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09.04.15 합창단 해체?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2. 2009.01.16 진중권, "미네르바 맘껏 놀게 냅둬라" (2)
  3. 2009.01.13 우리모두가 미네르바다! (2)
  4. 2008.12.31 불온한 삶을 꿈꾸다
  5. 2008.12.01 현실과 가상 두 개의 리얼리티
  6. 2008.11.19 예술의 네 가지 빛깔 - 예술경영지원센터 4인4색 전문가 대담, 내달 1일부터
2009.04.15 12:14

합창단 해체?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반대 싸움 계속
                                                                                                                                      안태호 기자

국립오페라합창단 단원들이 문화부 앞에서 합창단 해체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거리공연을 펼치고 있다.
▲ 국립오페라합창단 단원들이 문화부 앞에서 합창단 해체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거리공연을 펼치고 있다.

두 달여가 넘게 해체반대를 걸고 활동했지만, 결국 3월 31일부로 공식 해체된 국립오페라합창단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국립오페라단지부는 앞으로 매주 수요일 오후 3시, 문화부 청사 앞에서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반대! 부당해고 철회! 총력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17일(금) 오후 7시에는 기륭전자분회를 비롯한 비정규직 투쟁사업장들과 함께 보신각 앞 촛불문화제에도 공동개최로 참여한다.

진중권(중앙대 교수), 이상만(음악평론가) 등의 패널이 참여하는 토론회도 열린다. 21일(화)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리는 토론회의 주제는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로 본 국공립예술단체 발전방향’. 토론회는 공공노조 문화예술분과와 최문순 의원실의 공동주최로 열릴 예정이다.

22일(수) 오후 7시에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립오페라합창단 희망 음악회>가 열린다. 오페라합창단 지부는 “음악회를 통해 문화예술인들과 제 정당, 사회단체, 시민들과 함께 연대의 마음을 모아가고자 한다”는 것이 행사의 취지다.

국립오페라합창단지부는 문화부와 교섭을 진행하고 있으나 서로 의견차가 커 교섭에는 큰 진전이 없는 상태다. 국립오페라합창단 지부의 이정상 대외협력부장은 “문화부에서는 국립합창단 밑에 연수단으로 들어가는 걸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고용승계가 되는 것도 아니고 오디션을 통해 선택적으로 선발하겠다는 이야기여서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이다. 국립합창단 측에서도 반대의견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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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6 10:18

진중권, "미네르바 맘껏 놀게 냅둬라"

미네르바 구속 관련 긴급토론회 「인터넷 막걸리 보안법 철폐하라」
                                                                                                                                       박휘진 기자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미네르바 구속 관련 긴급토론회「인터넷 막걸리 보안법 철폐하라」가 열렸다
▲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미네르바 구속 관련 긴급토론회「인터넷 막걸리 보안법 철폐하라」가 열렸다

“냅둬라. 제발 좀. 마음껏 놀게 내버려 둬라”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네르바 구속 관련 긴급토론회「인터넷 막걸리 보안법 철폐하라」에 토론자로 참여한 진중권 교수의 발언이다. 진중권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미네르바의 글로 외환시장이 영향을 받고, 국가신인도가 떨어졌다니 신춘문예에 내도 떨어질 법한 소설을 쓴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기통신기본법은 83년에 만들어지고 25년 간 사용된 적이 없다가 촛불 정국 때 처음 쓴 것이다. 25년 전 미이라 법인데 미이라가 살아나 파라오의 저주를 퍼붓고 있다” 등 특유의 비유로 미네르바 사건을 비판했다.
 
