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사람이 있다'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9.03.23 용산, 예술이 있다
  2. 2009.03.08 망루(望樓)는 망루(亡淚)다!
  3. 2009.02.13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추모 행사
  4. 2009.01.28 여기, 예술이 있다
2009.03.23 17:52

용산, 예술이 있다

용산참사 추모 문화예술 활동 활발
안태호 기자
문화예술인들의 용산추모는 여전히 뜨겁다. 이번엔 연극인들이 6주간의 무료연극제를 연다. 연극제의 주제는 용산참사의 상징처럼 되버린 구호 ‘여기, 사람이 있다’.
▲ 문화예술인들의 용산추모는 여전히 뜨겁다. 이번엔 연극인들이 6주간의 무료연극제를 연다. 연극제의 주제는 용산참사의 상징처럼 되버린 구호 ‘여기, 사람이 있다’.

6명의 억울한 죽음을 빚어낸 용산참사가 벌어진 지도 벌써 두 달이 됐다. 그간 수많은 목소리들이 희생자들의 죽음을 애도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주장해 왔지만, 여전히 사건의 진상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 희생자들의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지만, 오히려 용산에서는 재개발 공사가 재개되는 등 사건 자체가 조금씩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지고 있는 듯한 모습까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비례해 용산참사를 기억하려는 움직임도 역시 활발하다. 참사가 일어난 직후부터 현장에 나가 걸개그림을 걸고 추모시를 낭송하며 추모활동을 벌였던 문화예술인들은 여전히 다양하게 움직이며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시민들에게 참사의 진상을 알리며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기 위한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미술인들은 3월 11일부터 평화공간space*peace에서 망루전(亡淚戰)을 열어 용산참사의 폭력적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31일까지 1부 전시가 진행된 후 4월부터는 억울한 이들이 망루에서 싸워온 역사를 보여주는 망루전(望樓傳)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장에서의 추모문화제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는 연극인들이 나서 6주간의 무료연극제를 연다. 연극제의 주제는 용산참사의 상징처럼 되버린 구호 ‘여기, 사람이 있다’. 연극제는 3월 20일(금) 제주도 놀이패 한라산의 ‘차사영맞이’를 시작으로 4월 24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참사현장에서 열린다. 3월 27일에는 대구의 극단 함께 사는 세상이 ‘집 이야기’를, 4월 3일에는 경북 청송의 나무닭움직임연구소가 ‘부내굿’을, 4월 10일에는 청주의 예술공장 두레가 공연을 각각 선보인다. 4월 17일에는 부산의 마당춤꾼 정승천이 문둥춤굿을, 4월 24일에는 인천의 최금예ㆍ송연수가 인형극 ‘소녀, 이별하다’를 공연할 예정이다.

문학인들은 사인회로 함께 한다. 20일에는 공선옥, 송경동, 손세실리아, 오도엽 등의 문인들이 자신들의 책을 사인해 증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문학인들은 이후에도 매주 금요일 선착순 사인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3월 21일(토) 낮 12시부터는 참사 현장에서 황해도굿 한뜻계 보존회의 김매물 만신이 주관하는 희생자 열사 원혼 위령제 ‘진오귀굿’이 열린다. 진오귀굿은 죽은 자를 저승으로 천도해줌으로써 극락왕생하게끔 도와주는 전통 의례굿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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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8 11:35

망루(望樓)는 망루(亡淚)다!

용산참사 게릴라 기획전 1부 망루전(亡淚戰), 3월 11일 평화공간서

용산참사의 현장을 다룬 예술작품들을 모은 전시가 열린다. 이윤엽, '여기 사람이 있다'

▲ 용산참사의 현장을 다룬 예술작품들을 모은 전시가 열린다. 이윤엽, '여기 사람이 있다'




                                                           안태호 기자

“적이나 주위의 동정을 살피기 위하여 높이 지은 다락집”

