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에 해당되는 글 46건

  1. 2009.04.06 ‘마츠모토 타이요 월드’의 푸른 입장권
  2. 2009.03.26 [김성희의 페이지]그만 쳐 놀려라, 비비디바비디부!
  3. 2009.03.16 [김성희의 페이지]여고생 뒤태에 던지는 썩소
  4. 2009.03.08 [김성희의 페이지]중첩되는 기억
  5. 2009.02.13 ‘가로’와 데즈카 오사무
  6. 2009.02.12 경기부양 강물아래 삽질경제 또아리
  7. 2009.02.11 '통신비밀공개법' 아닌가?
  8. 2009.02.10 이놈들, 빨갱이구만?
  9. 2009.02.07 그 분의 삽은 땅만 파지 않는다 (2)
  10. 2009.02.05 당신같은 인간들을 뭐라고 부르는 지 알아?
2009.04.06 09:01

‘마츠모토 타이요 월드’의 푸른 입장권

마츠모토 타이요, <푸른 청춘>

마츠모토 타이요, <푸른 청춘>, 애니북스, 값 8,000원

▲ 마츠모토 타이요, <푸른 청춘>, 애니북스, 값 8,000원



                                                          안태호 기자

마츠모토 타이요는 일반인에게보다 만화가들 사이에서 더 잘 알려진 작가다. 그의 팬을 자처하며 영향을 고백하는 만화가들만도 벌써 여럿 봤다. 비교적 높은 인기로 영화화까지 진행된 <핑퐁>같은 작품을 보면 그 팬심이 십분 이해되고도 남음이 있다. 칸을 찢고 튀어나올 것만 같은 역동적인 동세연출은 확실히 독보적이다. 게다가 주로 두 명의 주인공이 짝을 이뤄 갈등하며 엮어내는 스토리 라인의 긴장감도 작가를 범상치 않은 범주에 포함하도록 만드는 힘이다.

<철콘 근크리트>, <제로>, <고고 몬스터>, 최근에 소개된 <넘버 파이브>에 이르기까지 이 같은 연출과 이야기의 짜임새는 골격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작품들이 비슷비슷하다는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말이다. 오히려 <넘버 파이브>에서는 ‘마츠모토 타이요가 너무 멀리까지 나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독자들의 조바심이 있을 정도였으니까.

애니북스에서 <푸른 청춘>이 나왔다. 근 10년 전에 해적판으로 출간됐던 것을 판형을 키워 새롭게 냈다. 1993년 작품으로 비교적 초기작이다. 게다가 단편집이다. 국내에 번역된 대부분의 작품을 봐왔지만 단편은 처음이다.

불량청소년들의 우울한 청춘 군상을 그려낸 일곱 편의 단편들은 ‘가장 마츠모토 타이요 다운 작품’이라는 홍보문구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초기작이고 단편인 만큼 이후의 작업들의 원천소스를 접하는 것 같은, 거꾸로 된 기시감마저 든다. 풋풋하고 거친 듯하지만 에너지가 넘치는 작업들이다.

제일 앞에 실린 ‘행복하다면 손뼉을 치자’에는 학교 옥상 베란다의 바깥쪽에 서서 손을 놓은 채 누가 더 손뼉을 많이 치는가를 겨루는 ‘베란다 게임’이 나온다. 무료한 날들이 계속되는 와중 게임의 2인자는 신기록을 세우고 옥상에서 떨어져 ‘멋있게’ 죽는다. 가히 향후 ‘마츠모토 타이요 월드’에 등장하게 될 갈등하는 히어로들의 원형이라 할만하다.

상식을 허용하지 않는 초현실적인 풍경들의 나열은 마츠모토 타이요의 세계에서는 일상과도 같다. 단순무식한 추격전의 끝장을 보여주는 ‘끝장이네 이거’의 경우, 달려서 지하철을 따라잡는다든가 차에 치여 머리가 깨어졌는데도 벌떡 일어나 추격을 계속하는 등 말도 안 되는 추격전 자체가 아니라 추격전을 드러내는 연출방식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리볼버’에서는 우연히 권총을 손에 넣게 된 삼인조가 총으로 인해 좌충우돌하다 바닷가에 가 러시안 룰렛을 벌인다. 이유는 단 하나, ‘살아있다는 긴장감을 느끼기 위해서’다. 단편집을 지배하는 가장 커다란 정서는 권태다. 단지 권태를 벗어나기 위해 주인공들은 베란다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손뼉을 치고, 톨루엔(환각제의 일종)을 물고 다니고, 이유 없이 폭력을 휘둘러 대고, 패밀리레스토랑을 순회하며 시간을 죽인다.