또한 보수언론들의 ‘미네르바의 글이 다른 글들을 짜깁기 한 것에 불과하다’, ‘31살의 무능력한 백수에게 우리 모두 속았다’는 기사들에 대해 “현 정부와 보수언론은 디지털 마인드 자체가 없다”면서 "웹의 글은 수정, 편집이 가능한 반제품이다. 이 글들을 다운받아 완성시키고 업로드 하는 것이 온라인 글쓰기의 핵심이다. 그 부분에서 미네르바는 탁월했다"고 언급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은 가상과 현실의 중립 공간으로, 또 다른 자아를 구축하는 것이 인터넷의 맛이다. 그것을 가능하도록 해 주는 것이 온라인 아이디의 자율성이고 독립성이다.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혹자는 ‘무한정 자유를 줄 수는 없다. 누리꾼들에게 어느 정도로 자유를 허용해야 하느냐’고 묻는데 사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인터넷 상의 자유는 아주 제한적이다. 중복의 아이디를 가질 자유, 실명을 쓰지 않고 글을 쓸 자유 등 아주 최소한의 자유만을 누리고 있다.”면서 사이버 모욕제, 인터넷 실명제 등 통제의 수단을 계속 만들어내려는 한나라당과 정부의 시도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서 송호창 변호사는 “미네르바 사건을 통해 정부가 얼마나 두려움이 많은지를 확인하게 됐다”며 “정부가 두려워하는 것은 국민이 똑똑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미네르바는 그 상징이었다”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미네르바 체포의 부당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긴급체포한 미네르바를 데리고 검찰에서 조사한 것은 그가 실제로 미네르바인가 아닌가를 밝히는 일이었다. 이미 미네르바를 구속할 증거들은 손 안에 있는 상황이었던 거다. 이는 긴급체포의 사유가 안된다. 게다가 12월 29일 올린 글로 미네르바를 체포해놓고, 정작 ‘공익에 해를 입혔다는’ 법의 적용은 이 전에 올린 글들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일단 말이 안되는 행동이며 정말 비겁한 조치다”고 지적했다.

박경신 교수는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 허위사실 자체를 법으로 처벌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뿐이다. 마지막으로 그 제도를 가지고 있었던 곳이 캐나다인데, 캐나다도 2000년 허위보도를 형사 처벌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어디에도 없다면서 허위사실 유포죄에 위헌판정을 내렸다”며 현 정권의 발상이 얼마나 구시대적인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번 미네르바 사건의 결말은 ‘허위사실유포죄의 폐지’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위사실을 처벌하는 법들이 물론 있다. ‘명예훼손, 사기죄, 상표권 침해, 선거법 위반’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런 법들은 실질적인 개인 권리의 침해가 있을 때만 처벌이 가능하다. 그와는 달리 ‘공익을 해했다’는 것은 진위여부가 국가의 자의로 판단될 수 있다. 공익은 국가에서 정의를 할 것이고, 허위와 사실 역시 국가에서 정하게 될 것이다.”며 허위사실유포죄 폐지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보라미 변호사 역시 “전기통신 기본법 중에서 허위사실이 무엇인가를 판단하기도 어렵고, 누가 판단할 것인지도 분명치 않다.”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허위사실 유포죄를 권력의 도구로 이용하는 첫 번째 수단이 명예훼손임을 강조하면서 명예훼손을 법으로 적용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여경 진보네트워크 정책국장은 ‘미네르바 사건은 전 국민의 불행’이라고 했다. “인터넷이라는 미디어는 일반 국민이 사용하는 미디어이다. 인터넷시대 이후에서야 일반 국민도 직설적 언어로,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표현할 수 있게 되었기에 미네르바의 처벌은 곧 우리 모두에게 닥칠 수도 있는 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광우병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사실을 유포할 경우 각오하라’고 말하고, 조중동 광고지면 반대운동도 인터넷으로 불법행위를 조장했다는 혐의를 입혔다. 이런 것들이 ‘위축적 효과’이다.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는 것 체포, 출국금지, 구속 이런 것들에 주목해야 한다.”며 최근의 사건들이 일반 국민의 표현의 자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염려했다. 또한 수사기관이 인터넷과 관련된 사건들을 수사하는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수사기관이 범죄사실을 입증하지 않아도 포털이나 통신사업자로부터 개인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면서 “1년에 제공되는 아이디, 아이피가 400만 건 이상이다. 이게 남용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것도 모자라 지금 한나라당에서는 범죄수사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모든 이용자의 통신확인자료를 1년에 걸쳐 보관하라는 법을 추진 중이다. 지금보다 심각한 남용이 불보듯 훤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토론에 참여한 정연우 민언련 대표는 “검찰과 한나라당이 쓰고 있는 불량소설은 언론도 함께 쓰고 있다”며 미네르바 사건을 대하는 언론의 행태를 비판했다. “검찰이 신상정보를 제공하자, 그것으로 사건에 의미를 부여한 것이 언론이다. 미네르바는 학력이나 직업이 아니라 내용과 예측능력 때문에 미네르바가 인정받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학벌을 가지고 그를 조롱하는 모습들은 우리 사회의 학력지상주의의 현주소다.”고 언급했다.

