다. 그 어떤 친절한 권력도 우리에게 보다 나은 삶을 선물해 주진 않는다. 예술노동자들 스스로가 보다 넓은 연대의 틀에서 그것을 쟁취하려고 나서지 않는 한. 연대의 정신으로 적극적으로 서명에 동참했던 모든 프랑스 예술가들이 정명훈의 발언을 접하였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몹시 궁금하다.

정명훈이 일하는 라디오프랑스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그가 아프리카 아이들과 함께 웃고 있는 사진이 보인다. 유네세프 친선대사로 있으면서 그는 여기저기서 불우한 아이들을 위한 음악회를 가지기도 했다. 불우한 아이들을 위한 콘서트를 여는 자비를 베풀 수 있을지언정, 수십명의 예술가들이 일 할 수 있는 터전을 빼앗기고 거리에 나앉아도 채워 넣을 예술가들이 얼마든지 있으니 아무상관 없다는, 구세계의 모순에 온전히 빠져있는 자기중심의 거룩한 예술가. 어마어마한 질문 하나가 남는다. 정녕 예술은 인간을 구원할 수 없단 말인가.

Trackback 3 Comment 1
2009.03.24 09:18

영진위가 강한섭과 측근들의 놀이터인가?

영진위 노조, 강한섭 위원장과 김병재 국장 퇴진 요구

영진위 노조는 22일  강한섭 위원장과 김병재 사무국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 영진위 노조는 22일 강한섭 위원장과 김병재 사무국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이주호 기자

영화진흥위원회 노조는 3월 22일 강한섭 위원장과 김병재 국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강 위원장은, 5월 재계약 대상자인 영진위 산하 영상산업정책연구소의 정책개발팀과 조사연구팀 연구원 5명을 일괄 해고하는 것으로 인사방침을 정하고 인사위원회 절차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보했다.

결의문은 이번 사태를 “강위원장이 부임한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되던 측근들을 위한 각종 자리 만들기 행태”의 일환으로 보고 “소위 ‘강한섭 이너써클’이라 불리는 인사들을, 없던 자리까지 새로 만들어 무리하게 고용”하는 일이라 비난했다. 강 씨는 2008년 부임 이후 정책간사, 자문위원 등의 보직과 특별 TF를 신설한 뒤 자신과 친분이 있는 인사들을 고용해 왔다. 이러한 전례에 비추어 이번 해고 역시 자신과 친분이 있는 인사들을 직원으로 채용하기 위한 무리수라는 것이 영진위 내부의 공통된 의견이다.

“강위원장과 그의 앵무새 김병재 사무국장의 무원칙, 무소신, 안하무인 행태가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이는 참담하게도 우리 영화진흥위원회의 위상 추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퇴진 요구는 영화계와 문화계에서 “추락된 영진위의 위상”을 바로 세우고 원칙 없는 업무로 일관하며 끝내 영진위를 자신들의 “측근들의 놀이터”로 만든 데 대한 책임 추궁이라는 것이다.

이어 노조는 “영화계와 영진위의 암적 존재인 강한섭 위원장과 그의 하수인 김병재 사무국장”이 퇴진할 때까지 총력을 다 할 것이라 밝혔다.

 

Trackback 0 Comment 0
2009.03.19 09:30

조회수 조작이 죄인가 정부 비판이 죄인가

진보넷 아고라 네티즌 수사 중단 촉구
이주호 기자
아고라 토론방. 경찰의 아고라 네티즌 수사에 대해 진보넷이 성명을 내고 수사중단을 촉구했다.
▲ 아고라 토론방. 경찰의 아고라 네티즌 수사에 대해 진보넷이 성명을 내고 수사중단을 촉구했다.

지난 17일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방 아고라에 정부를 비방하는 글을 올리고 조회수를 늘렸다는 혐의로 네티즌 3명의 집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특정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자신이 올린 글들의 조회수를 늘려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토론방의 ‘베스트 글’에 오르게 해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혐의다.

이에 진보네트워크는 성명을 내고 경찰의 무리한 정치 수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성명서는 이 사건이 단순한 조회수 조작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려는 의도에서 이루어진 행위이며 이는 명백한 표현의 자유 침해이자 국민 전체를 위축시키고 겁주는 검열이라 주장했다.

