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합창단'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09.04.15 합창단 해체?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2. 2009.04.10 국공립예술기관 공공성, 근본부터 검토하자
  3. 2009.03.27 “합창단 해체는 예술적 자폭행위”
  4. 2009.03.25 ‘정명훈’인가 ‘정명박’인가? (1)
  5. 2009.03.20 그 문화정책, 천박하다
  6. 2009.03.02 유인촌 장관, 정체를 밝히시지요
  7. 2009.02.24 “구호가 아니라 노래를 부르고 싶다”
  8. 2009.01.28 비정규직만도 못한 연습생, 자부심 하나로 버텼는데 (1)
2009.04.15 12:14

합창단 해체?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반대 싸움 계속
                                                                                                                                      안태호 기자

국립오페라합창단 단원들이 문화부 앞에서 합창단 해체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거리공연을 펼치고 있다.
▲ 국립오페라합창단 단원들이 문화부 앞에서 합창단 해체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거리공연을 펼치고 있다.

두 달여가 넘게 해체반대를 걸고 활동했지만, 결국 3월 31일부로 공식 해체된 국립오페라합창단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국립오페라단지부는 앞으로 매주 수요일 오후 3시, 문화부 청사 앞에서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반대! 부당해고 철회! 총력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17일(금) 오후 7시에는 기륭전자분회를 비롯한 비정규직 투쟁사업장들과 함께 보신각 앞 촛불문화제에도 공동개최로 참여한다.

진중권(중앙대 교수), 이상만(음악평론가) 등의 패널이 참여하는 토론회도 열린다. 21일(화)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리는 토론회의 주제는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로 본 국공립예술단체 발전방향’. 토론회는 공공노조 문화예술분과와 최문순 의원실의 공동주최로 열릴 예정이다.

22일(수) 오후 7시에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립오페라합창단 희망 음악회>가 열린다. 오페라합창단 지부는 “음악회를 통해 문화예술인들과 제 정당, 사회단체, 시민들과 함께 연대의 마음을 모아가고자 한다”는 것이 행사의 취지다.

국립오페라합창단지부는 문화부와 교섭을 진행하고 있으나 서로 의견차가 커 교섭에는 큰 진전이 없는 상태다. 국립오페라합창단 지부의 이정상 대외협력부장은 “문화부에서는 국립합창단 밑에 연수단으로 들어가는 걸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고용승계가 되는 것도 아니고 오디션을 통해 선택적으로 선발하겠다는 이야기여서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이다. 국립합창단 측에서도 반대의견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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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0 12:45

국공립예술기관 공공성, 근본부터 검토하자

사회공공연구소에서 국공립예술기관의 공공성 제고를 위한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세종문화회관 사회공헌프로그램 '천원의 행복' 공연장면.
▲ 사회공공연구소에서 국공립예술기관의 공공성 제고를 위한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세종문화회관 사회공헌프로그램 '천원의 행복' 공연장면.

2009년 3월 31일 결국 국립오페라합창단은 공식적으로 해체되었다. 물론, 합창단 단원들은 이에 굴복하지 않고 부당해고 철회와 합창단 해체에 반대하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국립오페라합창단 단원들의 일방적 해고와 합창단 해체는 문화예술계 뿐 아니라 사회 일반에도 파장을 일으켰다. 사회적으로 예술가가 차지하고 있는 위상은 물론, 예술의 공공성이라는 측면에서 이번 사건은 이명박 정부의 문화예술정책의 입지와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공공연구소(소장 강수돌)는 4월 초, 연구보고서 <국ㆍ공립예술기관 운영 평가 및 공공성 강화 방향>(연구자 박정훈, 황윤정)을 발간했다. 보고서는 이전 정부의 국공립예술기관 공공성 확보 정책에 대한 평가와 현재 국공립예술기관의 공공성 현황, 향후 공공성 확보를 위한 정책 방향 등을 제시하고 있다.

연구에서 대상으로 삼은 기관들은 국립극장전속단체(국립극단, 창극단, 무용단, 국악관현악단), 예술의전당 상주단체(국립합창단,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및 입주기관(서울예술단), 세종문화회관 전속단체 등이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는 국공립예술기관의 재단법인화와 책임운영기관화 등 민영화 정책 드라이브를 펼친 바 있다. 이에 대해 연구보고서는 “국·공립예술기관 개혁안으로 채택된 민영화 정책은 문화적 보편권 확대에 기여하지 못한데다가 자율성 확보에도 실패”하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국ㆍ공립예술기관의 공공성현황에 대해서는 취지는 공공성을 명확히 밝히고 있지만 현실적인 제한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각 기관의 취지는 “주요 국·공립예술기관의 설립취지는 기본적으로 예술적 목표와 사회적 목표를 제시하고 있으며 시민의 문화향수권 증진이라는 목표를 명확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국ㆍ공립예술기관은 ▲아웃리치활동의 증가 추세 ▲다양한 예술교육활동의 전개 ▲입장권 정책을 통한 관객 유인 ▲예술노동자들의 단체협상을 통한 사회적 활동 강화 요구 등으로 공공성 강화를 위한 사회적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민영화 기조에서 비롯된 수익성 우선 운영 원리로 인해 제약이 존재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국ㆍ공립예술기관의 공공성 강화방향으로 ▲공공문화기관을 예술발전의 진원지로 ▲유관기관 및 지방문화기관과의 수평적 협력 모델 구축 ▲시민 접근성 강화를 위한 전략 구사 ▲지역 사회에서의 역할 강화 및 민간 활동에 대한 적극적 지원 등을 꼽았다. 또,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향으로는 ▲자율적 운영권 보장ㆍ공적 책임 준수 등 민주적 지배구조 구축 ▲공적 재정 지원 및 다양한 재원의 확보 ▲공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조직운영원리 쇄신 등을 들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정훈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은 “MB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공립예술기관 개혁방향은 관료지배모델과 시장지배모델을 결합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국ㆍ공립예술기관의 진보적 개혁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공공예술기관의 위상과 역할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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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7 09:35

“합창단 해체는 예술적 자폭행위”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에 반대하는 일만인 선언
안태호 기자
국립오페라합창단 단원들이 합창단 해체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세종로 문화부 청사 앞에서 합창을 하고 있다.
▲ 국립오페라합창단 단원들이 합창단 해체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세종로 문화부 청사 앞에서 합창을 하고 있다.

“소리높여 외쳐라 하늘이 떠나가게, 손에 손을 맞잡고서 다 함께 노래 부르세~”

세종로 일대가 갑자기 합창공연 무대로 바뀌었다. 길을 지나던 시민들도 잠시나마 발걸음을 멈추고 이 드문 광경과 우렁찬 노래에 눈과 귀를 기울인다. 도니제티의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의 ‘끝없는 환희를 그대에게’, 베르디의 오페라 <일트 로바토레>의 ‘대장간의 합창’, ‘러시안 피크닉’과 ‘사랑합니다’가 연이어 울려퍼졌다. 객석이 아닌 거리에서 앙콜이 터져나왔다. 20여명의 합창단은 ‘우정의 노래’로 화답했다. 많지 않은 관객들이지만 귀에 익은 레파토리와 박력있는 공연에 박수와 함성이 이어진다.