이 토론회「인터넷 막걸리 보안법 철폐하라」는 민주당 최문순 의원의 주최로 이루어졌으며, 미네르바에 대한 구속적부심이 열린 15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최문순 의원은 토론회를 마치면서 “오늘 안으로 미네르바의 구속적부심의 결과가 나올 것이다. 미네르바가 석방되기를 기대해보자. 가능하면 오늘 오후에. 그리고 이 자리에 오신, 그리고 이 토론회를 접하신 많은 분들이 허위사실 유포죄가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잔여물임을 알아주시고, 여러 방법을 통해 법안이 폐지될 수 있도록 힘써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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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3 11:22

우리모두가 미네르바다!

[편집자가 독자에게]인터넷 글쓰기, 위험에 빠지다
안태호 편집장

꼭 지금 정부를 빌란에, 미네르바를 히어로에 빗대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이야기하기엔 현 정부가 벌이는 일이 조금도 환상적으로 보이질 않거든요.
▲ 꼭 지금 정부를 빌란에, 미네르바를 히어로에 빗대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이야기하기엔 현 정부가 벌이는 일이 조금도 환상적으로 보이질 않거든요.

주말을 미네르바 관련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보냈습니다. 결국 많은 이들의 바램과 탄원과 한숨을 뒤로 한 채 그는 구속되어 버렸더군요. 눈이 벌개지도록 미네르바 관련 기사와 게시판 글을 따라잡으며 참으로 비통한 심정이 들었습니다.

혹시 <저스티스>라는 미국의 그래픽 노블을 아시는지요? 이 만화에서 세계의 위기를 구하는 것은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을 비롯한 전통적인 슈퍼히어로들이 아니라 루터, 리들러, 포이즌 아이비, 브레이니악 등 이름도 생소한 슈퍼빌란(악당)들입니다. 이들은 걷지 못하게 된 이들을 걷게 해주고 사막에 오아시스를 만듭니다. 누가 봐도 의심할 수 없을 만큼 세상의 기아와 빈곤을 해결하는 데 인류 최고의 악당들이 솔선해서 나서는 상황에 다들 어안이 벙벙한 사이, 슈퍼히어로들은 하나 둘씩 빌란들에게 납치를 당하고 세계의 진짜 위기가 찾아옵니다. 결국, 악당은 악당이었던 거죠.

꼭 지금 정부를 빌란에, 미네르바를 히어로에 빗대서 이야기하려고 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이야기하기엔 현 정부가 벌이는 일이 조금도 환상적으로 보이질 않거든요. 물론, 그들이 달콤하게 내뱉는 말들이 많은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감미로웠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현재의 원인은 대개 과거에 있는 법이지요.