또한 다음 측에서 피해를 주장했는지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경찰이 조회수 조작으로 영업을 방해했다 하여 압수수색이라는 강도 높은 수사력을 동원한 것도 납득이 가지 않는 상황이라 말했다. 그리고 이러한 우려 때문에 사이버 모욕죄에 반대하는 것이며, 경찰을 동원하여 정부 비판 여론을 탄압하는 정부의 각성을 촉구했다.

Trackback 0 Comment 0
2009.03.04 15:44

“제발이 씨발되지 않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콜트ㆍ콜텍 노동자와 함께하는 문화예술인 기자회견
                                                                                                                                        안태호 기자
3월 4일(수) 낮 1시, 인사동 남인사마당에서 ‘콜트ㆍ콜텍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와 함께하는 문화예술인 릴레이 문화행동 및 기자회견’이 열렸다.
▲ 3월 4일(수) 낮 1시, 인사동 남인사마당에서 ‘콜트ㆍ콜텍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와 함께하는 문화예술인 릴레이 문화행동 및 기자회견’이 열렸다.

전 세계 30%의 점유율을 가진 세계최고의 기타제조업체 콜트콜텍의 공장이 어느 날 갑자기 문을 닫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노동조합이 만들어져 기업활동을 하기가 어렵다는 거였다. 노동조합 하나 없이 30년 동안 저임금과 산업재해에 시달린 결과는 박영호 사장이 1,000억대 재산을 축적해 한국 부자순위 120위에 랭크되었다는 것과 자신들이 길거리에 내몰리게 됐다는 것 뿐이었다. 공장은 외국으로 이전했고 어제까지 기타를 만들던 노동자들은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어버렸다.

기타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억울한 사연을 호소했지만, 박영호 사장은 일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집단 농성도 하고 문화제도 벌였다. 선전전도 열심히 했고 철탑에도 올라갔다. 그렇게 싸워온 날들이 벌써 700일을 넘겼다.

3월 4일(수) 낮 1시, 인사동 남인사마당에서 ‘콜트ㆍ콜텍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와 함께하는 문화예술인 릴레이 문화행동 및 기자회견’이 열렸다. 오프닝 공연으로는 밴드 한음파의 이정훈 씨가 마두금으로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를 연주했다.

김성일 조합원은 규탄 발언을 통해  “박영호 사장에게 바라는 것은 돈도 아니고 오직 현장에서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기타를 만들고 싶다는 것 뿐”이라며 위장폐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사진작가 노순택은 한 영화주간지에 실렸던 자신의 글을 소개하며 “제발이 씨발이 되지 않는 그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송경동 시인은 ‘꿈의 공장을 찾아서’라는 자작시를 낭송하며 “아픔과 소외, 상처가 아닌 기쁨과 희망이 시의 재료로 쓰일 수 있는 좋은 세상이 됐으면 한다”고 소망을 피력했다.

기자회견문은 클럽 빵의 김영등 대표와 콜트콜텍 문제에 대해 문화예술계에서 가장 먼저 앞장섰던 가수 명인씨가 함께 낭독했다. 이들은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의 연대를 촉구하며 콜트‧콜텍의 위장폐업, 노동자 탄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문화예술인들은 앞으로 3월 11일(수)부터 매주 주요일 낮 12시부터 1시까지 남인사마당에서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문화예술인 릴레이 문화행동을 벌일 예정이다. 또,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 저녁 7시 30분에는 홍대앞 클럽 <빵>에서 수요 문화행사를 열 계획이다. 3월 17일(화) 8시부터 10시까지는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다큐멘터리 <기타 (其他 - Guitar) 이야기>의 상영도 진행된다. 이밖에도 3월 말에는 콜트․콜텍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를 지지하는 직장인 밴드 문화제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밴드 한음파의 이정훈씨가 마두금을 연주하고 있다.

“위장폐업 철회하고 노동권을 보장하라”, “노동자를 탄압하는 박영호는 물러가라”  

우리는 일하고 싶을 뿐이고...

"기타(guitar) 노동자는 기타(其他) 노동자가 아니다"

기타 노동자의 염원이 나무에 걸렸다.

콜트 콜텍 노동자들이 소망을 담은 종이를 기타모양의 보드판에 꽂고 있다.  