얼핏 최근 많이 시행되고 있는 ‘찾아가는 문화활동’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지만, 이들은 예술단 해체와 일방적 단원 해고에 맞서 싸우고 있는 국립오페라합창단 단원들이다. 이들이 오페라합창단 해체에 반대하며 싸움을 시작한지도 어언 4달 째가 됐다.

이제 국립오페라합창단은 단지 하나의 예술단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문화정책의 수준과 한국 공연예술인들의 처우를 가늠하는 잣대가 되어가는 중이다. 민예총과 문화연대를 비롯한 18개 문화예술단체들은 ‘이명박 정부 문화정책 10대 실정’의 한 항목으로 국립오페라합창단의 해체를 꼽았다. 프랑스 예술계는 합창단의 투쟁 소식을 전해 듣고 성명서를 발표하고 연대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합창단 측은 일본과 이탈리아의 예술인들도 동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국립오페라합창단 단원들은 25일(수) 문화부 앞에서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에 반대하는 문화예술인ㆍ노동자ㆍ시민 일만인 선언 기자회견’을 가졌다. 애초에 서명 목표를 일만명으로 잡았지만 실제로 서명에 응한 사람들의 숫자는 만 삼천명을 넘겼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국립오페라단 단장을 지낸 성악가 박수길 한양대 명예교수와 현재 국립합창단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나영수 지휘자를 포함해 음악대학교수 및 연출가, 지휘자들이 150명 이상 서명에 참여한 것이다. 뿐만 아니다 국립합창단 단원 31명을 포함 국공립 합창단의 322명이 서명했으며 음악대학 학생들 928명도 서명에 동참했다. 이는 실제로 음악계 내부에서 국립오페라합창단의 가치를 뚜렷하게 인정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서명에는 프랑스 바스티유 국립오페라단노조 프랑스와 소바죠 위원장, 프랑스 노동조합총연맹 공연예술분과 클로드 미셸 위원장 등 해외 문화예술인들 58명도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일만인 선언’을 통해 “직제규정상에 없다는 이유만으로 오페라합창단을 해체통보하고, 합창단원 전원을 해고”한 것은 “다년간 호흡을 맞춰온 오페라 전문합창단의 기간 성과를 포기하는 예술적 자폭행위”라며 “국립오페라합창단의 해산을 철회하고 국립오페라 발전에 더욱 더 기여할 수 있도록 규정 등 법적, 제도적 장치를 조속히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방관하는 문광부, 제멋대로 오페라단, 눈물짓는 합창단원, 문광부는 각성하라!"

국립오페라합창단 계선경 조합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합창단원들은 기자회견 이후 상자에 담은 일만인 서명용지를 문화부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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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5 12:40

‘정명훈’인가 ‘정명박’인가?

예술가의 연대요청에 대한 정명훈식 대응법
목수정 _ 진보신당 당원
합창단원이나 오케스트라단원 정도는 그저 자신의 위대한 예술을 위한 사소한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듯한 정명훈의 발언은 연대나 인권, 노동자의 권리 따위의 개념을 송두리째 결핍하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 합창단원이나 오케스트라단원 정도는 그저 자신의 위대한 예술을 위한 사소한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듯한 정명훈의 발언은 연대나 인권, 노동자의 권리 따위의 개념을 송두리째 결핍하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파리에 있는 진보신당 당원들은 하루아침에 유례없는 방식으로 전원 해고된 국립오페라단 합창단 소식을 접하고,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통해 그들의 복직을 위한 연대활동을 벌이고 있다. 우리가 이곳에서 만난 거의 모든 사람들 - 공연예술노조 위원장, 파리 오페라 합창단 단원들, 라디오 프랑스 오케스트라 단원들 등 - 은 우리의 설명을 들은 지 3분 만에 정황을 파악하고, 이 놀라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연대와 지지의 뜻을 즉각 표했다. 공연예술노조에선 하루 만에 지지 성명서를 발표해 주었고, 바스티유오페라의 합창단원은 거의 대부분 주저 없이 서명해 주었으며 한국 오페라 합창단 단원의 복직을 지지하는 거리콘서트 에 대한 논의도 자체적으로 진행 중이다. 그리고 그 모든 프랑스 예술가들은 한결같이 정명훈을 만나서 지원을 호소할 것을 조언했다. 그들이 보기에도 정명훈은 한국에서 가장 강력한 예술권력자의 한사람이었기에.
 
그가 2004년 국립오페라합창단과 까르멘 공연을 한 후, 자기가 만난 최고의 합창단이라고 극찬했던 바로 그 합창단의 해체 소식에 예술가의 양심을 발휘해주기를 우린 바랬다. 정명훈은 또한, 1994년 그를 부당 해고한 오페라 바스티유극장 측과 힘겨운 소송을 했던 경험을 갖고 있기도 하다. 당시 오페라 바스티유 극장의 노조로부터 상당한 지원을 받으며 뼈아픈 경험을 이겨낸 그였기에, 비슷한 사안에 대하여 그가 충분히 이해하고 자신의 힘을 보탤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비록 이명박과 막역한 사이이긴 하나, 예술가의 순진함에 기인하는 불행한 사건일 것이라고 애써 짐작하며.

3월 20일, 그를 만나기 위해 그가 지휘하는 라디오 프랑스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보러 샤틀레 극장에 갔다. 두 시간에 걸쳐 진행된 그 콘서트는 완벽하게 우리를 고무시켰다. 나와, 함께 간 성악을 공부하는 학생당원은 이토록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내는 사람의 정신이 맑지 않을 수 없고, 정의와 진리를 담지 않을 수 없다는데 전적으로 동의했다. 

공연이 끝나고, 극장 뒤편으로 가서 그를 기다렸다. 오래지 않아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우린 한국 사람들이고 선생님께 간곡히 부탁을 드리고자 하는 일이 있어서 찾아왔다고
운을 떼자, 그는 대뜸 비서를 불러서 그 사람한테 말하라고 했다.
 
그의 비서에게 우리가 가져간 서명운동 용지를 보여주며, 한국에서 일어난 사태를 설명했다. 그녀는 정명훈이 아마도 이 사실들은 모를 것이라고 했다. 한국에서 오페라 합창단원들이 그의 형을 통해 정명훈의 지원을 호소했던 것을 우린 알고 있었지만, 그 비서의 말을 믿고 싶었다. 그가 다음날 아침 비행기를 타고 떠나기 때문에, 이 내용을 전달해 주고 그에게 서명하도록 할테니 아침에 호텔에 와서 찾아가라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불어로 된 문서를 보고, 한국어였으면 더 좋았을 뻔 했다고 언질을 주었다.