어쨌든 미네르바의 체포와 구속은 몇 가지 쟁점, 혹은 생각할 지점들을 만들어냈습니다. 먼저 언론의 보도행태는 이번에도 여지없이 사방에서 강타를 당했습니다. 학벌과 직업(30대 백수)에 대한 과장된 표현들은 한국사회가 아직도 간판에 대해 얼마나 완고한 문턱과 고집을 유지하고 있는지 확인시켜 줍니다. 진중권 씨가 참 재밌는 말을 했는데요, "언론에서 추측하던 그런 프로필을 가진 사람이 정부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쓴다는 것이 외려 비현실적"이라는 겁니다. 언젠가 박노자 씨가 고려대의 ‘이명박 라운지’를 보면서 “'삼성관'들을 쉽게 유치할 수 있는 서울 소재 '명문대'보다 오히려 학벌주의 구조에서 계속 불이익을 받는 지방대학들에서 저항의 흐름이 점차 강해질 것 같다.”고 이야기한 말이 씁쓸하게 떠올랐습니다.

그 와중에 참으로 한심해 보였던 것이 마치 미네르바를 연쇄살인범 다루듯이 하는 보도들이었습니다. 주변인과 가족을 무차별적으로 인터뷰하고 거주지를 공개하는 등 개인의 신상 노출에 대한 우려는 조금도 찾아볼 수가 없더군요. 물론, 언론 문제를 언급하면서 신동아를 빼놓으면 그야말로 섭섭하지요. 신동아는 지난 12월 미네르바의 절필선언 이후 최초로 미네르바와 단독 인터뷰를 성사시켜 화제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검찰에 체포된 미네르바는 신동아와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네요. 신동아는 미네르바를 사칭한 이에게 '낚인' 걸까요, 아니면 특종의 압박으로 인해 '작문'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은 걸까요. 신동아 측의 솔직하고도 빠른 해명을 기대해 봅니다.

이번에 밝혀진 참으로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경제전망에 대해 정부가 하나하나 간섭했다는 사실입니다. 외신에는 한 경제전문가의 인터뷰가 실렸습니다. 이 전문가는 “몇 달 전 내가 한 지역신문에 외환보유고에 대한 걱정을 표현하자 한국은행 고위관리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언론이 부정적인 견해를 계속해서 보도하면 내가 잠재적 위기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사실이라면, 참으로 황망한 일입니다. 청와대 대변인은 국민일보에 전화를 하고(관련기사 : 땡전뉴스 원하는 정부) 문화부 대변인은 컬처뉴스에 전화를 하더니(관련기사 : 유인촌 장관님, 억울합니다), 언론사에 전화를 해 논조에 일일이 시비를 거느라 정부 관계자들은 참, 피곤한 일년을 보냈을 것 같습니다.

한국은행 관계자가 한 경제전문가에게 경고한 내용은 ‘자기실현적 예언’이라는 건데요, 이는 미네르바에 대한 이야기에서도 많은 논란이 됐던 겁니다. 미네르바가 부정적 예측을 하면 그 부정적 예측에 맞춰 경제주체들이 움직이게 되어 실제로 그것은 예언이라기보다는 지침처럼 사용된다는 말입니다. 생각해보면 정부에서 올 한해 경기전망이 어렵다고 하면 기업이 신규투자를 꺼리거나 가계가 지출을 줄이는 일이 모두 비슷한 일에 해당될 수 있지요. 그런데 검찰에 따르자면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를 '짜집기'한 수준에 불과한 일개 네티즌의 글이 한국경제를 좌지우지할만한 자기실현적 예언이라고 생각하는 건 매우 황당한 인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주가 3천’ 발언이나 ‘747 공약’들은 가히 '자기파괴적 예언'이라 해야 할까요. 네티즌 한명이 세계 13위의 경제규모를 가진 나라의 국가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검찰과 법원의 말에 여러 네티즌들이 " 자! 여러분들 ! 이제 여러분들은 좀 더 분발하면 미국 경제도 뒤집어엎을 수 있습니다! 화이팅!!!"이라는 조롱어린 댓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구속된 미네르바가 그 미네르바가 아닐 거라며 음모론을 펼치기도 합니다. 글쎄요, 음모론이라는 게 결코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하는 집단적 행위인 까닭에 ‘가짜 미네르바’ 논란도 제법 오래 지속될 것 같습니다만, 정작 중요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이번 사건의 가장 기본적인 사실이면서 핵심이 되는 문제는 ‘인터넷에 쓴 글’로 인해 긴급체포가 되고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는 사실입니다. 이 사실에 비하면 신동아의 ‘작문’도 그저 그런 이야깃거리 이상이 아닙니다. 요건은 딱 두 가지입니다. 정부 정책에 비판적일 것, 그리고 영향력이 있을 것. 미네르바가 이야기했던 ‘달러매수 금지’가 어느 정도 ‘실체’가 있던 사실이라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정부에 비판적이면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보유한 개인이나 단체는 이제부터 ‘허위사실 유포’의 올무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지도 모릅니다. 아니, ‘비판적’이라거나 ‘영향력’이라는 어휘 자체가 자의적 판단이 가능하다고 보면 인터넷에 글을 쓰는 모든 이들이 미네르바와 같은 운명을 맞게 될 가능성이 그의 구속과 함께 열렸다고 보는 게 맞겠지요.