작가는 후기에서 학창시절 불량청소년들과 어울리며 그들의 사진을 찍던 에피소드를 공개한다. 불량청소년들은 하나같이 사진 찍는 것을 매우 즐겼는데 작가가 사진을 신경 써서 찍을라치면 씨익 웃어대며 ‘괜찮으니까 그냥 찍기나 해라’고 쑥스럽게 이야기하곤 했다는 거다. 작가는 이에 대해 “현재를 이미 과거의 것으로 생각하는 그들에게 카메라라는 아이템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도 이해가 갑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푸르지만 우울한 청춘, 불투명한 미래와 빠르게 과거에 잠식당하는 현재 사이에서 출구를 찾지 못하고 분출하는 감정들. 이 모두를 아우르는 것은 압도적인 권태다.

전혀 의미 없어 보이는 대사들의 남발이라든가, 직선 따윈 용납할 수 없다는 듯 자유분방한 그의 선, 자칫 과잉으로 보일법한 연출방식 등이 낯설지도 모르지만 그 낯설음을 거슬러 올라가면 당신도 마츠모토 타이요 월드의 시민이 될 수 있을 거다.

마츠모토 타이요, <푸른 청춘>, 애니북스, 값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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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6 10:25

[김성희의 페이지]그만 쳐 놀려라, 비비디바비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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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6 14:06

[김성희의 페이지]여고생 뒤태에 던지는 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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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8 11:33

[김성희의 페이지]중첩되는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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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3 16:48

‘가로’와 데즈카 오사무

작가의 개성을 존중하며 자유로운 창작을 발표하는 지면으로 일본 만화업계에 자극과 충격을 던져주었던 대안만화잡지[가로]. 표지는 시라토 산페이의 [카무이전]
▲ 작가의 개성을 존중하며 자유로운 창작을 발표하는 지면으로 일본 만화업계에 자극과 충격을 던져주었던 대안만화잡지[가로]. 표지는 시라토 산페이의 [카무이전]

일본의 출판만화업계는 세계적인 기준으로도 이례적일 정도로 방대한 규모와 역사를 지니고 있고, 그만큼 내부에 존재해 온 다양한 움직임과 계층적 양상을 파악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일찍이 90년대부터 일본만화 최다 수입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실 한국에 일반적으로 퍼진 일본만화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소년점프를 비롯한 소년, 청년, 소녀 만화잡지의 작품으로 대표되는 주류 상업만화에 머무른다. (물론 최근 몇 년간 비주류 출판사의 작품이나, 설사 주류 상업지에 게재되었더라도 주류 색채에서 벗어난 작품이 두루 출간되면서 일본만화에 대한 이해와 정의의 폭을 한층 넓히고 있다.) 지나치게 울창하고 광대한 숲, 화려한 외피에 가려서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내부의 수많은 움직임과 역사를 간과하기 쉬운 일본만화의 메카니즘을 논할 때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핵심적 축이 있다. 바로 주류에서 벗어난, 혹은 주류와는 다른 시도를 하려고 했던 수많은 ‘대안’만화의 존재다. 지금의 일본만화는 다양한 대안만화와의 교류와 소통과 흡수로 이루어진 유기체인 것이다.

