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09.02.19 MB 1년, 패닉에 빠진 언론
  2. 2009.02.10 이놈들, 빨갱이구만?
  3. 2009.01.16 진중권, "미네르바 맘껏 놀게 냅둬라" (2)
  4. 2009.01.13 우리모두가 미네르바다! (2)
  5. 2009.01.10 경제 예측을 거부하라
2009.02.19 10:39

MB 1년, 패닉에 빠진 언론

문화연대ㆍ미디어행동 토론회, “MB정권 1년, 언론자유의 공황” 
                                                                                                                      김나라 기자
문화연대와 미디어행동은 오는 2월 20일(금) 오후 2시 경향신문 대회의실에서 “MB정권 1년, 언론자유의 공항”을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 문화연대와 미디어행동은 오는 2월 20일(금) 오후 2시 경향신문 대회의실에서 “MB정권 1년, 언론자유의 공항”을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문화연대와 미디어행동은 오는 2월 20일(금) 오후 2시 경향신문 대회의실에서 “MB정권 1년, 언론자유의 공황”을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KBS 정연주 사장의 강제불법퇴임, YTN 구본홍 낙하산 사장 선임,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구속, 한나라당의 ‘언론장악 7대 악법’ 입법 움직임 등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지난 1년 대한민국의 언론 환경과 표현의 자유는 과거 먼 시대로 퇴행한 듯하다.
 
주최측은 “마스크금지법, 휴대폰 도청법, 댓글처벌법 등 사회전반으로 급속히 확장되어가는 ‘표현의 자유의 위축’과 이를 둘러싼 ‘후퇴와 공황을 거듭하고 있는 언론의 모습’을 다양한 분석과 토론을 통해 조명하는 동시에, 위기에 빠진 미디어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대안을 마련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며 토론회의 기획 취지를 밝혔다.

토론회는 1부 발제 2부 토론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1부는 김영찬(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부소장, 한국외국어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되며 조준상(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이 “MB정권과 한국사회 ‘민간파시즘’의 공포”를 주제로, 이기형(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운영위원, 경희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교수)이 “신권위주의의 도래와, 공공성 그리고 언론자유의 위기”를 주제로 발제를 맡는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신보수·신자유주의말기 언론·미디어운동 전략”을 주제로 종합토론이 열린다. 사회는 전규찬(공공미디어연구소 이사장,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이 맡을 예정이며, 토론자로 고재열(시사IN 기자), 김민웅 (성공회대학교 NGO대학원 교수, 프레시안 편집위원), 김지윤 (학생,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등 8명이 참여한다. 문의: 02-773-7707(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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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0 09:37

이놈들, 빨갱이구만?

일명 ‘MB악법’ 드라이브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다시금 개혁법안이라는 이름으로 악법들을 상정하려 하고 있습니다. 법안들의 대부분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다분한 탓에 시민사회와 야당의 반발이 거세지만, 정부여당은 이번에는 아랑곳하지 않을 태도입니다. 이런 가운데 강풀, 최규석, 곽백수, 윤태호, 김태권 등 만화가들이 ‘MB악법 반대 릴레이 카툰 연재’를 시작합니다. 다음 아고라와 프레시안 등에 동시 연재되는 작품을 작가들의 뜻에 따라 컬처뉴스에도 함께 게재합니다. 연재 시작시점과 설연휴 등의 문제로 컬처뉴스 연재일정은 조금 뒤늦게 진행될 예정입니다. 독자들의 양해와 함께 많은 관심 바랍니다. /편집자.