"장인의 기술이 울고 있다", "박영호 당신은 조직의 두목이 아니다"

Trackback 1 Comment 0
2009.02.27 09:15

미술관 인턴, “편의점 알바가 부럽다”

최저임금 못 미치는 미술관ㆍ갤러리 인턴제도 개선 필요
                                                                                                                                        안태호 기자
한가람미술관 인턴 모집 공고. '근무보수 없음'이 뚜렷하다.
▲ 한가람미술관 인턴 모집 공고. '근무보수 없음'이 뚜렷하다.

2년 전 신정아 씨의 스캔들이 불거져 나왔을 때, 많은 이들이 ‘큐레이터’라는 직업에 대해 선망의 눈길을 숨기지 않았다. 비록 여러 언론에서 큐레이터의 현실이 상상하는 것만큼 우아하고 고고한 것이 아니라는 인터뷰와 기획기사를 실었음에도 이 믿음은 여전히 굳건하다. 큐레이터는 ‘미술관의 꽃’이고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오는 트렌디한 주인공들은 어김없이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도도함을 뽐낸다. 아무래도 당분간, ‘큐레이터=고상한 직업’이라는 일반의 오해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 같다.

정작 큐레이터들은 자신들의 처지를 ‘연못 위의 백조’와 같다고 이야기한다.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은 당당한 자태를 뽐내지만 물속에서는 쉴 틈 없이 다리를 젓기 바쁘단 거다. 학예사라고 불리기도 하는 큐레이터들은 실제로 본업인 전시기획부터 작품ㆍ전시장 관리, 홍보, 전시장에 못 박는 일까지 수많은 잡무에 시달려 스스로를 ‘잡예사’라고 부르기까지 한다.

그런데, 정직원 큐레이터를 꿈꾸는 이들의 처우는 어떨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인턴 급여 : 0원
서울시립미술관 인턴 급여 : 교통비, 중식비
일반 상업 화랑/갤러리 인턴 급여 : 10~60만원
일반 상업 갤러리 어시스턴트 큐레이터/정직원 급여 : 70~100만원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미술관ㆍ갤러리 인턴 처우에 대한 글의 일부분이다. 일주일에 4일 출근을 요구하는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의 인턴 급여는 0원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은 그나마 교통비와 중식비를 제공한다. 문제는 대다수 국공립미술관들이 비슷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대전시립미술관은 무급, 국립현대미술관은 일당 15,000원, 광주와 부산은 일당 1만원에 인턴제를 유지하고 있다. 2009년 현재 최저임금은 시급 4,000원이다.

그러나 국공립미술관이 학예사 시험에 필요한 경력인정기관이다 보니 보수가 없다시피 한 인턴자리도 경쟁률이 치열하다.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미술계의 분석은 ‘예비군’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 중론이다. 큐레이터를 지망하는 예비인력이 넘쳐나다 보니 사람을 쓰는 쪽에서 아쉬움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거다.

시각예술 관련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네오룩닷컴에서는 최근 미술관ㆍ갤러리 인턴제에 대한 성토가 한창이다. 이들은 전시기획자를 뽑아놓고 ‘전시 디자이너, 회계업무, 비서 노릇, 고객 서비스’를 다 시킨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심지어는 화장실 청소까지 인턴의 몫으로 넘어오기도 한다는 게 이들의 증언이다.

사실, 인턴 문제는 미술계 내에서 고질적으로 제기되어 오던 문제다. 그러나 번번이 무관심 속에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나고 말았다. 네오룩닷컴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이들은 ‘이번에야말로 인턴제의 문제점을 뿌리뽑자’는 입장이다. 이들은 갤러리 구인 모집 글들에 댓글을 달기도 하고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에 미술관 인턴제 폐지에 대한 청원을 올리는 등 활발하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최저임금법 위반 사업장 명단을 만들자’, ‘공공기관인 서울시립미술관에 민원을 넣자’ 등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만들어 서로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에 힘입어 한 공중파 방송에 이 문제가 소개되자 문제가 됐던 기관에서는 ‘관련 예산 확보에 힘쓰겠다’며 개선의 여지를 보이기도 했다. 시급 4,000원을 받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부럽다는 고학력 인턴들. 과연 이번에는 확실히 문제의 해결을 볼 수 있을까?