한 포털사이트 국어사전에 나온 망루의 사전적 정의다. 그러나 올해 1월 20일 이후 이 개념은 수정되어야, 아니 최소한 새로운 뜻이 추가되어야 마땅하다. “세상 누구에게도 자신들의 억울함을 호소할 길 없는 사람들이 쫓겨 가는 마지막 장소”라는 의미가 더해져야 한다는 말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어쩔 수 없이 망루에 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자본주의의 속도전이 사회구성원들을 끊임없이 생존의 벼랑으로 몰아붙이는 탓이다. 여기에 예술가들이 망루전을 열겠다고 나섰다. 망루에 다시 또 하나의 의미가 더해진다. 망루전의 제목이 ‘亡淚戰’인 까닭이다. 평화공간space*peace(상임대표 김숙임)에서 3월과 4월 두 달 동안 개최될 전시는 1․20 용산참사의 폭력적 현실을 세계에 고발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며, 유족과 더불어 그 슬픔을 연대하기 위해 게릴라 기획전이다. 3월 11일(수) 개막해 31일(수)까지 열리는 1부가 용산참사의 현장에서 탄생한 작품들을 중심으로 한다면, 4월 열릴 계획인 망루전(望樓傳)은 강주룡이 1931년 5월 평양 을밀대 지붕 위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한 이래 용산 망루투쟁까지를 다룬 망루의 역사를 다루는 전시다.

1부 전시에는 ‘용산참사와 함께하는 예술가들’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시각예술 작가들의 작품과 시인, 활동가들의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된다. 문화예술인 시국선언 때 사용된 대형 걸개그림, 다섯 분의 희생자를 걸개형식으로 표현한 초상화, 현장 목판화, 포스터, 전단지, 사진, 다큐멘터리 동영상이 출품된다. 시인들의 시는 오프닝 당일 퍼포먼스로 평화공간 골목에 ‘벽시’로 새겨지게 된다.

전시에는 전미영, 이윤엽, 노순택, 김천일, 성효숙, 최호철, 박은태, 김미혜 등 시각예술 작가들과 송경동, 손세실리아, 문동만, 백무산 등 문인을 포함해 30여명의 예술인들이 참여했다.

전미영은 평화공간 건물 옥상에 특별한 체험공간을 마련한다. 일종의 망루를 제작해 관람객에게 망루투쟁의 체험을 공유케 한다는 것이 작가의 의도. 성효숙 작가는 주말을 이용해 일반관람객과  ‘용산참사’ 예술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시장의 한 벽면은 주재환, 윤석남, 임옥상, 류연복 등 20여명의 작가가 참여한 기금마련 작품들로 채워진다.

전시문의 02)735-5811 주진우 평화박물관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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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3 16:09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추모 행사

용산 철거민 희생자를 위한 문화예술인 추모 상영회 및 문화 행사 “여기 사람이 있다...”를 2월 17일 오후 8시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명동 구 중앙극장)에서 개최된다.
▲ 용산 철거민 희생자를 위한 문화예술인 추모 상영회 및 문화 행사 “여기 사람이 있다...”가 2월 17일 오후 8시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명동 구 중앙극장)에서 개최된다.

용산 참사와 관련하여 매주 범국민추모대회가 열리고 학계에서도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철저한 진상조사는 커녕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자진 사퇴로 사건을 종결시키려하는 등 사태 해결에 미온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각계에서 용산참사에 대한 다양한 활동이 진행되는 가운데 문화예술인들이 시민과 함께 정부의 책임 있는 대책을 촉구하고,  용산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자 문화 행사를 마련했다.  
문화연대, 민족미술인협회,영화인회의,우리만화연대,한국독립영화협회,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한국작가회의 등 문화예술단체들은 용산 철거민 희생자를 위한 문화예술인 추모 상영회 및 문화 행사 “여기 사람이 있다...”를 2월 17일 오후 8시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명동 구 중앙극장)에서 개최한다.