 

 

[관련기사]
마스크 쓴 당신을 체포한다
이쯤 되면 당연히 이런 의문이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님 장난함?
지옥의 묵시록
달라진 방송보니 어때?
언론장악, 얼마나 위험할까?
의료민영화가 되면 어떤 일이?
당신같은 인간들을 뭐라고 부르는 지 알아?
그 분의 삽은 땅만 파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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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6 10:18

진중권, "미네르바 맘껏 놀게 냅둬라"

미네르바 구속 관련 긴급토론회 「인터넷 막걸리 보안법 철폐하라」
                                                                                                                                       박휘진 기자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미네르바 구속 관련 긴급토론회「인터넷 막걸리 보안법 철폐하라」가 열렸다
▲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미네르바 구속 관련 긴급토론회「인터넷 막걸리 보안법 철폐하라」가 열렸다

“냅둬라. 제발 좀. 마음껏 놀게 내버려 둬라”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네르바 구속 관련 긴급토론회「인터넷 막걸리 보안법 철폐하라」에 토론자로 참여한 진중권 교수의 발언이다. 진중권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미네르바의 글로 외환시장이 영향을 받고, 국가신인도가 떨어졌다니 신춘문예에 내도 떨어질 법한 소설을 쓴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기통신기본법은 83년에 만들어지고 25년 간 사용된 적이 없다가 촛불 정국 때 처음 쓴 것이다. 25년 전 미이라 법인데 미이라가 살아나 파라오의 저주를 퍼붓고 있다” 등 특유의 비유로 미네르바 사건을 비판했다.
 
또한 보수언론들의 ‘미네르바의 글이 다른 글들을 짜깁기 한 것에 불과하다’, ‘31살의 무능력한 백수에게 우리 모두 속았다’는 기사들에 대해 “현 정부와 보수언론은 디지털 마인드 자체가 없다”면서 "웹의 글은 수정, 편집이 가능한 반제품이다. 이 글들을 다운받아 완성시키고 업로드 하는 것이 온라인 글쓰기의 핵심이다. 그 부분에서 미네르바는 탁월했다"고 언급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은 가상과 현실의 중립 공간으로, 또 다른 자아를 구축하는 것이 인터넷의 맛이다. 그것을 가능하도록 해 주는 것이 온라인 아이디의 자율성이고 독립성이다.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혹자는 ‘무한정 자유를 줄 수는 없다. 누리꾼들에게 어느 정도로 자유를 허용해야 하느냐’고 묻는데 사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인터넷 상의 자유는 아주 제한적이다. 중복의 아이디를 가질 자유, 실명을 쓰지 않고 글을 쓸 자유 등 아주 최소한의 자유만을 누리고 있다.”면서 사이버 모욕제, 인터넷 실명제 등 통제의 수단을 계속 만들어내려는 한나라당과 정부의 시도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서 송호창 변호사는 “미네르바 사건을 통해 정부가 얼마나 두려움이 많은지를 확인하게 됐다”며 “정부가 두려워하는 것은 국민이 똑똑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미네르바는 그 상징이었다”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미네르바 체포의 부당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긴급체포한 미네르바를 데리고 검찰에서 조사한 것은 그가 실제로 미네르바인가 아닌가를 밝히는 일이었다. 이미 미네르바를 구속할 증거들은 손 안에 있는 상황이었던 거다. 이는 긴급체포의 사유가 안된다. 게다가 12월 29일 올린 글로 미네르바를 체포해놓고, 정작 ‘공익에 해를 입혔다는’ 법의 적용은 이 전에 올린 글들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일단 말이 안되는 행동이며 정말 비겁한 조치다”고 지적했다.