이미 다음에서는 ‘미네르바 닉네임 갖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감수성 밝은 네티즌들이 자신들에게 닥쳐온 위기에 대해 그만큼 절박감을 느낀다는 표현일 것입니다. 이미 저들은 루비콘 강을 훌쩍 건넜습니다. 우리 모두가 미네르바인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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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31 12:21

불온한 삶을 꿈꾸다

[컬처뉴스가 뽑은 2008년 10대 뉴스] ⑨ 국방부 불온서적 선정
                                                                                                                                       이주호 기자
국방부 선정 불온서적 목록.
▲ 국방부 선정 불온서적 목록.


7월 19일 이상희 국방장관의 지시로 국방부 보안정책과는 북한 찬양, 반정부·반미, 반자본주의 등 세 분야 23개 불온서적 목록을 지정하여 각 군에 “불온서적 차단 대책 강구(지시)”를 내려 보냈다. “불온서적 무단 반입 시 장병 정신 전력에 저해요소가 될 수” 있다는 이유였다. 이에 공군은 24일 각급 부대에 공군참모 총장 명의의 공문을 보내 7월 28일부터 8월 8일까지 불온서적 반입 여부를 일제 점검하여 8월 11일 상급부대에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국방부가 불온이라는 말을 들고 나오자 매도, 척결의 시린 계절이 다시 오려는가 염려도 잠시, 인터넷은 오히려 국방부에 대한 조소로 넘쳐나기 시작했다. 포문은 진중권 교수가 열었다. 그는 진보신당 홈페이지에 자신의 책들이 국방부 선정 리스트에서 제외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의 저자 소개를 보면 노골적으로 적화를 선동하고 있는데도 왜 그 책이 배제되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 ‘빨간’이라는 색깔을 적나라하게 노출하고, 거기에 ‘바이러스’까지 붙여 강력한 전염성을 경고”한 『빨간 바이러스』 역시 불온서적 리스트에서 제외되었다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23권 선정 과정에서 출판사측과 검은 거래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도서 선정의 기준과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조소도 잊지 않았다.

『88만원 세대』의 저자이자 경제학자인 우석훈 교수도 자신의 블로그에 “사회과학이 금서가 되는 시기가 돌아왔으니, 사회과학이 찬란하게 꽃피던 사회과학 르네상스가 정말로 오기는 올 것 같다. … 국방부의 금서 목록에 내 책이 들어가지 않은 것을 보고 정말 깊이 반성하였다. 이 시대착오의 세상에 너무 말랑말랑하게 쓴 것이 아닌가, 정말 마음 속 깊이 반성한다.”고 하는 반성 아닌 반성의 글을 올렸다.