일본만화의 역사는 시초부터 치열한 정반합의 장이었다. 일본 근대만화의 출발점은 신문의 사회풍자 카툰이나 아동잡지의 짤막한 개그만화였으나, 제 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비약적인 발전을 보인다. 바로 스토리만화의 등장으로, 그 중심에 있는 인물은 현재까지도 일본 대중문화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만화의 신’ 데즈카 오사무(手塚治虫)였다. 1947년 출간된 데즈카의 [신 보물섬(新宝島)]은 약 200페이지 분량에 달하는 완결된 스토리의 만화로 전국적으로 추정 40만~80만권이 팔려나갔다. 문학으로 치자면 짤막한 기사나 수필만 존재하던 와중에 혜성처럼 중편 소설이 등장한 셈이다. 그리고 이 혁명적인 사건을 가능케 한 것은 만화란 신문이나 아동잡지의 한정된 지면만을 채우는 매체라는 생각을 가진 도쿄의 주류 출판사가 아니라, 저렴한 읽을거리를 조악한 종이와 인쇄술로 대량 찍어내고 있던 오사카의 아카혼(赤本) 출판사들이었다. 아카혼은 ‘붉은 책’을 의미하며 표지에 자주 사용된 붉은 계통의 색채, 주로 어린이용 읽을거리였다는 점과 가격의 저렴함으로 인한 저속하다는 인식 때문에 그렇게 불리었다. 대안적 지면으로써의 아카혼은 이후 극화(劇画)라는 또 다른 중대한 만화사적 움직임의 기반을 제공하게 된다.

만화의 상업성에 주목한 도쿄의 출판사들은 아동잡지에 만화 지면을 늘리거나 아예 만화전문 잡지를 창간하면서 데즈카를 비롯한 아카혼 만화가들을 중앙으로 끌어들인다. 가쿠도샤(学童社)의 [만화소년(漫画少年)], 코우분샤(光文社)의 [소년(少年)], 후에 100만부 신화의 [소년점프]로 통합되는 슈에이샤(集英社)의 [오모시로북(おもしろブック: 재미난 책)], 아키타 쇼텐(秋田書店)의 [모험왕(冒険王)] 등이 40년대 말부터 6.25전쟁 특수에 힘입은 경제성장을 이룬 50년대를 풍미한 아동잡지, 만화잡지들이었다. 이 시기에 데즈카는 [만화소년]에 <정글대제(ジャングル大帝)>와 <불새(火の鳥)>, [소년]에는 <철완 아톰(鉄腕アトム)> 등 인기작을 연재하며 그의 둥글고 귀여운 그림체와 SF, 서부극, 시대극, 동화 등 서구 장르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소재와 장대한 서사적 구조로 당시 만화의 주류를 대표하는 위치로 부상하며 만화계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타츠미 요시히로 [불쌍한 몽키]

시사만화와 아동용 개그만화가 주류였던 초기 만화계에, 지방 출신으로 오사카의 아카혼 출판사를 통해 대두한 데즈카가 도쿄의 주류출판사에 편입되면서 새로운 ‘주류=정(正)’이 되었다고 하면, 그에 대항하는 ‘반(反)’ 역시 아카혼에서 비롯된다. 바로 극화(劇画) 움직임이다. 대본소(貸本屋: 저렴한 금액을 지불하고 책을 열람, 대여할 수 있는 가게) 중심으로 유통된 아카혼 만화를 그리던 이 젊은 작가들은 데즈카 오사무의 아동만화가 대표하던 만화(漫画)라는 단어에 대항해 자신들의 작품을 ‘만화’가 아닌 ‘극화’라고 칭했다. 이는 ‘코믹스’가 지닌 유치한 아동용 매체라는 사회적 인식을 탈피하기 위해 ‘그래픽 노블’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북미 만화계의 경우와도 유사하다. 극화는 아동만화의 둥글고 단순화된 선과는 극렬히 대비되는 날선 그림체와 한층 사실적인 묘사, 강도 높은 성과 폭력의 표현 등 비주얼적인 측면에서부터 상극에 있었다. 내용적으로도 시대극, 범죄, 사회비판 등 성인지향의 주제로 아동만화와는 명백히 다른 연령대와 계층의 독자들을 겨냥하고 있었다. 1956년 출간된 <카게(影)>, 1957년 출간된 <마치(街)>는 다양한 극화를 게재한 극화 단편모음집으로 대본소를 중심으로 유통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아카혼과 극화가 남긴 만화사적 업적의 결정체는 1964년 나가이 카츠이치(長井勝一)가 창간한 월간 만화잡지 [가로(ガロ)]였다. [가로]는 애초에 인기 대본소 작가 시라토 산페이(白土 三平)의 장편 닌자만화 <카무이전(カムイ伝)>을 게재할 목적으로 창간되었으나, 대본소의 몰락에 따라 점차 활동 지면을 잃은 극화 작가들을 받아들이는 창구이자 개성적인 신인을 발굴하는 잡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닌자만화라는 오락적, 미학적 대중성을 갖춘 장르에 마르크스주의적 고찰과 비판의식을 가해 6-70년대 운동권 청년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만화를 진지한 평론의 대상으로 끌어올린 시라토 산페이, 경제성장기의 그늘에 가려진 이들의 일상화된 비참함을 충격적일만큼 담담하게 묘사한 타츠미 요시히로(辰巳ヨシヒロ), 기묘한 꿈과도 같은 의식의 풍경과 빈궁한 일상을 넘나드는 독특한 작품세계의 츠게 요시하루(つげ義春), 특유의 블랙유머와 세밀한 묘사가 돋보이는 요괴만화와 전쟁만화로 유명한 미즈키 시게루(水木しげる) 등이 초기 [가로]의 대표 작가들이었다.