박경신 교수는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 허위사실 자체를 법으로 처벌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뿐이다. 마지막으로 그 제도를 가지고 있었던 곳이 캐나다인데, 캐나다도 2000년 허위보도를 형사 처벌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어디에도 없다면서 허위사실 유포죄에 위헌판정을 내렸다”며 현 정권의 발상이 얼마나 구시대적인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번 미네르바 사건의 결말은 ‘허위사실유포죄의 폐지’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위사실을 처벌하는 법들이 물론 있다. ‘명예훼손, 사기죄, 상표권 침해, 선거법 위반’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런 법들은 실질적인 개인 권리의 침해가 있을 때만 처벌이 가능하다. 그와는 달리 ‘공익을 해했다’는 것은 진위여부가 국가의 자의로 판단될 수 있다. 공익은 국가에서 정의를 할 것이고, 허위와 사실 역시 국가에서 정하게 될 것이다.”며 허위사실유포죄 폐지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보라미 변호사 역시 “전기통신 기본법 중에서 허위사실이 무엇인가를 판단하기도 어렵고, 누가 판단할 것인지도 분명치 않다.”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허위사실 유포죄를 권력의 도구로 이용하는 첫 번째 수단이 명예훼손임을 강조하면서 명예훼손을 법으로 적용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여경 진보네트워크 정책국장은 ‘미네르바 사건은 전 국민의 불행’이라고 했다. “인터넷이라는 미디어는 일반 국민이 사용하는 미디어이다. 인터넷시대 이후에서야 일반 국민도 직설적 언어로,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표현할 수 있게 되었기에 미네르바의 처벌은 곧 우리 모두에게 닥칠 수도 있는 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광우병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사실을 유포할 경우 각오하라’고 말하고, 조중동 광고지면 반대운동도 인터넷으로 불법행위를 조장했다는 혐의를 입혔다. 이런 것들이 ‘위축적 효과’이다.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는 것 체포, 출국금지, 구속 이런 것들에 주목해야 한다.”며 최근의 사건들이 일반 국민의 표현의 자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염려했다. 또한 수사기관이 인터넷과 관련된 사건들을 수사하는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수사기관이 범죄사실을 입증하지 않아도 포털이나 통신사업자로부터 개인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면서 “1년에 제공되는 아이디, 아이피가 400만 건 이상이다. 이게 남용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것도 모자라 지금 한나라당에서는 범죄수사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모든 이용자의 통신확인자료를 1년에 걸쳐 보관하라는 법을 추진 중이다. 지금보다 심각한 남용이 불보듯 훤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토론에 참여한 정연우 민언련 대표는 “검찰과 한나라당이 쓰고 있는 불량소설은 언론도 함께 쓰고 있다”며 미네르바 사건을 대하는 언론의 행태를 비판했다. “검찰이 신상정보를 제공하자, 그것으로 사건에 의미를 부여한 것이 언론이다. 미네르바는 학력이나 직업이 아니라 내용과 예측능력 때문에 미네르바가 인정받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학벌을 가지고 그를 조롱하는 모습들은 우리 사회의 학력지상주의의 현주소다.”고 언급했다.

이 토론회「인터넷 막걸리 보안법 철폐하라」는 민주당 최문순 의원의 주최로 이루어졌으며, 미네르바에 대한 구속적부심이 열린 15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최문순 의원은 토론회를 마치면서 “오늘 안으로 미네르바의 구속적부심의 결과가 나올 것이다. 미네르바가 석방되기를 기대해보자. 가능하면 오늘 오후에. 그리고 이 자리에 오신, 그리고 이 토론회를 접하신 많은 분들이 허위사실 유포죄가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잔여물임을 알아주시고, 여러 방법을 통해 법안이 폐지될 수 있도록 힘써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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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3 11:22

우리모두가 미네르바다!

[편집자가 독자에게]인터넷 글쓰기, 위험에 빠지다
안태호 편집장

꼭 지금 정부를 빌란에, 미네르바를 히어로에 빗대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이야기하기엔 현 정부가 벌이는 일이 조금도 환상적으로 보이질 않거든요.
▲ 꼭 지금 정부를 빌란에, 미네르바를 히어로에 빗대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이야기하기엔 현 정부가 벌이는 일이 조금도 환상적으로 보이질 않거든요.

주말을 미네르바 관련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보냈습니다. 결국 많은 이들의 바램과 탄원과 한숨을 뒤로 한 채 그는 구속되어 버렸더군요. 눈이 벌개지도록 미네르바 관련 기사와 게시판 글을 따라잡으며 참으로 비통한 심정이 들었습니다.

