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09.01.24 사람 사는 맛
  2. 2009.01.22 “소모품 취급만은 막으려 한다”
  3. 2008.12.24 비정규직 권하는 사회, 예술가들의 복지는?
  4. 2008.12.13 비정규직 없는, 진짜 사회적 기업 육성책은 없나요?
  5. 2008.10.06 세상에 꿈꾸는 자들은 모두 하나다 - 구본주 벗의 5주기와 김소연 기륭분회장의 복귀를 맞아 드리는 허튼 詩 (2)
2009.01.24 13:31

사람 사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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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22 18:02

“소모품 취급만은 막으려 한다”

2009 영화인캠페인 첫 상영회, 기륭전자 김소연 분회장 소개
                                                                                                                                        안태호 기자
'아름다운 영화 상영회'의 영화상영 전 김소연 분회장이 기륭전자 투쟁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아름다운 영화 상영회'의 영화상영 전 김소연 분회장이 기륭전자 투쟁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영화, 희망, 나눔 영화인캠페인'의 '아름다운 영화 상영회'의 2009년 첫 순서가 19일 저녁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렸다.

'영화, 희망, 나눔 영화인 캠페인'은 지난 2005년부터 영화상영나눔, 시사회를 통한 모금, 영화인 바자회 등을 통해 5,000만 원 이상의 기금을 모아 저소득 아동, 청소년의 자발적 사회문화활동을 지원하는한편, 정기영화상영회를 통해 문화소외계층에게 문화적 혜택을 제공해오고 있다.

이날 상영회에는 특별한 손님이 등장했다. 영화상영 전에 천일을 훌쩍 넘긴 싸움을 지속하고 있는 기륭전자 노동조합의 김소연 분회장이 잠깐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영화인캠페인 상영회에서는 기륭전자 투쟁기금 마련을 위한 모금을 진행해 온 바 있다.

김소연 분회장은 현재 기륭전자 노동조합의 상황에 대해 “처음에 200여명되는 노동자들이 싸우기 시작했는데 세월에 장사가 없고 일을 하지 않으면 먹고 살 수 없기 때문에 지금은 30여명 정도가 남았고 그 중 10여명 정도가 회사 앞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하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다는 생각으로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비정규직은 단순 해고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역설했다. 그 자신,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해고된 노동자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 “사람으로 취급받지 못하고 있는 것, 노동자들이 일을 해야 먹고 살 수 있는데 언제든지 해고를 할 수 있고 그러면 가족관계나 생활이 파탄날 수 있다. 소모품 취급, 언제라도 쓰다 버릴 수 있는 소모품 취급을 당하고 있다. 이것만은 막아야 하고 바꿔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비정규직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이어 그는 비정규직 싸움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특히 현재 국회에서 비정규직법을 개악하려는 상황에서 “비정규직이 더 많이 양산되지 않고 모든 노동자들이 똑같이 대우받고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많은 지지와 관심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며 지지를 당부했다.

영화인캠페인에는 아름다운재단, 씨네21, 여성영화인모임, 영화인회의,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한국독립영화협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상영작은 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리: 악인이여 지옥행 열차를 타라'가 상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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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4 12:31

비정규직 권하는 사회, 예술가들의 복지는?

[컬처뉴스가 뽑은 2008년 10대 뉴스]⑥비정규직 싸움과 예술인 복지
안태호 기자
대한민국은 비정규직 권하는 나라다. KTX와 기륭전자의 비정규직 싸움은 천일을 넘겼지만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다.
▲ 대한민국은 비정규직 권하는 나라다. KTX와 기륭전자의 비정규직 싸움은 천일을 넘겼지만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다.

지구상에서 가장 비정규직이 많은 나라는? 고개를 갸웃거리는 분들은 올 한해 신문과 방송에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이들이거나 고용주 혹은 정부관계자일 가능성이 크다. 답은 800만이 넘는 비정규직을 자랑하는 한국이다. OECD 평균의 무려 두 배나 된다.