주간 소년만화잡지 [소년 선데이(少年サンデー)], [소년 매거진(少年マガジン)]등의 주류 잡지가 극화를 편입하며 훨씬 더 많은 판매부수를 자랑했지만, 그럼에도 [가로]가 주류잡지에지지 않는 장점이 있었다면 바로 그 높은 자유도였다. 현재도 이어지는 주류 상업지 연재만화의 특징인 편집자와 작가의 공동제작에 가까운 밀착형 창작시스템이 [가로]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페이지 수의 제한도 없었고, 편집부의 간섭도 없었으며 독자인기투표를 괘념할 필요도 없었다. 무엇보다 허용되는 표현의 수위가 높았기에, 다른 잡지에서는 거부당한 만화가 [가로]의 지면을 통해 비로소 빛을 보는 경우도 있었다. [가로]는 1971년 <카무이전>의 연재 종료와 함께 판매부수가 급격히 떨어지고 80년대에는 원고료마저 지불할 수 없을 정도의 경영난에 시달리지만, 그럼에도 2002년까지 발행될 정도로 [가로]의 매력적인 지면에 게재되기를 원하는 작가는 많았다. 기성작가는 일반 상업지에서는 시도할 수 없는 실험의 장으로써, 신인은 권위 있는 등용문으로써 원고료 이외의 메리트를 추구했던 것이다. 현재도 일본에서는 비주류적 색채와 높은 작품성, 작가의 독자성이 돋보이는 만화를 ‘독립만화’나 ‘대안만화’라는 호칭보다는-실제 [가로] 게재 여부를 떠나서-‘가로계’라고 칭할 정도로 [가로]는 일본만화계에 있어 하나의 대명사적 존재가 되었다.

타카노 후미코 [막대가 하나]