한국의 합창단원들은 문화부, 오페라단과 담판을 벌이는 중요한 날인 다음 주 화요일까지 이 모든 서명을 받기를 원하고, 그는 내일 아침 떠나고... 우린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근처 사이버까페에 가서 한국어 본을 출력하여 밤에 호텔에 전달하기로 했다. 서명보다 더 중요한건 그의 생각이고, 지지의 발언이다. 중요한 사람들과 중요한 저녁식사 약속이 있어서 갔다는 정명훈씨가 지금쯤 와 있으리라 생각하고. 뫼리스 호텔에 도착했더니 그는 1층 레스토랑에서 몇몇 사람들과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기왕 온 김에 단 3분이라도 그에게 우리의 육성으로 절박한 현실을 전하고 그의 예술가적 양심에 호소하고 싶었기에. 우린 그에게 전달할 문서를 들고 기다렸다. 그러다가, 호텔의 한 직원이 우리에게 누구와 약속이 있냐고 묻고, 그렇지 않다면 나가달라고 요구했다. 돈 많은 현대의 귀족들의 충실한 심복 같은 그들은 우리를 물리적으로 쫓아낼 판이었다. 실랑이 끝에 겨우 정명훈에게 남길 메시지와 한글로 된 사건의 개요를 설명하는 문서를 남기면 호텔측에서 그 문서를 전달하기로 하고, 글을 거의 다 쓸 무렵, 마침 그 때 그들의 긴 만찬이 끝이 났다. 정명훈은 우릴 발견하자마자 다가왔다. 


합창단 해고해도 다음날 500명 모인다?

조금 전 비서에게 전한 문건을 손에 쥐고 흔들어 대며, “도대체 이게 뭐에요. 이게 뭐하자는 일이에요”. 나는 그의 말을 한국에서 일어난 사태의 경악스러움에 대한 표현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그건 완벽한 오해였다. 그는 도대체 왜 그깟 합창단 하나 없어진 일이 뭐가 대수라고 지금 여기까지 자길 찾아와서 우리가 이러고 있는지를 묻고 있었다. 기자도 아니고, 에이전시도 아니고... 도대체 우리를 어떤 사람들로 분류할지를 모르는 듯 했다. 단 한 번도 누군가가 사회적 연대 따위를 요청해 온 일은 없는 사람처럼. 약간의 설명 끝에 대충 감 잡은 그는,
“이 합창단이 없어졌다고, 그 합창단을 살려야 되겠다고 지금 여기 와 있는 거에요?
그 사람들이 도대체 얼마나 노래를 잘하는 사람들이기에. 그 사람들을 꼭 구해야 되요? ”

“선생님이랑 함께 공연했고, 2004년 까르멘 공연하셨을 때, 프랑스에도 없는 최고의 합창단이라고 극찬하신 바 있는 합창단입니다. 그냥 합창단 하나가 아니라, 국립오페라단에 있는 한국에선 유일한 상설 오페라합창단이 없어진다는 사실이 안타까워서 그 상황을 전하고 선생님의 도움을 청하고자 온 것입니다. 이 합창단을 없애고, 더 좋은 사람들을 뽑겠다는 것도 아니고, 아예 상설합창단을 없애고, 앞으로 모든 공연을 건별로 대학생 단체 같은 곳과 계약해서 공연하기로 한답니다.”

오페라합창단이 간직하고 있는 그의 찬사는 지나가는 립서비스였는지 그는 자신의 그 합창단에 대한 칭찬을 기억초자 하지 못했다.
 
“뭐요? 언제 같이 공연했다구요? ”하고 되물었다.
“한국은 합창단 해체해도 다음날이면 노래 잘하는 사람 500명 금방 모입니다. 한국에서는 합창단 때문에는 아무 문제없어요. 그런데 대체 왜 해체했다는 겁니까, 이유가 뭐래요? ”

“그야 물론 경영효율, 예산절감이 이유죠. 표면적인 이유는 상설합창단을 둘 수 있는 규정이 없다는 거고.”  

“거봐요. 예산이 없다는 거 아니에요. 그 예산 당신들이 어디서 만들 거에요?
다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하는 건데. 당신들이 나서서 지금 뭐하는 거에요?”
“아니요. 오히려 오페라단 예산은 올해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돈이 없는 게 문제가 아니라 예산 집행의 우선순위를 잘못 두고 있는 게 문제죠.”

“이봐요. 내가 서울시향에 있는데 거기서 일 년에 5-6명씩 해고당해요.
여기만 해고당하는 사람들 있는 거 아니에요. 지금 온 나라가 다 그러구 있는데, 
합창단 하나 없어졌다고... 이 사람들이 여기까지 와서...그리고, 도대체 나더러 뭘 하라는 거에요, 그래서. 여기에 서명하라구?”

우린 오페라 바스티유에서 단원들이 서명한 서명지를 보여주며, “거의 모든 합창단원들이
서명했다. 한국에서 국회의원들이나 정부에서 오로지 프랑스에서 진행되는 서명운동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프랑스에서의 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6페이지에 빼곡히 담긴 바스티유오페라단원들의 서명을 보면서도 그의 태도에는 티끌만한 변화도 없었다.

합창단원이나 오케스트라단원 정도는 간단하게 소모품
취급해버리는 그는 연대나 인권, 노동자의 권리 따위의 개념을
송두리째 결핍하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사진 공공노조)

“그거 백날 해봐야. 아무 소용없어요. 내가 한국 가서 이거 알아 볼 꺼에요.
오페라 단장한테 물어보죠. 어떻게 된건지.”

그의 말이 맞다. 그가 마지못해 형식적으로 서명을 (할리도 없겠지만) 한다한들 아무 의미도 없다. 이제 그의 본심을 알았으니, 우린 더 기대하는 것이 없다. 그리고 그가 사건의 정황을 묻게 될, 해고 당사자 오페라 단장한테서 어떤 대답이 나올지는 너무나 뻔했다. 그는 그들의 세계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을 터이다.


미국에 구걸하던 사람들이, 이젠 미국쇠고기를 안 먹겠다고?

늦은 밤이니 빨리 투숙할 것을 종용하는 그의 아내인 듯한 여자 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는 끝까지 자신의 궁금증을 해결하고 싶어했다. 우리가 초반에 자기소개를 했음에도, 그는 다시 한 번 남의 일을 위해 한밤중에 그에게 달려온 우리를 외계인 보듯 하며 왜 남의 일에 나서서 이러고 있는지를 알고 싶어 했다. 

우리는 운동을(militant) 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국 오페라의 발전을 위해, 예술가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함께 일하는 세상을 위해서 연대하고 있다고 말하자, 그제서야, 그는 우리의 정체를 알아차렸다는 듯이,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까, 당신들이 그 100만명이나 촛불 들고 거리에 서서 미국 쇠고기 안 먹는다고 시위하는 그런 사람들이란 말이죠? 40년 전에는 미국에서 뭐 안 갖다주나 하면서 손 벌리고 있더니, 이제 와서는 미국산 쇠고기 안 먹겠다고 촛불 들고 서 있는 그 사람들. 그게 옳다고 생각하는 거에요? 그게 말이나 되는... 알았어요. 알았어.”

촛불을 든 시민들을 천민으로 묘사한 한나라당 주성영의원의 망언이 언뜻 생각났다. 그러고 보니 그의 말투와 어휘는 한나라당 의원들에게서 익히 접해오던 그것과 닮아있었다. 