2007년 시행된 ‘비정규직 보호법’은 노동계와 시민사회가 우려했던 대로 대량의 해고자를 양산했다. 기업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데 부담을 느껴 2년 이상 근무연수를 가진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무더기로 내보낸 까닭이다. 당연히 수많은 사업장들에서 격렬한 반발과 싸움이 이어졌다.

올해도 비정규직 싸움은 치열하게 계속됐다. 한때 촛불집회 와중에 비정규직이 고립됐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비정규직 문제가 지금 현재의 비정규직 뿐 아니라 ‘88만원 세대’ 전체에게 회피하기 어려운 덫이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었다. 그러나 일 년, 심지어 삼 년이 넘도록 싸워온 장기투쟁 사업장들은 일부를 제외하곤 여전히 차가운 바닥에서 농성을 계속하고 있는 실정이다.

2007년 비정규직 문제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이랜드일반노조의 싸움은 올해 11월 마무리되었다. 결국 노동조합 간부들의 복직문제는 끝내 해결하지 못했지만, 180여명의 조합원들은 현장으로 복귀하게 됐다. 정규직 노동조합의 반발로 교섭에 어려움을 겪던 코스콤 비정규직도 이번 달 들어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직접고용에 동의함으로써 해결의 실마리를 잡았다.

일부 사업장이 해결의 가닥을 잡았다고 해서 비정규직 문제에 희망이 보이는 것은 아니다. KTX와 기륭전자의 싸움은 천일을 넘겼지만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개별사업장의 희비는 큰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이미 800만이 넘는 비정규직이라는 숫자는 한 두개의 사업장의 정규직 전환으로 질적인 전환을 불러오기엔 너무 커버린 현실이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정부는 비정규직 문제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정부는 12월에 현재 2년으로 제한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용기간을 4년으로 연장하겠다는 내용을 2009년 경제운용방향 발표에 포함시켜 많은 이들을 경악케 했다.

예술인들 역시 대부분 비정규직인 상황에서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지난 11월 대학로에서 열린 연극인복지재단의 토론회.
 

비정규직의 처절한 싸움에 예술인들의 복지문제가 비교될 수 있을까. 예술인들 역시 많은 숫자가 비정규직이다.적어도 외형적인 수치만 보면 대입이 가능해 보인다. 2007년 문화부가 발표한 <문화예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예술인들의 절반 정도는 예술활동과 관련한 한 달 수입이 100만원에 미치지 못한다. 26.6%는 수입이 전혀 없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사실 이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예술활동으로 생계를 잇지 못하는 예술인들은 생활을 위한 직업을 따로 갖거나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7년 대선에서 예술인공제회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물론, 문화예술계에서는 예술인공제회 모델을 넘어 예술인들의 4대 보험을 비롯한 작업실 문제, 사회적 일자리 문제에 이르기까지 더 많은 내용들이 논의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예술인복지와 관련된 논의는 문화예술단체들의 모임으로 명맥을 이어가다 논의를 제대로 끌어내지 못하고 흐지부지 됐다. 그러나 이후 논의들에 바탕을 제공해주는 계기를 만든 것만은 분명했다. 올해 11월에는 한국연극인복지재단이 주최한 예술인복지법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에서는 예술인의 지위와 위상, 복지에 대한 내용을 법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아울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공제회 모델은 너무 제한적이라는 비판과 함께 폭넓은 정책운용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문화부는 12월 17일 예술인 공제회와 관련된 토론회를 열었다. 이 토론회에서는 미국의 ‘유니버셜 보험제’를 소득의 불규칙성 등 예술인의 특성에 맞게 재설계한 새로운 예술인 복지 모델이 제안됐다. 이 모델에 따르면 공제료 납입액은 일정한 금액을 약정하되 매월 정기적으로 납입하는 것이 아닌 소득 발생 시 자유롭게 불입할 수 있다.

예술가들은 단지 생계문제를 해결해주는 것만이 아닌 복지제도 일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예술인복지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예술인들도 세금을 내고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데 왜 항상 복지제도의 사각에 놓여있어야 하느냐는 불만어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 목소리들은 내년에 어떤 결실을 맺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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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3 13:40

비정규직 없는, 진짜 사회적 기업 육성책은 없나요?