혹시 <저스티스>라는 미국의 그래픽 노블을 아시는지요? 이 만화에서 세계의 위기를 구하는 것은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을 비롯한 전통적인 슈퍼히어로들이 아니라 루터, 리들러, 포이즌 아이비, 브레이니악 등 이름도 생소한 슈퍼빌란(악당)들입니다. 이들은 걷지 못하게 된 이들을 걷게 해주고 사막에 오아시스를 만듭니다. 누가 봐도 의심할 수 없을 만큼 세상의 기아와 빈곤을 해결하는 데 인류 최고의 악당들이 솔선해서 나서는 상황에 다들 어안이 벙벙한 사이, 슈퍼히어로들은 하나 둘씩 빌란들에게 납치를 당하고 세계의 진짜 위기가 찾아옵니다. 결국, 악당은 악당이었던 거죠.

꼭 지금 정부를 빌란에, 미네르바를 히어로에 빗대서 이야기하려고 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이야기하기엔 현 정부가 벌이는 일이 조금도 환상적으로 보이질 않거든요. 물론, 그들이 달콤하게 내뱉는 말들이 많은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감미로웠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현재의 원인은 대개 과거에 있는 법이지요.

어쨌든 미네르바의 체포와 구속은 몇 가지 쟁점, 혹은 생각할 지점들을 만들어냈습니다. 먼저 언론의 보도행태는 이번에도 여지없이 사방에서 강타를 당했습니다. 학벌과 직업(30대 백수)에 대한 과장된 표현들은 한국사회가 아직도 간판에 대해 얼마나 완고한 문턱과 고집을 유지하고 있는지 확인시켜 줍니다. 진중권 씨가 참 재밌는 말을 했는데요, "언론에서 추측하던 그런 프로필을 가진 사람이 정부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쓴다는 것이 외려 비현실적"이라는 겁니다. 언젠가 박노자 씨가 고려대의 ‘이명박 라운지’를 보면서 “'삼성관'들을 쉽게 유치할 수 있는 서울 소재 '명문대'보다 오히려 학벌주의 구조에서 계속 불이익을 받는 지방대학들에서 저항의 흐름이 점차 강해질 것 같다.”고 이야기한 말이 씁쓸하게 떠올랐습니다.

그 와중에 참으로 한심해 보였던 것이 마치 미네르바를 연쇄살인범 다루듯이 하는 보도들이었습니다. 주변인과 가족을 무차별적으로 인터뷰하고 거주지를 공개하는 등 개인의 신상 노출에 대한 우려는 조금도 찾아볼 수가 없더군요. 물론, 언론 문제를 언급하면서 신동아를 빼놓으면 그야말로 섭섭하지요. 신동아는 지난 12월 미네르바의 절필선언 이후 최초로 미네르바와 단독 인터뷰를 성사시켜 화제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검찰에 체포된 미네르바는 신동아와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네요. 신동아는 미네르바를 사칭한 이에게 '낚인' 걸까요, 아니면 특종의 압박으로 인해 '작문'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은 걸까요. 신동아 측의 솔직하고도 빠른 해명을 기대해 봅니다.

이번에 밝혀진 참으로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경제전망에 대해 정부가 하나하나 간섭했다는 사실입니다. 외신에는 한 경제전문가의 인터뷰가 실렸습니다. 이 전문가는 “몇 달 전 내가 한 지역신문에 외환보유고에 대한 걱정을 표현하자 한국은행 고위관리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언론이 부정적인 견해를 계속해서 보도하면 내가 잠재적 위기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사실이라면, 참으로 황망한 일입니다. 청와대 대변인은 국민일보에 전화를 하고(관련기사 : 땡전뉴스 원하는 정부) 문화부 대변인은 컬처뉴스에 전화를 하더니(관련기사 : 유인촌 장관님, 억울합니다), 언론사에 전화를 해 논조에 일일이 시비를 거느라 정부 관계자들은 참, 피곤한 일년을 보냈을 것 같습니다.