“그렇게 불쌍한 사람들 돕고 싶으면 저기 아프리카나 가서 도와줘요. 여기서 그러지 말고.”
이 대목에선 우린 둘 다 경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저 사람이, 그토록 수많은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아온 위대한 예술가 정명훈인지. 바로 조금 전 우리의 영혼을 황홀하게 감싸주던 음악을 선사하던 그 지휘자가 맞는지. 잠시 멍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과 같은 예술가들을 거리의 불쌍한 걸인 취급하는 저 인간은 과연 누구란 말인가. 내 눈빛에는 어쩔 수 없이 그에 대한 무한한 경멸이 담길 수밖에 없었다.   
그 눈빛을 읽었는지, 정명훈은 제대로 역정이 났다.

“도대체 제 정신을 좀 차리세요. 공부 좀 하란 말이야. 세상이 그런 게 아니야. 이 계집애들이 말야. 한밤중에 찾아와서.”

비속어까지 서슴지 않는 그를 향해, 나는 그에게 제대로 적합한 말인 “정신차리라”는 말을 그대로 돌려주었다. “당신이나 정신 차리세요!” 

그는 거의 우리를 때릴 듯이 씩씩거리며
“불쌍한 사람들 돕고 싶으면 아프리카에나 가라구”. 다시 한 번 아프리카를 들먹이며 코 앞까지 다가와서 소리 질렀고, “기도하라구. 기도” 하는 말을 끝으로 올라갔다.

그의 마지막 말.
“기도하라”.
그에게도 이명박이 서울을 봉헌했던, 그래서 그를 도왔던 하느님이 있었나보다.

나와 성악하는 학생은 분노와 충격으로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간신히 추스르며 걸었다. 그녀는 울었다.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던 그 예술가가 저토록 상상할 수 없는 사상의 오물을 잔뜩 머리에 품고 있다는 그 사실을 우린 소화하기 힘들었다. 예술 전체에 대해, 인생 전체에 대해 거대한 사기를 당한 듯한 기분이었다.

문득 호텔로 오기 전, 샤틀레 극장 주변 까페에서 만난 라디오 프랑스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말이 생각났다. 우린 거기서 만난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한국에서의 사태를 설명했고, 그들은 모두 경악하였으며, 적극적으로 서명운동을 전개해줄 것을 약속했다. 우리가 혹시 정명훈에게 당신들이 동참을 호소할 순 없느냐는 제안에는 단호히 불가를 표명했다. 정명훈은 정치적 사안에는 늘 거리를 둔다는 거였다. 그러면서 곁들이는 말이, “당신들 지금처럼 파업하면 한국에선 감옥에 가”. 라고 정명훈이 라디오 프랑스 단원들에게 말했다는 거다.

그동안 어떻게 저 고매한 예술가가 이명박과 손발이 맞아 수년간 파트너쉽을 이룰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한 방에 해결되었다. 


정명훈 씨, 고맙습니다

 
그는 세상에 태어나서 도대체 어떤 책들을 읽었을까? 그는 연대나 인권, 노동자의 권리 따위의 개념을 송두리째 결핍하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합창단원이나 오케스트라단원 정도는 그저 자신의 위대한 예술을 위한 사소한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듯한 발언. 다 갖다 버려도 다음날 얼마든지 손쉽게 충전할 수 있는 건전지라도 되는 듯. 그 사고의 경박함은 이명박, 유인촌, 이소영과 그가 한 치의 차이도 없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물론 우리가 늦은 시간까지 그를 기다린 결례를 범하긴 했다. 그러나 조용히 옆의 로비에서 기다렸고, 그가 우리를 마주친 시간이 1시였던건, 그들의 긴 만찬이 끝난 시간이 1시였기 때문이었다. 또한 짧은 시간에 자료를 읽어야 할 그가 한국어로 된 자료를 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기도 했다. 그는 초반에 “한국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약속도 안 잡고 무례하게 무조건 사람을 기다리고 끼어든다”면서 우리를 한참 나무랐다. 언짢았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가 잠시 3분 정도 우리의 설명을 듣고, 알겠다고 하면서 읽어보겠다고 하며 서명지를 들고 객실로 올라갔어도, 우린 그의 수면을 단지 3분 정도 지체시킬 뿐이다. 긴 얘기를 한 건 그였고, 우린 그가 쏟아내는, 사상의 오물 종합선물세트 같은 공포극을 어이없이 바라보았다. 천국에서 지옥으로 우린 너무 빨리 넘어갔고, 그것의 연출가가 같은 사람이란 사실에서 정신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은 엄청난 혼란을 느꼈다.

촛불 발언부터 계집애 발언에 이르기까지 낱낱이 자신의
가면을 벗어준 정명훈이 차라리 고맙다.
(사진 공공노조)

1994년 바스티유 오페라에서 부당하게 해고당했을 때, 그는 노조의 지원을 받아 함께 싸웠고 그래서 승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가 현재 지휘하는 서울시립합창단에는 노조가 없다. 그가 취임하면서 “음악하는 사람들이 무슨 노조냐” 면서 노조에 대해 못을 박았기에 단원들은 감히 노조를 만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무노조 경영 삼성과 비슷하다.

그가 현재 지휘하는 라디오 프랑스 오케스트라에도 그가 지휘했던 바스티유 오페라에도 강력한 노조가 있다. 한국에서 가진 제왕적 권력이 거기에선 당연히 없는 탓이다. 2007년, 오페라 바스티유는 열흘이 넘는 강도 높은 파업을 하기도 했다. 무려 4만9천명에 달하는 고객들에 대한 환불사태가 있었다. 이곳의 예술가들이 지금의 안정적인 대우를 받으며 -합창단 연봉은 한화로 약 8천5백만원 내외, 오케스트라 단원은 1억원 내외이며 은퇴까지 맘 편히 일할 수 있는 정규직이다 - 세계 최고 수준의 음악을 안정적으로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예술노동자들에게 자신의 창작기반을 위협하는 경영자의 어떤 요구에도 당당히 맞설 수 있는 강력한 연대와 투쟁의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며 그들의 권리를 인정하고 정당히 대우하는 이 사회의 예술노동자에 대한 존중이 수반되었던 까닭이다.
 
가장 강력한 지원을 기대했던 정명훈을 통해 전원해고 사태를 가능하게 했던 문화 통치자들의 사고의 핵심을 오히려 들을 수 있었다. 문득, 그가 정직하고 양심있는 예술가였더라면, 지금까지 한국에서 일어난 그 수많은 문화예술계에서의 사건에서 그 어떤 입장표명도 하지않고 지내올 순 없었을 것임을 상기시킬 수 있었다

정명훈은 아름다운 소리를 이끌어내지만 그 소리의 구체적인 주체는 연주자들과 합창단들이다.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한 예술가로 대우하지 않고, 소모품 정도로 간주하는 그는 더 이상 존경을 바칠 수 있는 예술가가 아니다. 그는 권력자의 그늘 아래 안거하면서, 그가 나눠주는 달콤한 권력을 마음껏 휘두르며, 세상의 어두운 구석에 대해서는 외면하는 우리시대가 만든 신화의 슬픈 이면이었다. 우리가 쇼크를 받는 수고를 감수했을지언정, 그럴싸하게 포장된 무관심을 드러내기보다, 촛불 발언부터 계집애 발언에 이르기까지 낱낱이 자신의 가면을 벗어준 정명훈이 차라리 고맙다.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줄 막강한 권력자의 마술지팡이 같은 것은 없다. 그 어떤 친절한 권력도 우리에게 보다 나은 삶을 선물해 주진 않는다. 예술노동자들 스스로가 보다 넓은 연대의 틀에서 그것을 쟁취하려고 나서지 않는 한. 연대의 정신으로 적극적으로 서명에 동참했던 모든 프랑스 예술가들이 정명훈의 발언을 접하였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몹시 궁금하다.