 - <한국 사회적 기업 육성정책과 경쟁력> 심포지엄(박휘진 기자)

12월 11일 <사회적 기업 육성 정책과 경쟁력> 심포지엄이 국회에서 열렸다.
▲ 12월 11일 <사회적 기업 육성 정책과 경쟁력> 심포지엄이 국회에서 열렸다.

최근 매체에 노출되는 대기업 광고는 기업의 실적과 제품 홍보보다는 ‘우리도 사회를/환경을/복지를 생각합니다’를 보여주는 데 몰두하고 있다. 왜 일까. ‘사회적 기업’이 사회 전반적인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TV에 광고를 넣을 수 있는 기업들은 사회적 기업이라기보다 그 이미지만 차용한 영리기업에 가깝다. 실제 사회적 기업들은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경우가 많으나, 그들에게 정부의 지원 정책은 너무 멀리 있다. 이 때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하나다. 저임금의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것.
  
2007년 정부는 사회적 기업을 제도화하고 이를 보다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 육성법」을 제정한 바 있다. 외환 위기 이후 일자리 창출 사업과 03년 사회적 일자리 사업이 모두 안정적인 일자리로 연결되지 못하자, 정부에서 사회적 기업을 방안으로 내놓은 것이다. 정부의 ‘사회적 기업 육성 정책’에 대한 설명과, 지금까지 진행에서 나타난 문제점과 차후 개선 방향 등을 논의하기 위해  11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사회적 기업 육성정책과 경쟁력 심포지엄>이 열렸다. 

주제토론 첫 시간에는 노동부 사회기업과 나영돈 과장이 정부의 ‘사회적 기업 육성 기본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사회적 기업이란 ‘사회적 목적을 우선으로 추구하면서 동시에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조직’으로,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사회서비스를 확충하며, 지역사회 통합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등 다양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기업을 말한다. 정부에서는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세제 해택, 인건비 및 사회보험료 지원, 기업 설립에 필요한 운영비 및 시설 대부, 사회적 기업가 육성을 위한 아카데미 과정 개설 및 운영 등의 사회적 기업에 위한 지원방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