또한 [가로]는 작가의 개성을 존중하며 자유로운 창작을 발표하는 지면으로 일본 만화업계에 자극과 충격을 던져주었다. 그 영향으로 창간된 잡지가 1967년도의 [COM]이었다. 데즈카 오사무의 애니메이션 회사였던 무시 프로덕션에서 발행한 [COM]은 데즈카의 초장편작 <불새> 연재와 함께 후지코 후지오(藤子不二雄), 이시모리 쇼타로(石森章太郎, 아카츠카 후지오(赤塚不二夫), 마츠모토 레이지(松本零士) 등의 인기 작가들이 본업인 주류 상업지에서는 게재할 수 없는 실험적인 작품을 자유롭게 발표할 수 있는 지면이자, 개성적인 신인을 발굴하는 등용문으로써 이미 창간부터 [가로]를 강하게 의식하고 있는 잡지였다. [COM] 역시 60년대 운동권 청년들의 지지를 받으며 [가로]와는 다른 도회적인 색채로 차별화되었다. [COM]을 통해 데뷔한 작가들 중에는 소년만화가 아다치 미츠루(あだち充), 공포만화가 히노 히데시(日野日出志), 소녀만화가 다케미야 케이코(竹宮惠子) 등 판이하게 다른 장르에서 대중적 인기와 독자적 작품성 구축에 성공한 대가들이 돋보이는 만큼 [COM]이 얼마나 다양한 색채의 작품을 포용하고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1973년 무시 프로덕션이 도산하며 [COM]은 폐간되지만, 1976년 아사히 소노라마(朝日ソノラマ)에서 창간한 [망가소년(マンガ少年)]이 [COM]의 연재작 및 작가를 상당수 이어가게 된다. 당시의 추세에 따라 SF 장르와 애니메이션 기사를 다수 기재하던 이 잡지의 간판작품은 데즈카의 <불새>와 다케미야 케이코의 SF대작 <지구로⋯>였으며, 신인작가의 배출에도 노력을 기울여 <아타고올은 고양이의 숲(アタゴオルは猫の森)>의 마스무라 히로시(ますむらひろし), <메이지 침술명의 텐진(てんじんさん)>의 키무라 나오미(木村直巳), <몽환신사(夢幻紳士)>의 타카하시 요우스케(高橋葉介) 등이 [망가소년]을 통해 데뷔했다. 이 밖에 70년대 말 창간된 마이너 경향의 만화잡지로 [JUNE], [망가 기상천외(マンガ奇想天外)], [DUO], [Peke], [만금초(漫金超)] 등이 강렬한 개성을 가진 신인작가들이 활동한 대안적 만화잡지로 꼽혔다. 이 중에서 현재까지 남아있는 잡지는 여성향 남성동성애 장르인 ‘야오이’의 상업적 성공에 힘입은 [JUNE]이 유일하다. 또한 1980년대 청년만화의 변천은 [영매거진(ヤングマガジン)], [빅코믹(ビッグコミック)], [만화 액션(漫画アクション)]등 청년잡지의 지면에 유럽만화의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두 작가 - 오토모 가츠히로(大友 克洋)의 혁신적인 SF만화와 다니구치 지로(谷口 ジロー)의 대중적 상업코드는 없으나 잔잔한 일상을 생생하게 그려낸 작품의 게재를 가능하게 하였다.

현재는 1986년 창간한 고단샤(講談社)의 [애프터눈(アフタヌーン)], 1995년 창간한 엔터브레인(エンターブレイン)의 [코믹빔(コミックビーム)]이 ‘자유로운 지면과 신인작가 양성’이라는 대안만화잡지로서 [가로]ㆍ[COM]과 유사한 철학을 계승하는 잡지로 발행되고 있다.

타카하시 요우스케 [몽환신사]

70년대 말-80년대에 등장한 ‘뉴웨이브’ 만화는, 기존의 격식화된 상업지 일본만화와는 확연히 차별되는 작화와 구도로 장르간의 경계를 흐리고 만화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은 대안적 만화로써의 의미를 가진다. 오토모 가츠히로, 아즈마 히데오(吾妻 ひでお), 타카노 후미코(高野 文子), 이시카와 준(いしかわ じゅん), 마스무라 히로시, 타카하시 요우스케 등이 대표적인 뉴웨이브 작가로 일컬어지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앞서 나열한 대안만화잡지, 혹은 기존 상업만화로부터의 변화와 탈피를 꾀하던 청년잡지의 지면을 통해 데뷔, 활동했다는 점이다. 또한 다양한 그림체를 구사하며 독특한 공간감과 호흡으로 젊은 부부의 일상부터 가지절임 한 조각을 둘러싼 철학적 SF까지 다양한 차원을 그려내는 타카노 후미코, 거대한 고양이와 인간이 당연한 듯이 공존하는 대륙의 이야기만을 줄기차게 그려온 마스무라 히로시, 탐미적이면서 잔혹하고도 블랙유머가 번뜩이는 세계를 붓으로 그리는 타카하시 요우스케 등 상호간의 공통점은커녕 어떤 장르에 분류해야 할 지도 애매한 작가들이 뉴웨이브의 특징으로, 그만큼 실험적이면서 다양한 지면의 중요성이 역설되는 케이스다.