정명훈이 일하는 라디오프랑스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그가 아프리카 아이들과 함께 웃고 있는 사진이 보인다. 유네세프 친선대사로 있으면서 그는 여기저기서 불우한 아이들을 위한 음악회를 가지기도 했다. 불우한 아이들을 위한 콘서트를 여는 자비를 베풀 수 있을지언정, 수십명의 예술가들이 일 할 수 있는 터전을 빼앗기고 거리에 나앉아도 채워 넣을 예술가들이 얼마든지 있으니 아무상관 없다는, 구세계의 모순에 온전히 빠져있는 자기중심의 거룩한 예술가. 어마어마한 질문 하나가 남는다. 정녕 예술은 인간을 구원할 수 없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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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0 09:34

그 문화정책, 천박하다

문화예술계, 이명박 정부 문화정책 10대 실정 발표
안태호 기자
18개 문화예술단체가 19일 문화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명박 정부 문화정책 10대 실정’을 발표했다.
▲ 18개 문화예술단체가 19일 문화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명박 정부 문화정책 10대 실정’을 발표했다.

“소통없는 문화정책, 일관성 없는 문화정책, 공공성 없는 문화정책, 공보기능으로 전락한 문화정책”

이명박 정부 문화정책 1년에 대한 문화예술단체들의 평가다. 민예총, 문화연대, 언론연대, 우리만화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작가회의를 비롯한 18개 문화예술단체는 19일 오전 11시 문화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명박 정부 문화정책 10대 실정’을 발표했다.

이들은 “문화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총괄적인 문화정책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개별 정책사업 계획만을 일관성 없이 발표하고 있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문화정책 1년이 “비전, 전략, 실행, 소통 면에서 모두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단체들이 발표한 이명박 정부 문화정책 10대 실정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①공공기관장 강제해임과 경영 논리를 앞세운 노골적인 코드인사 ②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자율성 침해 ③미디어 관련법 개악 추진 ④저작권법 개정, 사이버모욕죄 신설 등을 통한 표현의 자유 침해 ⑤독립영화 명칭 삭제, 독립영화 관련 일부 사업에 대한 일방적 지원 중단 및 변경 ⑥국립오페라 합창단 해체 ⑦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 지원 철회와 상업성 위주의 음악 산업 진흥 정책 추진 ⑧연예인 응원단 지원 파문 ⑨문화가 흐르는 4대강 살리기 등 개발 논리와 관광정책 위주의 지역문화정책 ⑩구체적인 전망과 계획이 부재한 예술뉴딜 정책

기자회견 중 진행된 퍼포먼스. 유인촌 장관의 '입'에 문화정책 실정의 내용을 담고, 
장관의 머리에 '아무것도 없잖아'라는 문구를 넣어 문화정책의 내용없음을 풍자했다.
 

기자회견에서 진보네트워크의 오병일 활동가는 발언을 통해 현재 국회 본회의에 계류되어 있는 저작권법 개정안이 일명 ‘삼진아웃’제로 불리는 독소조항을 담고 있다며 저작권법을 세번 이상 위반한 이용자나 게시판을 사용정지시켜버리는 저작권법 개정안은 위헌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오병일 활동가는 ‘삼진아웃’제에 대해 “주차위반 세 번 하면 광화문으로 못들어온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저작권 보호가 필요하지만 정당한 수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립오페라합창단의 최상배 부지부장은 “상임단체 만들어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지금까지 왔는데 돌아온 것은 해고와 단체 해체 뿐”이었다며 이명박 정부 문화정책이 “일관성이 없고 공공성을 도외시 한 채 경제적인 논리에만 함몰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문화부 청사의 '문화로 따뜻한 세상'이란 문구가 새삼스럽다.

단체들은 별도로 준비한 성명을 통해 정부에 비전있는 정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1년 동안 보여준 문화정책의 모습이 ‘야만적이고 천박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현재 문화예술계는 상당히 심각한 수준으로 편중된 인사와 정책에 의해 좌우”되고 있으며 정부가 “문화예술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훼손하며 시장의 논리로 자본과 수익 중심의 운영과 정책만을 양산하고 있다”고 현재의 상황을 정리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가 원하는 문화강국과 선진화의 원천이 바로 상상력과 창의력이라는 것은 상식”이라며 “문화예술계 인사들에 대한 일상적인 탄압을 중단하고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는 공공노조 국립오페라단 지부, 문화연대, 미디어기독연대,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 민족미술인협회, 언론연대, 우리만화연대, 인터넷언론네트워크, 장애인정보문화누리, 전국언론노동조합, 정보공유연대 IP Left, 진보네트워크센터, 한국기자협회,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작가협회, 한국PD연합회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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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2 09:00

유인촌 장관, 정체를 밝히시지요

[기자의 눈]당신은 예술지상주의자입니까, 시장만능주의자입니까
                                                                                                                                         안태호 기자
설 연휴, 노숙인들에게 무료급식 봉사를 하고 있는 유인촌 장관.(사진 문화체육관광부)
▲ 설 연휴, 노숙인들에게 무료급식 봉사를 하고 있는 유인촌 장관.(사진 문화체육관광부)

"자립은 말하기도 싫으며 국립극장은 돈을 버는데 신경 쓰지 말고 단지 좋은 작품을 만드는 데만 매진해 달라"(유인촌 장관, 2008년 3월 21일 국립극장 업무보고 중)

문화부는 3개월 간 공석으로 있던 국립현대미술관장에 대우전자 사장 출신인 배순훈 씨를  임명했습니다. 배순훈 관장은 취임하자마자 ‘경제적 시각으로 미술계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서 의문이 생깁니다. 국립극장에 돈벌이 걱정은 하지 말고 예술성과 공공성에 힘써달라던 유인촌 장관과 전문 경영인을 미술관장으로 데려와 미술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유인촌 장관 사이의 간격입니다

사실, 이런 의문은 어제 오늘 생긴 것이 아닙니다. 생각해보면 공직에 나선 이후로 스스로도 헷갈릴 만한 질문이지요. 지금의 유인촌 장관은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며 유씨어터를 운영하고, 공연할 때마다 손해가 나도 예술을 위해 마구(馬具)를 걸치고 연기했던 홀쓰또메르의 유인촌과는 다른 사람을 연기하고 있으니까요. 지금의 당신은 독립영화는 ‘될 놈을 지원해야 한다’고 이야기해야 할 입장이고, 미술관에 미술전문인이 아닌 기업 사장 출신이  와서 미술관을 '경영'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주장해야 할 형편이니까요.