한국은행 관계자가 한 경제전문가에게 경고한 내용은 ‘자기실현적 예언’이라는 건데요, 이는 미네르바에 대한 이야기에서도 많은 논란이 됐던 겁니다. 미네르바가 부정적 예측을 하면 그 부정적 예측에 맞춰 경제주체들이 움직이게 되어 실제로 그것은 예언이라기보다는 지침처럼 사용된다는 말입니다. 생각해보면 정부에서 올 한해 경기전망이 어렵다고 하면 기업이 신규투자를 꺼리거나 가계가 지출을 줄이는 일이 모두 비슷한 일에 해당될 수 있지요. 그런데 검찰에 따르자면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를 '짜집기'한 수준에 불과한 일개 네티즌의 글이 한국경제를 좌지우지할만한 자기실현적 예언이라고 생각하는 건 매우 황당한 인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주가 3천’ 발언이나 ‘747 공약’들은 가히 '자기파괴적 예언'이라 해야 할까요. 네티즌 한명이 세계 13위의 경제규모를 가진 나라의 국가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검찰과 법원의 말에 여러 네티즌들이 " 자! 여러분들 ! 이제 여러분들은 좀 더 분발하면 미국 경제도 뒤집어엎을 수 있습니다! 화이팅!!!"이라는 조롱어린 댓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구속된 미네르바가 그 미네르바가 아닐 거라며 음모론을 펼치기도 합니다. 글쎄요, 음모론이라는 게 결코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하는 집단적 행위인 까닭에 ‘가짜 미네르바’ 논란도 제법 오래 지속될 것 같습니다만, 정작 중요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이번 사건의 가장 기본적인 사실이면서 핵심이 되는 문제는 ‘인터넷에 쓴 글’로 인해 긴급체포가 되고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는 사실입니다. 이 사실에 비하면 신동아의 ‘작문’도 그저 그런 이야깃거리 이상이 아닙니다. 요건은 딱 두 가지입니다. 정부 정책에 비판적일 것, 그리고 영향력이 있을 것. 미네르바가 이야기했던 ‘달러매수 금지’가 어느 정도 ‘실체’가 있던 사실이라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정부에 비판적이면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보유한 개인이나 단체는 이제부터 ‘허위사실 유포’의 올무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지도 모릅니다. 아니, ‘비판적’이라거나 ‘영향력’이라는 어휘 자체가 자의적 판단이 가능하다고 보면 인터넷에 글을 쓰는 모든 이들이 미네르바와 같은 운명을 맞게 될 가능성이 그의 구속과 함께 열렸다고 보는 게 맞겠지요.

이미 다음에서는 ‘미네르바 닉네임 갖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감수성 밝은 네티즌들이 자신들에게 닥쳐온 위기에 대해 그만큼 절박감을 느낀다는 표현일 것입니다. 이미 저들은 루비콘 강을 훌쩍 건넜습니다. 우리 모두가 미네르바인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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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0 11:17

경제 예측을 거부하라

[기자의 눈] 미네르바 체포에 대한 단상

앙드레 고르는 '공식적인 경제 예측과 그로부터 출발하는 필요들을 거부하라'고 주장했다.

▲ 앙드레 고르는 '공식적인 경제 예측과 그로부터 출발하는 필요들을 거부하라'고 주장했다.


                                       박휘진 기자

'경제 대통령' 미네르바가 체포됐다. 50대 나이에 증권가 출신일 것이라는 누리꾼들 사이의 정설을 뒤집고 미네르바는 30대 무직자로 밝혀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그가 진짜 미네르바가 맞느냐, 누군가에게 글을 받아서 올려주기만 한 것이 아니냐 등 많은 추측들을 제기고 있다. 하지만 미네르바가 누군가는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인터넷 상에 자신의 의견을 올렸던 한 개인이 국가 권력에 의해 긴급체포 되었다는 사실이다.

검찰은 왜 미네르바를 체포했는가? 미네르바에게 적용된 법은 ‘전기통신기본법 47조’로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자’를 처벌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주가 3000선 돌파’, ‘747정책’등을 모든 통신수단을 통해 전국민에게 유포한 대통령도 잡아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조소어린 반감을 표하고 있다.

미네르바든 대통령이든 예측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누구의 예측은 불법이 되고 누구의 예측은 ‘그것이 틀렸다 할지라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인가.