물론 한총련과 같이 국방부 앞에서 규탄 시위를 하는 구태의연한 대응 방식도 여전했다. 하지만 불온서적에 관한 생각지도 못했던 반향의 진원지는 따로 있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불온서적 중 자신이 읽은 책에 200자 평을 달면 적립금을 쌓아주겠다는 이벤트와 함께 대대적인 불온서적 마케팅을 벌인 것이다. 이 책들의 판매량이 급증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

10월 22일에는 현역 군법무관 7명이 “국방부가 23권의 서적을 불온서적으로 선정한 것은 장병들의 행복 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헌법 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행복을 위해, 사회지식을 얻고자 책을 사 읽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이라는 것이다. 국방부의 엄포가 그들이 의도한 분위기 조성은커녕 희화화되고만 있었으니 내부적인 자성의 제스처 하나쯤은 여론 환기용으로 너그럽게 눈감아 줄 필요도 있었을 것이다.

아주 오래전 김수영 시인과 이어령 씨가 불온한 시에 관해 논쟁을 벌인 일이 있었다. 문화의 불온함, 질서 순응적이고 안이한 방식의 예술에서 불온함이란 무엇일까 역설하는 김수영 시인의 글에 시종일관 정치적 불온성만을 물고 늘어지던 이어령 씨의 천진난만함이 더해져 문학에서의 불온성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했던 계기였다.

국방부가 불온서적을 언급했을 때의 불온함은 단지 정치적인 의미에 한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 불온함은 뜻하지 않게 사람들이 대놓고 권위를 비웃을 수 있는 기회가 되고 말았다. “죽음을 잊어버린 영혼과 육체를 위하여” 새벽까지 깨어 있는 눈더러 보란 듯이 기침을 해대는 젊은 시인의 불온성, 규정된 틀을 깨고 새로운 시대의 문고리를 휘어잡는 문화의 본질로서의 불온성의 얼굴이 언뜻 내비친 것도 같았다.

박정희 귀에 불온하기 그지없었던 김민기와 한대수의 음악, 전두환에게 있어 불온하기 그지  없었던 김남주의 시, 어느 샌가 불온성은 7080 추억담 속에 잠자고 있었다. 꽉 짜여 숨 크게 내뱉기도 힘든 완고한 순환의 한 끄트머리를 잘라내고 싶은 소심한 일탈의 꿈은 여전했다. 그러다가 만난 정치적 불온성은 낭만적이기마저 했다. 일률적인 눈요깃거리와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차가운 대형 상가 뒤편, 피맛골과 황학동에서 삶의 불온성이 보였다. 정부가 나서서 부동산과 주식을 파는 세상에서, 뉴타운과 재개발 열풍에 머리털 하나 날리지 않으며, 뉴라이트들이 주 7일 근무를 하든 야간근무를 하든 상관없이 적게 벌고 많이 생각하며 사는 불온성을 무척이나 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젊은이들은 나라를 위해 / 동족을 위해 / 총을 메고 전쟁터로 가지 않을 테고 / 대포도 안 만들고 / 탱크도 안 만들 테고 / 핵무기도 안 만들 테고 / … / 이 세상 모든 젊은이들이 / 결코 애국자가 안 되면 / 더 많은 것을 아끼고 / 사랑하며 살 것이고 // 세상은 아름답고 / 따사로워질 것이다" 
                                         권정생, 「애국자가 없는 세상」 일부,『우리들의 하나님』(녹색평론, 2008) .

오렌지를 오렌지라 부르는 불온한 사람들이 애타게 찾던 불온성의 씨앗이여, 너 거기 철책 안에서 자라고 있었구나!



 

[관련기사]
개발과 보존의 아이러니
그 해 온라인은 흉흉했네
비정규직 권하는 사회, 예술가들의 복지는?
누가 먼저 내민 '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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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1 18:02

현실과 가상 두 개의 리얼리티

제 1회 기술미학 포럼 <리얼리티를 상상하는 시각의 충돌>

11월 26일 열린 제1회 기술미학포럼<리얼리티를 상상하는 시각의 충돌>에 진중권, 정흥섭, 진기종, 유원준, 김상우가 참여했다.
▲ 11월 26일 열린 제1회 기술미학포럼<리얼리티를 상상하는 시각의 충돌>에 진중권, 정흥섭, 진기종, 유원준, 김상우가 참여했다.