아,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 지원할 3천만 원을 행사 일주일 전에 취소해 버린 게 재정자립도의 문제였다는데 사실인가요? 엠넷 등의 케이블 방송을 끼고 하는 음악상에 비해 재정자립도가 낮고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를 들었다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SM 노래방에 가서 한국의 그래미를 호언장담하며 음악산업 진흥에 힘쓰겠다던 순간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시네요.

재정자립도가 평가의 가장 큰 기준이 되어 각종 문제를 야기시켰던 국립중앙극장의 경우, 당신은 예술은 돈 걱정 없이 해야 한다며 기업형 책임운영기관에서 행정형 책임운영기관으로 변경하셨지요. 책임운영기관이 성공한 제도였다고 자화자찬해오던 문화부와 국립극장에서 이리도 쉽게 태도를 바꾸시니 조금 당혹스럽기도 합니다만, 여하튼 예술계에서는 장관의 그 결정을 매우 반기는 분위기였습니다. 아직까지 그 전모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국립발레단ㆍ국립합창단ㆍ국립오페라단ㆍ서울예술단의 기타 공공기관 해제와 순수예술창작법인으로의 지위변경도 아마 재정자립도의 비중을 낮추고 이름 그대로 예술적 성취도를 제고하는 데 노력을 경주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일까요. 그 와중에도 '돈 걱정 없이' 7년간이나 부려먹던 국립오페라합창단은 해체를 해버리니 말입니다. 합창단원들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연습생 신분으로 30만원에서 70만원을 겨우 넘기는 대가를 받으며 일궈낸 성과는 놀라웠습니다. 그럼에도 40여명 단원의 인건비 3억이 아까워 합창단을 해체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장관님 본인도 헷갈려서 이런 결과들이 나오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문화부의 정책을 받아들여야 하는 사람들은 이래저래 갈피를 잡을 수가 없어 당혹스럽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런데 곰곰 생각해보면 조금 가닥이 잡히는 것도 같습니다. 작년에 가수 인순이 씨가 예술의 전당에 대관신청이 불허되어 문제가 되고 대중가수들이 집단적인 반발 움직임을 보이자 대중가요 전용 콘서트홀을 지어주겠다며 달래기에 나서신 적 있지요? 물론, 가수들이 대중가요 전용공간에 대한 압박을 위해 부러 그런 활동들을 벌였을 수도 있지만 제 생각에는 고급예술과 대중예술의 분리에 대한 문제제기였기 때문에 살짝 동문서답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얼마 전 <워낭소리>가 ‘대박’을 터뜨리자 독립영화인들과 간담회를 가지셨죠? 대통령의 워낭소리 관람에는 장관님의 역할이 있었을 거란 얘기도 있더군요. 주무부처 장관이시니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상영관에서 이명박 대통령 옆자리에 앉은 이충렬 감독에게 ‘배고프다고 말씀하세요’라고 부추기는 장면은 좀 코믹했습니다. <워낭소리>의 인기에 대통령과 장관이 ‘묻어가기’전략을 구사하시니 제가 몸둘바를 모르겠더군요. 지난 1년간 독립영화와 관련한 정책은 계속 뒷걸음질만 쳤는데 말입니다. 물론, 장관과 대통령께서 힘써주신 덕분에 후퇴하던 독립영화 정책이 그나마 제자리를 잡을 수 있다면 다행이지요.

그런데, 그렇게 건건마다 대중적으로 이슈가 되는 문제에 일일히 반응하며 인기에 영합하는 걸 뭐라고 부르는 지 아시는지요? 그걸 바로 포퓰리즘이라고 부릅니다. 정책의 장기적인 관점이나 전망 없이 그때그때 이벤트식으로 정책을 펴는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그래서 여쭤봅니다. 유인촌 장관님, 당신은 ‘좋은 작품을 만드는 데만 매진’하는 것이 중요한 예술지상주의자입니까, 아니면 ‘문화예술에도 경영효율성을 도입해야 한다’는 시장만능주의자입니까. 혹시 당신은 대중적 인기에 영합하기 위해 단편적인 정책들을 즉흥적으로 내어놓기 바쁜 포퓰리스트는 아니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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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24 07:57

“구호가 아니라 노래를 부르고 싶다”

[인터뷰]‘해체통보’ 받은 국립오페라합창단 조남은 지부장
                                                                                                                              김나라, 안태호 기자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에 맞서 싸우고 있는 조남은 지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에 맞서 싸우고 있는 조남은 지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아, 구호말고 노래하고 싶다”

사실, 긴 인터뷰가 아니라 이 한마디면 충분했다. 무대 위에선 노래로 빛을 발했을 합창단원들이 조끼를 맞춰 입고 농성을 하고 있는 장면은 왠지 익숙하지가 않았다. 아마 본인들에겐 더더욱 그랬으리라. 무려 7년 동안 연습생 신분으로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비용을 받아가며 상임화 약속 하나에 기대를 걸어온 그들이었지만, 오페라단이 그들에게 남긴 것은 ‘합창단 해체’라는 싸늘한 행정조치뿐이었다. 단원들은 이렇게 물러설 순 없다는 생각에 공공노조 문화예술분과에 가입해 노조를 결성하고 오페라단 측과 교섭을 진행하며 오페라단 사무실 입구에서 농성을 진행중이다. 그러나 정작 이소영 단장과 문화부는 서로 눈치만 보며 해결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오페라합창단의 문제는 문화예술의 시대라는 지금, 예술이 어떤 위치에 놓여있는지 분명히 보여주는 사례라 할 만하다. 2월 18일 예술의 전당에서 조남은 지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현재 교섭 상황은 어떤가.

어제 4차 교섭이 있었고 목요일에 단장과 5차 교섭을 앞두고 있다. 1차 교섭이 2월 3일이었다. 2주가 채 안됐는데 4차까지 끝났다. 어제 문화부 예술분과 과장님, 사측과 이야기를 했는데 진행된 것은 없다. 우리가 문화부에 찾아가서 항의 면담을 했었다. 왜 문화부에서는 가만히 보고만 있느냐, 해결해 줘야 하는 거 아니냐 했더니 조만간 합창단원들과 이야기 하고 싶다고 해서 어제 만난 거다.

문화부에서는 중재나 해결의 의지를 보였나.

문화부는 발을 뺀 상태다. 사측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고 우리 입장을 이해하는 건 없다. 그분들은 음악 전공하지 않은 분들이 많으니까 우리 사정을 잘 모른다. 이번에 직원분이 많이 교체되었다고 하는데 합창단이 생긴 7년 전부터 계속 해 오는 분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문화부에서는 우리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4차 교섭까지 오면서 주로 쟁점이 되었던 사안이 무엇이었나.

해고통보를 철회하라는 것이다. 우리가 12월 31일까지 계약기간이었는데 이소영 단장이 7월에 취임해서 아무런 만남이 없었다. 그런데 외부에서는 합창단 해체한다는 데 무슨 말이냐 하는 소문이 많이 들었다. 음악계가 좁으니까. 그래서 직접 이야기를 들으려고 면담 요청을 여러 번 했는데 바쁘다는 이유로 우리를 회피했다. 

상임단원은 몇 명인가.