핵심은 ‘예측’이다. 사르트르가 '유럽에서 가장 날카로운 지성'이라고 불렀던 앙드레 고르에 따르면, 경제적 예측에는 몇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사회가 지속되어야 한다. 심층적 사회변혁은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며, 생산방식과 소비방식 그리고 삶의 방식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에콜로지카』, 생각의 나무) 즉, 경제적 예측은 기존의 질서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구조 자체를 성찰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사실 미네르바의 경제 예측도 그렇다. 미디어 오늘의 이정환 기자는 한 심포지엄을 통해 “미네르바의 발언들도 사실은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만 작동하는 이야기들이다. 지금의 경제 위기는 잘 굴러가던 시장 경제의 ‘실수, 오류 같은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경제의 피해갈 수 없는 도착지점이다.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사고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경제 예측의 심층에 있는 이데올로기를 잘 드러내는 발언이다. 따라서 앙드레 고르는 다른 방식의 삶을 원한다면 경제 예측을 거부하라고 했다.

그렇다면 정부는 굳이 미네르바의 입을 단속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내용이야 무엇이든 예측이 현 질서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면 그가 시스템을 공격하려는 의도는 없는 것으로 봐야할테니 말이다. 그러나 지금은 ‘경제 위기’ 상황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자본주의 시장의 경제 위기’ 상황이다.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그래서 국가 경제의 기반이 흔들리는, 이런 상황들이 어쩔 수 없이 도래해야만 하는 것이라면 그 ‘불길한 미래’를 접한 사람들에게는 ‘시스템 전복’에 대한 상상력의 틈새가 열릴 가능성이 커진다. 그 시스템은 현 정권이기도 하고, 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이기도 하다. 미네르바 구속에서 읽을 수 있는 일차적 맥락은 정부의 ‘자신의 권위를 위협하는 행위들을 경찰력으로써 다스리겠다’는 확고한 의지다. 본인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미네르바는 정부를 ‘30대 백수보다 못한’, '전문대졸보다 못한' 무능한 집단으로 만들었다. 정부는 지금 그의 예측에 허위사실 유포라는 죄를 입혀 국가 권력으로 현 시스템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그에 반해 대통령, 혹은 정부기관의 경제 예측은 어떠한가. 그들은 시스템의 전복이 아니라 존속을 위해 예측한다. 대기업 위주의 경제 성장을 유도하면서 ‘공갈빵’같은 사회를 만들어내는 데 주력한다. 파이는 커져도 그 안은 텅 비어버린 사회. 한 시민단체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오는 2월에 졸업하는 대학생이 약 40만 명인데, 그 중 취업이 결정되지 않은 채 졸업하는 사람이 35만 명을 넘는단다. 이 많은 실업자들을 위해 정부에서 추진하는 4대강 정비 사업을 포함한 ‘녹색 뉴딜’을 통해 창출될(아니 될 거라 주장하는) 일자리 96만개 중 90만은 일용직이다. 대규모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사회. ‘주가 3000’ 돌파의 뒤편에는 이런 계산들이 있다. 이게 바로 대통령의 경제 예측이다.

언제고 노동할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는 비정규직을 원치 않는다면, 성장을 위해 자연을 거스르길 원하지 않는다면, 국가 권력이 그려주는 삶이 아니라 다른 삶을 꿈꾼다면 우리는 공식적인 경제 예측을 거부해야 한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이 때 쏟아져 나오는 경제 예측들에 이리저리 휘둘릴 것이 아니라, 우리는 그 예측의 심층을 바라봐야 한다. 그 필요성을 앙드레 고르의 글로써 대신하고자 한다.

“경제 예측은 중립적인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현행 시스템을 지속시키려는 암묵적인 정치적 선택이 반영된다. 이러한 선택은 객관성이나 과학적 엄정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현재 사회만이 유일한 가능성은 아니며 그 운용방식이 객관적 필연성을 담고 있는 것 또한 전혀 아니다. 우리는 공식적인 경제 예측과 그로부터 출발하는 필요들을 거부할 수 있다. 이 거부는 기존 사회질서의 거부이자 정치적 거부이다.” (같은 책 10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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