이원재 사무처장(문화연대)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 행사는 ‘시와’의 노래공연, 용산 대책위 와 문성준 감독의 다큐멘터리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 개발에 맞선 그들의 이야기> 상영, 무용가 박진원의 공연, 이야기 마당, 문동만 시인의 시낭송으로 이뤄진다. 이야기 마당에는 노순택(사진작가), 박진(진상조사위원회, 다산인권센터 활동가), 송경동(시인), 임창재(영화감독) 등이 참여한다. 문의:문화연대 신유아(010-9270-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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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28 18:09

여기, 예술이 있다

[편집자가 독자에게]이윤엽과 송경동의 경우

오늘 예술이 있어야 할 자리를 누구보다 정확하게 짚어내고 지켜내는 이들은 누구인가. 이윤엽, '여기 사람이 있다'.

▲ 오늘 예술이 있어야 할 자리를 누구보다 정확하게 짚어내고 지켜내는 이들은 누구인가. 이윤엽, '여기 사람이 있다'.



                                                안태호 편집장

고향 다녀오는 길에 보니, 평소 왕래하던 길가에 어느 새 아파트 단지 공사가 한창입니다. 도로 옆 공터였던 곳에 시멘트를 부어넣은 철골구조물이 불쑥불쑥 솟아올라 있더군요. 안 그래도 주변이 고층아파트로 숲을 이루고 있는 지경인데 조금의 빈틈이라도 보이면 건물을 우겨넣고 보는 건설현장의 풍경을 보니 꽉 막힌 도로만큼이나 갑갑한 심정이 들었습니다. 딴은, 개발업자들 입장에서 보자면 노는 땅이 아깝기도 할테지요. 그곳에 건물을 지으면 단위면적에서 낼 수 있는 수익이 비약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들에게 빈 땅을 그대로 두는 것은 범죄에 가까운 방치행위일지도 모릅니다.

민주주의가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고 했던가요? 그렇다면 아파트로 대표되는 개발은 욕망을 먹고 자라는 나무라고 할 만합니다. 개발로 인해 생기는 이익이 몇몇 ‘가진 자’들에게 집중되는 현 상황에서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는 것은 불을 보듯 빤한 일입니다. 하여, 사람들은 개발이익이 공정하게 분배될 수 있는 시스템을 요구합니다. 물론 그 이전에 '개발' 자체에  대한 성찰이 먼저겠지만, 개발을 통해 소수가 독점적인 이익을 그러쥘 수 없다면 지금과 같은 막개발에 올인하는 일은 애당초 있지도 않았을 겁니다.

용산참사에 대해 민심은 절절 끓고 각계의 움직임도 분주합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여섯이나 되는 목숨을 앗아가는 참담한 일이 벌어졌음에도 정부여당은 이치에 닿지 않는 흰소리만 늘어놓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합니다.

설 연휴를 앞둔 23일 용산참사 현장에서는 문화예술인들의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각계의 목소리에 입장 하나를 더하는 것을 넘어서 예술인들은 자신의 작업을 통해 치열함의 일단을 보여줬습니다. '여기, 사람이 있다 '와 '너희가 누구인지 그 때 알았다'를 봅니다. 전자는 걸개그림으로 제작된 미술가 이윤엽의 판화작품이고 후자는 시인 송경동의 추모시입니다. 이 두 작품이 함께 실린 현수막이 참사현장 빌딩에 걸렸습니다.

기륭전자 비정규직 싸움에 함께하며 인간다운 삶을 꿈꾸던 그들을 생각합니다. 대추리 미군기지 확장에 반대하며 땅을 일굴 권리를 옹호하던 그들을 생각합니다. 한국사회에 돌이킬 수 없는 충격과 상처를 남길 한미FTA에 반대하며 이윤보다 인간을 외치던, 티벳의 독립을 지지하며 억울하게 억압당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던 그들을 생각합니다. 이들은 그림값이 수 천 만원을 호가하거나 베스트셀러를 낸 유명예술가는 아닙니다. 그러나 이들은 예술이 다른 어떤 것보다 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음을, 불평등과 부조리와 모순과 추문을 고발하는 증언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누구보다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두 예술가는 자신들만 특화시켜 이야기하는 것을 불편해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많은 예술가들이, 활동가들이 자신들과 언제나 함께하고 있었다고 말이지요. 네, 맞는 말입니다. 현장예술의 이름을 사회적 갈등이 첨예한 곳에만 한정짓는 것 또한 단견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다시 묻고 확인하고 싶어집니다. 오늘 예술이 있어야 할 자리를 누구보다 정확하게 짚어내고 지켜내는 이들은 누구입니까.