상임단원에 성악가 세분이 계셨고 미술감독, 연출, 지휘자분들이 계셨다.

작년에 공연을 계속했는데 그분들이 지금 한분도 없었다는 말인가.

그렇다. 이런 일도 있었다. 상임단원들이 쓰는 방이 하나 있었는데 여름에 휴가 다녀온 후 보니 짐이 다 사라져 있었다. 이소영 단장이 자신이 프로젝트 팀을 데려와야 하는데 이 방을 써야 해서 뺐다고 했다. 말도 없이.

그럼 합창단 문제만이 아니라 상임단원들과도 문제가 있는 건가.

상임단원들도 다 해고한 상태다. 단장이 어디까지 힘이 있는 건지 궁금하다. 너무 자기 방식대로 부임하자마자 한번에 다 갈아 치웠다. 합창단원, 상임단원들, 팀장님들, 국장님도 다 나가고 지금 다 새로 오셨다. 취임한지 이제 7개월인데 이런 일들을 다 벌이고 있다.

'구호말고 노래하고 싶다' 이보다 더 절절하게 이들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까.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던데 그건 무슨 말인가.

처음에는 단장을 못 만나서 국장님과 면담을 하게 됐다. 해고 통보 전에. 근데 그쪽에서 합창단을 재정적으로 운영할 수 없기 때문에 나가서 합창단을 따로 만들면 계약을 해 주겠다고 했다. 2월 3일에 나가서 만들라는 이야기를 한 거고. 2월 10일에 사회적 기업 이야기를 했다. 그 사회적 기업에 소개시켜줄 의향이 있다면서 창단하게 해 주겠다고 한 거다. 우리도 어느 단체인가 알아봤더니 ‘나눔과 기쁨’이라는 순복음 교회에서 하는 곳이었다. 83만원에 4대 보험 된다고. 우리는 금액 때문에 그런 건 아니고 7년 동안 모든 아픔을 참으면서 그런 대우를 참으며 일을 해 왔는데. 단장님 한 명 바뀌었다고 합창단을 없앤다는 것은 부당해고라고 생각한다.

2002년도에 80대 1의 경쟁을 뚫고 오디션을 통과해서 선발된 건데 지금에 와서 우리가 실력이 없는 것도 아니고 경제적으로 안 좋은 것도 아닌데 단지 규정에 없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우리가 나가야 한다는 것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국립이니까 외부에서 보면 임금도 많이 받고 대우도 좋고 복지도 좋을 것처럼 보이지만 남들 앞에서 이야기를 못했다. 2002년도에 30만원 받았고 최근엔 70만원 받은 거다. 타 음악회에 가서 일하려고 하면 사측에 허락을 받아야 하고, 그런 악조건이 많았다. 보험이 안되니까 공연 중 다친 사람이 있어도 전혀 혜택도 받지 못했다. 그렇게 억울하게 일을 해 왔다.

계약 당시 다른 약속을 받은 건 없었나.

당시 모집공고 상에는 2003년 3월에 상임화 예정이라고 써 있었다. 그러니 당연히 상임화 되는 걸로 생각했고. 근데 상임화가 안 되서 매년 상임화 이야기를 많이 했다. 당시 단장은 상임화 하려고 노력은 했는데 올해 안됐다면서 내년에 다시 노력해 보자는 식으로 매년 말했다. 그렇게 7년이 된 거고 단장이 바뀌면서 해체 통보를 받았다.

외국 같은 경우 발레단, 합창단, 오케스트라 세 개 단체가 한 극장 안에 있는 시스템으로 운영하는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다 따로 나가 있다. 그러다보니 오페라 공연을 할 때 가장 시급했던 문제가 합창단 문제였다. 합창단은 액팅도 있고 무대에서 보이기도 하기 때문에. 국립합창단이 있지만 거기는 콘서트 위주고 일정 맞추기도 힘들다.

이소영 단장도 국립은 국립다워야 한다고는 하지만 7월에 부임해서 국립합창단과 공연한 작품이 없다. 다 외부에서 불러서 한 거고 계명대 학생들을 쓰기도 했다. 국립오페라단이. 질적으로 말이 안되는 거다. 학생들을 썼다는 것은.

농성중인 단원들.

학생들이라니? 작년에도 계속 공연한 거 아닌가.

했었다. 35타임으로 계약되어 있어서(한 타임은 세 시간씩이다). 작품이 있으면 그 한 달 안에 35타임 연습을 해야 하는 거다. 이번에 이소영 단장이 국립합창단과 처음으로 계약했는데 국립합창단은 14타임으로 계약했다. 모든 연출가들은 자기 작품에 대해 욕심이 있으니까 충분한 연습시간을 갖기 위해 끝까지 연습시간을 늘리려고 한다. 14타임이면 음악연습 한 두 타임, 무대 리허설 4타임 정도 하고 나면 나머지 시간으로 액팅도 만들어야 하고 노래 연습도 해야 하는데 완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근데 우리는 국립오페라합창단이고 예술 하는 사람으로서도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서 35타임을 해 왔다. 또 35타임이 부족한 것 같으면 더 했다. 그렇게까지 노력을 했는데도 그걸 인정해 주지 않고 규정집에 없다고 해고하는 것은 누가 봐도 부당하게 생각할 거다.

성악가 40분들이 서명 운동에 동참했다고 들었다.

성악가뿐만 아니라 시합창단들, 지방합창단들도 서명해 주신 분들이 많다. 또 우리 공연을 보러 와 주셨던 분들도 많이 있다. 오페라합창단은 우리나라 최초 오페라 전문 합창단이다. 그래서 음악 교수님들도 필요하기 때문에 서명도 해 주신 거고. 시민들도 응원을 많이 해 주고 계신다.

오페라합창단이 평가가 좋았다고 알고 있다.

2004년도에 일본, 프랑스와 <카르멘>으로 축제를 했다. 일본 후지와라 합창단과 조인트로 우리나라에서도 하고 일본에 가서도 공연을 했다. 그때 지휘를 맡으신 분이 정명훈 선생님인데 “이런 합창단은 처음 봤다. 우리나라에 이런 합창단이 있었냐”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최근 열린 대구국제오페라페스티벌에서도 <라 트라비아타>로 공연을 갔었는데 합창부분에는 안주는데 이례적으로 대상을 받았다. 그리고 <루치아> 작품상을 받았다. 5월에 고양시 어울림극장에서 공연하기로 되어 있는데 이소영 감독이 우리를 다 빼버리고 다시 새 작품으로 <루치아>를 한다고 한다. 상 받은 작품에서의 무대, 캐스트, 합창단원들 은 한 명도 쓰지 않고 다시 연출을 하고 다른 사람들을 쓰는 거니 상 받은 작품이 아니라 다른 작품이 아닌가. 오페라합창단이 생기기 전에 이런 문제가 많았었는데 7년 전으로 역행하는 거다.

원래 단장에게 인사권이 다 있는 건가.

문화부에 물었더니 애매하게 말했다. 딱 부러지게 어디까지 권한이 있다고 말한 게 아니라 사측에서 알아서 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식으로. 