설사 실험적 목적으로 창간된 잡지가 아닌 상업지라도, 정체된 청년극화를 개선하기 위해 여타 서브컬처 및 새로운 작풍의 작품을 적극적으로 게재한 청년잡지나, 좀 더 거슬러 올라가서 데즈카 등의 아카혼 작가들을 도쿄로 불러들인 초기 만화잡지와 극화 스타일을 전격적으로 도입한 주간 소년잡지의 경우처럼 적극적으로 대안의 상업적 가능성을 모색하고 포용해온 것도 일본 주류 상업지의 특징이자 성공 요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일본 출판업계의 거품이 빠지고 잡지 수가 줄어들면서 아예 인터넷 무료배포 형식으로 돌린 고단샤의 [모닝투(モーニング2)]나 온라인 배포를 전제로 한 공모전 [MiChao!] 등 대안적 지면의 현장도 격변하고 있지만, 일본의 대안잡지, 대안만화의 역사가 제시하는 교훈은 매체를 초월하는 진리가 있다. 우선 초기 만화잡지와 소년잡지는 스토리만화면 스토리만화, 극화면 극화 등 그 때 그 때의 유행과 대세를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새로운 트렌드를 적극 도입, 상업적 가치를 분석해 판매하는 것을 통해 성공한 경우로 주목할 만하다.

두 번째는 인기작품의 지속적 게재다. <카무이전>의 완결로 큰 타격을 입은 [가로]의 판매량에서 보다시피 ‘히트상품’의 부재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알 수 있다. [COM]처럼 단순히 인기 작가진에서 머무르지 않고 잡지-혹은 출판사-를 경제적으로 지탱할 수 있는 인기 작품의 존재는 막중하다. 또한 [가로]가 경제적 난항에도 불구하고 30년이나 더 버틴 배경도 중요하다. 그 뒤에는 [가로]라는 잡지에 대한 일종의 신화와 존경심이 존재했고, 생계에는 직접적인 보탬이 되지 않아도 [가로]라는 지면에는 표현의 자유와 어느 수준 이상의 작품성이 보장되는 작품만이 게재될 자격이 있다는 합의된 권위가 인정되었던 것이다. 물론 이러한 권위는 하루아침에 획득되는 것이 아니며, 창립자 나가이의 넓은 인맥과 친교활동도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결정적으로 [가로]가 표현의 자유와 작품성이라는 작가와 독자에 대한 ‘신용’을 지켰기 때문에 유지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대안적 지면이든, 좀 더 상업적인 지면이든 절도 있으면서 확연한 ‘철학’을 정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작가가 그리고 싶은 것을 마음껏 그리게 하는 것’이든, ‘특정 연령대와 성별과 성향의 독자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는 뭐든지 게재’하는 것이든 확고한 일관성과 철학만 있으면 대안만화를 자연스러운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는 유연함 역시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 본 기사는 우리만화연대에서 발간하는 <우리만화>에서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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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2 10:02

경기부양 강물아래 삽질경제 또아리

일명 ‘MB악법’ 드라이브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다시금 개혁법안이라는 이름으로 악법들을 상정하려 하고 있습니다. 법안들의 대부분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다분한 탓에 시민사회와 야당의 반발이 거세지만, 정부여당은 이번에는 아랑곳하지 않을 태도입니다. 이런 가운데 강풀, 최규석, 곽백수, 윤태호, 김태권 등 만화가들이 ‘MB악법 반대 릴레이 카툰 연재’를 시작합니다. 다음 아고라와 프레시안 등에 동시 연재되는 작품을 작가들의 뜻에 따라 컬처뉴스에도 함께 게재합니다. 연재 시작시점과 설연휴 등의 문제로 컬처뉴스 연재일정은 조금 뒤늦게 진행될 예정입니다. 독자들의 양해와 함께 많은 관심 바랍니다. /편집자.

[관련기사]
마스크 쓴 당신을 체포한다
이쯤 되면 당연히 이런 의문이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님 장난함?
지옥의 묵시록
달라진 방송보니 어때?
언론장악, 얼마나 위험할까?
의료민영화가 되면 어떤 일이?
당신같은 인간들을 뭐라고 부르는 지 알아?
그 분의 삽은 땅만 파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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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밀공개법'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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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1 11:04

'통신비밀공개법' 아닌가?