 

Trackback 3 Comment 78
2009.02.18 11:17

EBS가 문화 전문 방송이 아닌 건 알았지만

EBS, <한영애의 문화 한 페이지> 등 교양프로그램 폐지 방침에 청취자 반발
                                                                                                                                        이주호 기자
EBS가 <한영애의 문화 한 페이지> 폐지를 발표하자 문화계 인사들과 청취자들이 철회 반대를 주장하고 나섰다.
▲ EBS가 <한영애의 문화 한 페이지> 폐지를 발표하자 문화계 인사들과 청취자들이 철회 반대를 주장하고 나섰다.

교육방송 EBS가 채널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영애의 문화 한 페이지> 폐지 방침을 발표하자 박영택 경기대 미술학부 교수 등의 출연진이 이 방침을 철회해 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하는 한편 청취자들도 폐지 반대 온라인 서명 운동을 벌이며 나서면서 프로그램을 둘러싼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EBS는 17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프로그램 개편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한영애의 문화 한 페이지>, <강지원의 특별한 만남>, <책으로 만나는 세상> 등의 교양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대신 <BBC 월드뉴스>, <영어로 듣는 클래식>, <영어로 듣는 재즈> 등 외국어 프로그램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되고 있는 <한영애의 문화 한 페이지>는 음악인 한영애가 7년간 진행해 온 장수 프로그램으로 관련 분야 전문가가 출연하여 요일별로 음악, 미술, 공연, 문학, 영화 관련 동향과 정보를 알려주는 문화예술 전문 프로그램이었다.

프로그램 관련자는 <한영애의 문화 한 페이지>가 청취율과 청취자의 충성도는 알 수 없지만 객관적 측정 수치라 할 수 있는 홈페이지 접속 수가 낮은 것으로 볼 때 폐지 논란을 넘어설 만큼 대단한 프로그램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취자들은 해당 프로그램 게시판과 아고라 게시판을 통해 폐지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며 오전 9시에서 10사이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을 두고 타 방송과의 경쟁 운운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판단기준이라고 맞서는 한편 9일부터 EBS 사옥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EBS측의 경쟁력 강화 주장과 영어 전문 방송사로 변모하느냐는 청취자들의 비아냥거림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 프로그램은 23일 봄 개편을 맞아 폐지가 확정된 상태다.

 

Trackback 0 Comment 0
2009.02.13 16:50

예술위 내홍, 위원장이 책임져야

오광수 신임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이 유인촌 문화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받고 있다.
▲ 오광수 신임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이 유인촌 문화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받고 있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장 김용태, 이하 민예총)은 13일 논평을 통해 신임 예술위 3대 위원장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이 예술위 내부갈등의 해결이라고 밝혔다.

민예총은 우선 “오 위원장의 임명으로 선장없는 배와 같이 표류 중이던 예술위가 정상화되길 기대한다”면서 신임위원장이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밝힌 심사와 지원방식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 예술의 생활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 예술 재원 확보 등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예술위의 숙제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사무처장 임명건으로 발생한 노동조합과의 갈등은 당사자로서 책임있는 해결을 요구했다. 민예총은 ‘분명 새 위원장으로 확정되지 않았던 직무대행 시절에 이뤄진 윤 사무처장 임용은 그간의 절차나 과정을 무시한 월권’이라며 “오 위원장은 이런 내홍의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결자해지의 자세로 사태 해결에 임해야 할 것이다.”라며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민예총은 “예술위 내부 갈등은 예술위 자체 뿐만 아니라 예술위에 젖줄을 대고 있는 순수창작예술인 모두에게 매우 불행한 사태”라며 “위원장은 어떤 정치적 고려를 털어내고 그야말로 예술계를 살려내야 한다는 엄중한 책임감으로 임할 것”을 권고했다.

오광수 위원장은 직무대행을 맡고 있던 지난 1월 윤정국 사무처장 임명과 관련하여 예술위 노동조합과 심각한 갈등을 빚어왔다. 예술위 노동조합은 ‘직원선발 시 노조와 협의를 해야 한다’는 단체협약을 지키지 않았고, 새로 임명될 위원장과 일을 하게 될 사무처장을 직무대행이 선발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며 출근저지투쟁과 농성을 계속해 왔다.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