합창단 없애는 것도 우리가 납득이 가게 증거자료를 갖고 와서 답해 달라고 하니까 아직까지 아무것도 제시하는 것이 없다. 규정에 없는 것을 왜 합창단에 책임을 지워 쫒아 내는지 모르겠다. 규정을 만들지 않은 건 사측의 책임이 아니냐고 했더니 문화부에서는 사측의 책임도 아니라고 했다. 이사들과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이 나와야 상임화가 된다고 하더라. 그런데 기획은 문화부에서 하는 건데 문화부에서 기획을 올리지도 않았는데 예산이 나올 리 없지 않나. 문화부에서도 말이 안 되는 얘기를 하더라. 우리가 기획을 올려야 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는 문화부 소속이고 그럼 그분들이 해야 할 일들인데 왜 우리에게 미루는지 모르겠다.

합창단 해체는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정부 정책에도 반하는 것 아닌가.

우리도 그렇게 따졌더니 그 점에 대해서는 아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페라단 사무실 앞은 대자보와 현수막으로 가득 차 있었다.

사측에서는 오페라합창단을 왜 해체한다고 했나.

문화부 특별 지시, 재정 효율성, 3개 단체 합병 때문에 해체 한다고 하는데 문화부에서는 특별 지시를 내린 적도, 단체 합병 한다는 말도 한 적이 없다고 하고 있다. 재정 같은 경우 오페라단 예산이 8억이 올랐다. 이소영 단장은 합창단이 지금까지 경상비로 운영되어 왔는데 8억 인상은 작품비에 해당되는 거라고 하고 문화부에서는 우리가 작품비로 운영되어 왔다고 한다. 그러니까 그게 거짓말인거다. 하는 말이 다 틀리니까 신뢰가 깨졌다. 문화부는 지금 완전히 발을 뺀 상태고 이소영 단장이 댔던 세 가지 이유가 다 틀리니까 신뢰가 깨졌다.

그럼 문화부에서는 예술단체 통합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은 건가.

하지 않았다. 이소영 단장이 그렇게 이야기 하는 거다. 실제 2008년 4월 신문기사를 보면 유인촌 장관은 발레단, 합창단, 오페라단 3개 단체 합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근데 그게 이소영 단장의 생각이라고 볼 수 없는 게 사람들을 다 아는 상태에서 다 자르고 그러는 게 위에서 이야기가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사측에서는 1월 8일 면담 때 문화부장관이 특별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는데 지금은 그런 말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녹취한 자료를 갖고 있다.

오페라합창단이 해체 되면 당장 예상되는 부작용이 눈에 뚜렷하게 보이나.

우리가 공연을 매달 해 왔는데 합창단이 없다면 작품을 올릴 수가 없다. 지금 모든 합창단이 스케줄이 있는데 대학생을 쓸 수도 없는 거 아니지 않나. 국립 단체에서. 공연 횟수도 줄어들 것이고. 양질의 오페라를 볼 수가 없다.

합창단이 생기기 이전과 이후의 공연 횟수가 차이가 나나.

그렇다. 2002년도에 24회 정도 했는데 지금은 연 54회를 한다. 계속 늘어난 거다. 콘서트는 일년에 십 회 좀 넘게 하고, 오페라 공연이 많다. 지방을 돌아다니면서 공연도 많이 하고 있고. 이소영 단장은 지방 공연 때는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해서 지방에 있는 합창단을 그때그때 쓴다고 하는데 이번 포스코에서 공연할 때도 합창단을 못 구해서 계명대 학생을 쓴 거다. 그래서 관객들의 항의를 많이 받았다. 첫 공연 하고 다음 날 공연에는 관객들이 반도안왔다.

이소영 단장 취임 이후 <휘가로의 결혼> 공연을 처음 올렸는데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했다. 객석 470석이 안채졌고 연말이었는데도 매진된 날이 하루도 없었다.

"상임화가 되어 국립답게 운영되어서 우리나라 대표 국립오페라합창단이 되었으면 한다".

몇몇 언론에서 이소영 단장이 감금됐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무슨 얘긴가?

교섭하다가 이야기가 잘 안되니까 업무 보러 가겠다고 해서 어떻게 교섭하다가 갈 수가 있냐고 했더니 그냥 방을 나갔다.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서 우리보고 다 나가라고 하고 안에서 문을 잠근거다. 그래놓고 그 날 밤에 경찰에 연락해서 방에 감금됐다고 해서 경찰이 왔다. 경비 아저씨한테 우리가 감금한거냐고 말해달라고 했더니 안에서 잠그던지 카드 대고 들어가는 건데 밖에서는 감금 할 수도 없다고 해서 경찰은 바로 돌아갔다. 근데 그걸로 감금했다고 했다.

지금은 철야농성 하고 있는 건가.

조를 나눠서 안 되는 사람들은 빼고 철야농성하고 있다. 일인 시위도 하고 있고.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

단장이 방안을 갖고 오지 않으면 우리는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서 단원입장에서 얘기하자고 할 거다. 이 제안이 안 받아들여지면 밖으로 나가 시민들에게 알리고 문화부에 책임을 묻고 국회의원들에게도 나가서 선전을 할 거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소영 단장은 거듭 국립단체는 국립단체다워야 한다고 하는데 이소영 단장이 한 말은 지금까지 다 거짓말이었고 지금까지 운영되어 온 것도 국립다운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소영 단장은 국립합창단이 최고의 합창단이라고 하는데 콘서트 분야에서 최고인거고 우리는 오페라 분야에서 최고다. 문화부에 계신 분들은 현장 상황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바라는 것은 이번에 상임화가 되어서 국립답게 운영되어서 우리나라 대표 국립오페라합창단이 되었으면 한다. 지금까지는 우리가 부당한 대우를 받고 생활을 했지만 앞으로는 정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공연 하면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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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28 18:05

비정규직만도 못한 연습생, 자부심 하나로 버텼는데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 단원들 반발



지난 1월 8일 국립오페라합창단이 해체되며 일방적인 해고 통보를 받은 합창단원 40명이  민주노총 산하 공공서비스 노조에 가입하고 집단 대응에 나섰다. 2002년 만들어진 합창단은 정은숙 당시 단장이 공연 때마다 합창단을 뽑아야 하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운영해 오던 것이다. 

합창단 해체로 직장을 잃게 된 단원들은 6년 동안 비정규직인 연습생 신분으로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월급을 받으며 다른 단체 활동에도 제약을 받은 채 일해 왔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단원들은 기본급 70만원, 공연이 있는 달에는 90만원의 급여를 받으며 활동해 왔다. 부족한 생활비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보태기도 했지만 연습 스케줄이 유동적이라 그나마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27일 국립오페라단은 규정에 산하 합창단을 두어야 한다는 조항이 없으며 비용 절감 등 경영 합리화를 위해 해체는 불가피하다고 못을 박았다. 또 지난해 8월 취임한 이소영 단장은 장기적으로 국립오페라단과 국립합창단을 통합할 계획이라 오페라합창단의 역할을 국립합창단이 대신할 것이며 모자란 부분은 민간단체에 의뢰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단원들은 비정규직이 아니라 연습생 신분이었으므로 퇴직금은 물론 4대 보험도 적용받지 못했으며 실업급여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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