미니 홈피나 블로그에 있는 ‘나’ 혹은 ‘우리’의 삶은 가상인가 현실인가. 이제는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이 낡은 이야기는 이렇게 결론지어진 듯하다. “우리는 현실과 가상이라는 두 개의 리얼리티를 살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또 다른 리얼리티 ‘가상’에 대해 서로 다른 상상력을 가진 두 미디어 아티스트가 한 자리에서 만났다. 26일, 기술미학연구회가 주최한 제 1회 기술미학포럼 <리얼리티를 상상하는 시각의 충돌, 정흥섭 vs 진기종>이 신촌 W style shop gallery에서 열렸다. 기술미학연구회는 기술발전으로 인해 새롭게 출현하는 미디어아트 등의 생성예술들을 인문학적 담론화를 모색하며 대중화하는 연구 집단으로, 한국 미디어아트에 대한 문제제기를 통한 담론의 재구성과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기술미학 포럼에는 두 작가 외에도 사회자로 진중권(문화 평론가), 토론자로 유원준(엘리스온 편집장), 김상우(독립 큐레이터) 등이 함께했다.

동전을 기계에 넣으면 비행기가 날아올라 폭탄을 투여하는 가상세계로 곧바로 빠져들곤 했던 유년의 기억이 아직까지도 인상 깊게 남아있다는 정흥섭 작가는 게임 ‘파이널 판타지’의 캐릭터, 인터넷에 떠도는 셀카 속 인물 등 다양한 가상의 이미지들을 현실로 데리고 나왔다. 또한 작가는 일상의 모습들을 포착하고 어느 특정한 이미지를 떼었다 다시 채워 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 토론자 유원준 편집장은 정흥섭 작가가 ‘우리 주변의 익숙하지만 존재하지 않고, 존재하고 있지만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주변의 이미지들을 포섭하여 자신이 그려내는 가상-실재의 모호한 경계선 위에 펼쳐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편집장에 의하면 “가상의 이미지를 종이에 출력하고, 오리고, 접고, 이어 붙여서 탄생한 작가의 작업으로 그 이미지들은 정체성이 변환되어 실재 세계 속으로 투영되고, 현실화된 가상성으로 실체를 구성”한다.

그러나 현실화된 가상은 또다시 현실인가 아닌가라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유 편집장의 지적처럼 작업에 씌워진 하얀 프레임은 “도리어 이미지를 현실로 받아들이기를 가로막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에 정흥섭 작가는 “현실과 재현이 개개의 일직선상에 있다면 둘은 영원히 만날 수 없다. 그러나 그 선이 구부러져있다면, 그리고 얽혀있는 관계를 잊어버리면 두 선은 돌고 돌아 언젠가는 만나게 된다. 그렇게 해서 이미지들이 재현해 낸 현실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랬다”고 답했다.   
 
진기종 작가는 텔레비전에 주목했다. 진위를 알 수 없는 상반된 사실들이 번갈아가며 ‘전파’를 탈 때 ‘무엇이 진실일까’보다 ‘진실, 조작, 폭로, 믿음 그리고 허구’의 순환이 재미있었던 작가는 방송국을 전시장으로 데리고 왔다. 그의 <방송중on air>연작은 <CNN News Channel>, <Aljazeera>, <Discovery Channel> 등 일곱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CNN News Channel>을 보자. 9․11테러사건을 내보내는 CNN 스튜디오 뒤편에는 와이어가 달린 비행기 모형과 폭발하는 화염 모형이 있다. 모터가 달린 카메라는 그것을 찍고, 송출실에서는 그 영상을 개개의 텔레비전으로 송출한다. 텔레비전으로 보는 영상은 마치 전쟁의 순간을 기록한 것처럼 생생해 보인다.