그러나 토론자들은 정부가 마련한 사회적 기업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노동부장관의 인증’을 받아야만 하며, 지원방안도 현실과 동떨어진 면이 있어 사실상 동기부여가 어려운 지점들을 지적고 나섰다. 토론패널로 참여한 어수봉 교수(한국기술교육대 경제학)는 정부 위주 정책이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사회적 기업의 범주를 너무 좁게 책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법으로 사회적 기업을 ‘인증’하고 있어, 사회적 기업의 역동성을 오히려 억제하고 있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황금주 교수 (전남대 경제학)는 “이번 정책에 포함된 인센티브로는 부족하다. 사회적 기업이 감수하는 위험부당을 벌충해줄 수 있을 정도의 포괄적이고 확실한 혜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발제 ‘정부 시장 비영리조직의 제휴’는 양용희 교수(호서대)가 맡았다. 발제에 앞서 정무성 교수(숭실대)는 “한국의 사회적 기업은 주로 정부가 주도해왔기 때문에 민간보다는 정부의 고민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런 제도들과 민간의 자본을 어떻게 연계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양용희 교수는 제휴의 방법으로 ‘자본에 의한 제휴, 기술을 통한 제휴, 인력을 통한 제휴, 브랜드를 통한 제휴, 인프라를 통한 제휴’를 예로 들었으며, 제휴의 조건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섹터간의 신뢰를 들었다. 양 교수는 “신뢰가 문서화된 계약서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며 “기업 간 신뢰에 기반한 윤리적 경영이 기업간 협력적인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과 달리 한국 기업들은 기업들 간의 제휴가 거의 제로에 가깝다며, 기업 간의 제휴가 더욱 활발해져야 그들 간의 신뢰도 쌓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마지막에는 한국노동연구원 김혜원 연구원이 ‘한국 제3섹터의 고용창출’에 대해 발표했다. 발표자는 영리를 추구하는 개인 사업체와 회사법인을 영리부분으로 보고 회사이외법인과 비법인단체를 제3섹터로 분류했다. 이에 따르면 재단법인과 사단법인, 학교법인, 의료법인, 등의 법인단체와 각종 시민단체들이 제 3섹터에 해당된다. 연구에 따르면 2006년 기준 제 3섹터 취업자 수는 총 취업자 대비 총 취업인구 기준에 따라 9.3에서 낮게는 6.2% 정도다.  그 중 21%가 교육서비스업과 보건복지서비스업에 종사하고, 15%가 기타공공수리개인서비스업에 종사하여 산업별로 집중도가 높은 걸로 나타났다. 1996년부터 2006년까지 제 3섹터의 고용은 매우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2001년 이후로 증가는 더욱 두드러지는데, 취업자수 증가율로 살펴보면 2006년까지 전체 취업자 수보다 3배 이상 빠른 속도로 제 3섹터의 고용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증가하는 제 3섹터 취업자의 상당부분은 비정규직이 차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김 연구원은 “제3섹터에서도 비정규직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토론자 이은애 사무국장은 (함께 일하는 재단) “유럽 및 미국에서도 총 취업인구의 1% 미만 정도만이 제3섹터 취업자 수임을 비교해 볼 때 한국의 비율은 매우 높은 수준이며, 반길만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발표자의 말처럼 비정규직이 안정적인 일자리가 아닌 만큼 비정규직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토론에 참여한 김홍일 상임이사(사회투자지원재단)는 사회적 기업 육성의 키는 ‘사람’임을 역설하면서, 경제적 지원과 정책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 기업가를 양성하려는 노력임을 강조했다. 이영환 교수(성공회대) 역시 정책에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 그는 정부의 정책이 “일자리 창출을 중심으로 함에도 불구하고, 그 일자리가 정말 ‘매력적인’, ‘지속 가능한’ 일자리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충분치 않아 보인다”고 지적하면서 “사회적 기업 창출의 ‘비전’이 분명해야지만 정책에서 장밋빛 미래를 볼 수 있을 거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원재 소장(한겨레경제연구소)은 사회적 기업의 이미지 구축이 중요해 보인다며, “TV에 사회적 기업 노출이 빈번해짐에 따라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불쌍한 기업’으로 남게 되지 않을까”라는 염려했다. 또한 사회적 기업이 정부에서 ‘인증’받는 기업이 될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기업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날 심포지움에 참여한 한 사업가는 “실제적으로 ‘사회적 기업’에 대한 선한 이미지를 대기업들이 차용하면서, 점차 ‘사회적 기업’이 대기업의 새로운 수요 창출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추세”라며 이로 인해 소규모의 사회적 기업들이 설자리가 없어질 것을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에서는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 받은 소규모 사업자들만을 양성하는 데 힘을 쏟을 것이 아니라, 기존의 대기업들을 이미지만이 아닌 ‘진짜 사회적 기업’으로 포섭해갈 것인가를 고민하던지, 아니면 실제 영리기업이 이미지만 사회적 기업으로 바꾸려는 시도들을 막아내는 방법이라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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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6 08:45

세상에 꿈꾸는 자들은 모두 하나다 - 구본주 벗의 5주기와 김소연 기륭분회장의 복귀를 맞아 드리는 허튼 詩

9월 29일 기륭전자 앞에서는 조각가 고 구본주 5주기 작품전이 열렸다. 이 날은 90일이 넘는 단식 끝에 병원에 실려가야 했던 기륭전자 김소연 분회장이 현장에 복귀하는 날이기도 했다. 천일이 넘도록 고단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기륭전자 노조원들과 구본주의 만남은 그렇게 이루어졌다. 기륭전자와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싸움에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송경동 시인이 28일 문화제에서 낭송한 시를 게재한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 / 편집자.