 

너희가 누구인지 그 때 알았다 _ 송경동

국민의 밥상에 독이 든 고기를 올리겠다고 했을 때
천년 강물의 가슴을 파헤치고 이윤을 위해 자연을 죽이겠다고 했을 때
교육의 전당을 시장으로 만들어 아이들을 죽음 같은 경쟁으로 내몰겠다고 했을 때
뉴타운을 지어 가난한 자들을 몰아내겠다고 했을 때

가녀린 촛불 하나하나를 곤봉과 방패로 짓이겨 갈 때
100만 촛불의 간절한 생명의 소리를 콘테이너산성으로 막고 귀막을 때
인터넷에 마저 재갈을 물리겠다고 압수수색해 올 때

96일 굶은 기륭 김소연이 오른 철탑 망루를 뒤흔들고 경찰차로 들이박을 때
죽어보라고 용역 구사대를 앞세워 이죽거릴 때
미포조선 100m 굴뚝농성장에 불기를 끊고 음식물을 끓을 때
용기 있으면 죽어보라고 사주할 때

바른 언론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곧은 교사들의 목을 단칼에 치고
교과서에 새겨진 참민주주의의 목을 조를 때

890만 비정규직 2년짜리 노예목숨도 부족해
4년짜리 노예, 영원한 비정규목숨들을 양산해
자본에겐 횡재를 민중에겐 살아도 죽은 목숨을 선사하겠다고 했을 때
가진 자들만을 위해 모든 법률을 개악하겠다고 했을 때
항복하지 않으면 어떤 인도적 지원도 할 수 없다고 북의 동포들에게 엄포를 놓을 때
팔레스타인 학살 규탄 유엔인권위 결의안에 기권표를 던질 때

알았다. 너희는 소수라는 것을
만인을 위한 정부가 아니라는 것을
만인을 죽음으로 내몰 잔인한 살인 정부라는 것을
폭력으로 밖에 자신을 유지할 수 없는 더럽고 추악한 파쇼 정부라는 것을
자본의 위기를 노동자농민빈민서민의 위기로 돌리려는
극악한 정부라는 것을

너희에겐 그 무엇도 맡겨서는 안된다는 것을
뼈저린 고통을 당해봐야 하는 것은 우리가 아닌 너희라는 것을
보라. 미천한 자본과 폭력의 개들아
진실은 다시 모두가 잠든 새벽녘
가난한 삶의 현장에서 성난 불꽃으로 일어나
우리 모두의 나약한 가슴을 태우고
비겁과 나태를 밀어내고
양심과 도덕의 횃불에 다시 불을 당긴다
헐벗은 겨울 벌판을 정화하는 들불처럼
쥐새끼들을 몰아내고 병든 균들을 태워 없애고
노동자 민중이 주인되는
새로운 시대의 봄을 부른다

더 이상 오를 곳도
더 이상 내려 갈 곳도
더 이상 물러 설 곳도 없어
하늘로 하늘로 오르는 계단을 쌓듯 망루를 쌓아갔던 열사들이여
그러니 일어서라
일어서서 이 차디찬 새벽을 그 뜨거운 몸으로 증거하라
우리가 그대들이 되어
더 이상 물러 설 곳도
더 이상 안주할 곳도
더 이상 망설일 것도 없는
이명박 신자유주의 폭력 살인
반민중정권 퇴진을 위한 투쟁에 결연히 나서도록
살아서 비굴한 목숨이 아니라
열사들의 영전에 자랑스런 이름들이 될 수 있도록
열사들이여 그 뜨거운 분노
그 뜨거운 함성, 그 뜨거운 소망을 내려놓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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