진 작가는 어린 시절 흑백텔레비전을 보고 “엄마 저 사람들은 진짜로 흑백으로 생겼어?”라고 물었다고 한다. 전파를 타고 넘어온 텔레비전의 세계는 다시금 우리의 세계를 구성한다. 비록 텔레비전이라는 소재가 진부하긴 하지만 아직도 그의 작품이 보여주는 것은 현실의 문제로 남아있다. 자연다큐멘터리가 세트에서 촬영되고, 황우석 사건이 보여준 것처럼 진실과 조작이 엇갈리며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주는 상황들이 그렇다. 그러나 진 작가는 전파를 탄 소재들의 진위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작업의 목적은 아니라고 했다. 진 작가에게는 지금의 세계가 재미있는 현상으로 포착되고 그것을 재연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이는 작가 자신이 그런 것처럼 ‘그야말로 디지털 세대’인 지금의 네티즌들이 세상을 보는 방식 중 하나이기도 하다.

문화평론가 진중권은 진기종 작가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얼리티는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것은 정말 난해한 과제가 될 듯하다. 포럼을 소개하면서 진중권씨가 언급한 것처럼 우리는 현실과 가상이라는 두 개의 리얼리티를 살고 있으니 말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기존보다 다양한 형식으로 다양한 발언을 할 수 있게 된 작가들이 ‘세계의 어떤 리얼리티’를 그려내는가를 고찰하고, 그것을 새로운 인문학적 담론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앞으로 기술미학이 해야 할 과제가 될 것이다.

* 기술미학:
테크놀로지 발달로 인해 예술양식의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미술 분야에서는 미디어아트와 같이 기술을 통해 새로운 예술형식 출현이 진행 중이다. 뿐만 아니라, 기술 발전을 통해 문화예술 장르들은 융합을 통해 복잡하게 변이하며 새로운 예술장르로서 생성중이다. 기술미학이란 이러한 기술의 발전에 기반 한 예술적 흐름들을 미학적인 이해를 시도하는 작업이다. (기술미학연구회 양기민)



                                                                                                       박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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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19 17:59

예술의 네 가지 빛깔 - 예술경영지원센터 4인4색 전문가 대담, 내달 1일부터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융합의 시대, 예술의 가치를 말하다’를 12월 1일(월)부터 4일(목)까지 대학로 아르코미술관 1층 테이크아웃 드로잉에서 개최한다
▲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융합의 시대, 예술의 가치를 말하다’를 12월 1일(월)부터 4일(목)까지 대학로 아르코미술관 1층 테이크아웃 드로잉에서 개최한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4인 4색 전문가 대담 ‘융합의 시대, 예술의 가치를 말하다’를 다음 달인 12월 1일(월)부터 4일(목)까지 대학로 아르코미술관 1층 테이크아웃 드로잉에서 개최한다.

이 행사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으로써 각 계의 전문가들과 문화예술 현장의 연출가, 기획자, 경영자가 만나 예술의 가치와 미래에 대하여 생각을 나누는 자리”라고 예술경영지원센터는 밝혔다.

이번 대담은 박원순(변호사,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최문규(건축가, 연세대 건축공학과 교수), 배영호((주)배상면 주가 대표이사), 진중권(중앙대 문화연구학과 겸임교수) 등 네 명의 전문가가 각 주제별로 하루씩 맡아 진행한다.

먼저 박원순 변호사가 ‘예술, 사회와 소통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첫 번째 대담을 맡을 예정이며 최문규 교수는 ‘공간의 예술, 예술의 공간’을 주제로, 배영호 대표이사는 ‘예술, 경영을 디자인하다’를 마지막으로 진중권 교수가 ‘상상력의 확장인가? 예술의 과용인가?’라는 주제로 대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담에 참가하려면 11월 26일(수)까지 예술경영지원센터 홈페이지 ‘교육/행사 참가신청’ 게시판에서 각 주제별로 개별 신청하면 된다. 별도 참가비는 없으며 사전 신청자에 한하여 참석 가능하다. 문의: 02-745-3045

 


김나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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