일명 ‘MB악법’ 드라이브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다시금 개혁법안이라는 이름으로 악법들을 상정하려 하고 있습니다. 법안들의 대부분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다분한 탓에 시민사회와 야당의 반발이 거세지만, 정부여당은 이번에는 아랑곳하지 않을 태도입니다. 이런 가운데 강풀, 최규석, 곽백수, 윤태호, 김태권 등 만화가들이 ‘MB악법 반대 릴레이 카툰 연재’를 시작합니다. 다음 아고라와 프레시안 등에 동시 연재되는 작품을 작가들의 뜻에 따라 컬처뉴스에도 함께 게재합니다. 연재 시작시점과 설연휴 등의 문제로 컬처뉴스 연재일정은 조금 뒤늦게 진행될 예정입니다. 독자들의 양해와 함께 많은 관심 바랍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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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0 09:37

이놈들, 빨갱이구만?

일명 ‘MB악법’ 드라이브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다시금 개혁법안이라는 이름으로 악법들을 상정하려 하고 있습니다. 법안들의 대부분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다분한 탓에 시민사회와 야당의 반발이 거세지만, 정부여당은 이번에는 아랑곳하지 않을 태도입니다. 이런 가운데 강풀, 최규석, 곽백수, 윤태호, 김태권 등 만화가들이 ‘MB악법 반대 릴레이 카툰 연재’를 시작합니다. 다음 아고라와 프레시안 등에 동시 연재되는 작품을 작가들의 뜻에 따라 컬처뉴스에도 함께 게재합니다. 연재 시작시점과 설연휴 등의 문제로 컬처뉴스 연재일정은 조금 뒤늦게 진행될 예정입니다. 독자들의 양해와 함께 많은 관심 바랍니다. /편집자.

 

 

[관련기사]
마스크 쓴 당신을 체포한다
이쯤 되면 당연히 이런 의문이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님 장난함?
지옥의 묵시록
달라진 방송보니 어때?
언론장악, 얼마나 위험할까?
의료민영화가 되면 어떤 일이?
당신같은 인간들을 뭐라고 부르는 지 알아?
그 분의 삽은 땅만 파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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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7 12:19

그 분의 삽은 땅만 파지 않는다

일명 ‘MB악법’ 드라이브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다시금 개혁법안이라는 이름으로 악법들을 상정하려 하고 있습니다. 법안들의 대부분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다분한 탓에 시민사회와 야당의 반발이 거세지만, 정부여당은 이번에는 아랑곳하지 않을 태도입니다. 이런 가운데 강풀, 최규석, 곽백수, 윤태호, 김태권 등 만화가들이 ‘MB악법 반대 릴레이 카툰 연재’를 시작합니다. 다음 아고라와 프레시안 등에 동시 연재되는 작품을 작가들의 뜻에 따라 컬처뉴스에도 함께 게재합니다. 연재 시작시점과 설연휴 등의 문제로 컬처뉴스 연재일정은 조금 뒤늦게 진행될 예정입니다. 독자들의 양해와 함께 많은 관심 바랍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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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같은 인간들을 뭐라고 부르는 지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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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5 11:13

당신같은 인간들을 뭐라고 부르는 지 알아?

일명 ‘MB악법’ 드라이브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다시금 개혁법안이라는 이름으로 악법들을 상정하려 하고 있습니다. 법안들의 대부분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다분한 탓에 시민사회와 야당의 반발이 거세지만, 정부여당은 이번에는 아랑곳하지 않을 태도입니다. 이런 가운데 강풀, 최규석, 곽백수, 윤태호, 김태권 등 만화가들이 ‘MB악법 반대 릴레이 카툰 연재’를 시작합니다. 다음 아고라와 프레시안 등에 동시 연재되는 작품을 작가들의 뜻에 따라 컬처뉴스에도 함께 게재합니다. 연재 시작시점과 설연휴 등의 문제로 컬처뉴스 연재일정은 조금 뒤늦게 진행될 예정입니다. 독자들의 양해와 함께 많은 관심 바랍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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