 

지난 겨울
내설악 어느 외로운 골짜기에 스스로를 유폐하고
3개월을 폐인처럼 보냈다

밤새 내리는 눈
산사의 종소리는 밤마다 서른 세 번씩 울렸다
나도 누군가의 마음에 그렇게 긴 여운의 소리로 스며들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푸른빛으로 꽁꽁 언, 빈 겨울 하늘에 초승달로 걸려
속가슴을 찌르곤 했다

긴 세월을 돌아 작은 한 소년이
이젠 혼자술에 취해 망연히 창가에 선 장년이 되었다
겨울처럼 깨어보면 늘 반짝이는 아침이었다
세상에 늘 새로운 아침이 하루마다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도 더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말았을 것이라는 괜한 생각.
나는 죽어도 대낮이 될 수 없을 거라는 아픔에 목이 메어 왔다

오, 나도 아침을 노래하는 시인이 되고 싶다
오, 나도 행복을 나눠주는 가수가 되고 싶다
오, 나도 희망만을 깎는 조각가가 되고 싶다

그러나 난 욕심쟁이였다
난 타락한 영혼이었다
난 혼자였고 난 비겁이었으며 독선이었고 두려움이었다
사이비 활동가 사이비 주술사였다
진실을 말하자면 적개심과 시기와 질투 얄미움으로만 가득찬
말할 수 없는 상처였다

수십 년, 수백 년 움직이지 않는 자세로
내설악 어느 산모퉁이에 서 있는 나무 한 그루보다
내가 더 영예롭고 존엄하다고 어떻게 자신할 수 있을까
발이 푹푹 빠지는 겨울 설악산 낙엽의 늪 속에서
어떤 돌아오지 못할 길이라도 있으면
그 길로 가고 싶었다

정말이다, 방법만 있다면
나는 이 개같은 세상을 떠나
다른 세상으로 건너가고 싶다, 아니
암울한 나를 떠나 희망찬 나로 가고 싶다
문제는 이 세상이 아니라 나다
나의 문제다
이 욕망을 떠나 저 해방으로 갈 수 있다면
이 소유욕과 집착을 떠나 저 너른 연대로 갈 수 있다면

나도 모르게 기도하는 날들이 많아졌다
무슨 마음을 더 갖기보다
밤 물소리 따라 남은 마음들마저 작별해 보내는 날들이 많아졌다
가만히 서 있는 나무들도
단 한번도 멈추지 못하고 흘러가야 하는 저 밤물결들도
저 멀리 떨어져 있는 달빛도 별빛도
모두 외로워하지 않는데
왜 나는 청승을 떠는가
내 안에 있는 나에게도
이젠 그만 나를 떠나달라고 애원하고 싶은 밤들이었다

갈 수 있는 길은 많지 않았다
돌아설 길도 많지 않았다
나는 내가 걷던 길을 계속 걷기로 햇다
아니, 더 편파적으로 구체적으로
당파적으로 혁명적으로 걷기로 했다

별 길도 아니었다
뼈빠지는 설움으로 내 몸에 새겼던 노동자의 길,
소외된 인간들이 쓸쓸히 등부비며 걷던 변두리 골목길,
모든 것들이 위대해 보이던 세상의 길,
지지말자 약속했던 반제반전반자본의 가시밭길
또 다시 상처받더라도 사랑하며 가는 길,
우리에게 끝까지 남을 것은 돈도 명예도 아닌
그 어떤 터치와 깎임과 떨림과 나눔과 사랑뿐이라는 것을
믿으며 쉬지 않고 내달리는 길
그 길에서 잊혀져도 좋은 길
잊혀져도 기꺼운 길

나는 움직이는 인간이었으므로
나는 누구보다도 더 많이 너의 아픔 앞에서 흔들리는 인간이었으므로
나는 관습을 증오하는 인간이었으므로
나는 창조하는 인간이었으므로
나는 모든 인간들의 모든 생산을 경외하는 인간이었으므로
모든 자연과 함께 묶여 있음을 기뻐하는 인간이었으므로
혼자가 아닌 만인임을 알았던 인간이었으므로
이 세상에 그 무엇도 그냥 사라짐은 없으리
이 세상에 그 어떤 마음도 그냥 사라짐은 없으리




* 2008-10-02 오후 5:42:14  송경동 _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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